'20년 12월의 영화
보통 12월이면 매일매일 송년 모임을 하면서 숙취에 찌들어있기 때문에 극장 관람은 고사하고 비디오로도 영화를 보지 않는데, 올해와 같이 모임이 하나도 없는 12월은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 상황이 좀 더 심각해 지면서 재개봉 영화도 많이 말라서 극장에서 볼 작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그래도 간간히 재개봉하는 영화들을 꾸준하게 찾아냈다.
Groundhog Day (사랑의 블랙홀) 12/5 CGV 오리 8관 ★★★★★★★★☆☆ |
1. 재목이 '사랑의 블랙홀' 이라니. 어처구니 없네.
2. 원제인 'Groundhog Day' 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으나, '블랙홀'보다는 낫지 않나? 영화를 보면 어떤 날인지 이해도 할 수 있고. 2-1. Groundhog 은 설치류과라고 하는데 마못이라고도 함. 2-2. Groundhog Day 는 Groundhog 이 겨울잠에서 깨는 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칩 정도 되는구나. 3. 어쨌거나 이 날에 갇힌 투덜이 기상 리포터의 하루(?) 4. 11번째 반복되는 하루를 세어보다가 빰따구를 맞으며 빠르게 하루를 반복하는 장면에서 더 이상 회수 세기를 포기했다. 5. 평범하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때 보이는 전형적인 패턴, 의문 > 분노 > 일탈 > 포기 > 순응. 전형적이다. 6.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것이 하나도 진부하지 않다. 7. 그 진부하지 않은 이유는 전적으로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이기 때문일 듯. 8. '고스트 바스터즈'로 부터 빌 머레이에 대한 나의 애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9. '섹스, 거짓말, 비디오테이프' 를 제외하고서는 별로라고 생각한 앤디 맥도웰이 매우 매력적으로 나온다. 10. CGV 에서 기획한 '인생 로코' 중에서 단연 나의 최애 작품이다. |
Captain Fantastic (캡틴 판타스틱) 12/7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8관 ★★★★★★★☆☆☆ |
1. 제목만 보면 웨스 앤더스의 영화가 떠 오른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의 제목과 '문라이즈 킹덤'과 같은 아이들
2. 맷 로스 감독. 알려진 연출작은 이거밖에 없네. 3. 초짜 감독의 영화치고는 만만치가 않다. 4. 만만치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5. 드러난 것을 보자. 자본주의 시스템에 반발하는 히피 가족들의 삶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 사회 부적응 같은 것이 곁들여지고. 5-1. 예를 들면 나이키나 권리장전 같은 걸 어떻게 보는냐로... 6. 신념과 행동의 일치에 대한 가치 문제도 생각해볼 만 하다. 6-1. 엄마의 장례식에 오지 말라는 장인의 경고에 대한 가족의 대처, 그리고 수염을 깎고 머리를 자르고, 콘프레이크를 먹고, 학교를 가게 되는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변화 7. 살짝 비특어 생각하면 또 다른 면이 보이기도 하는데, 신앙의 도그마로서의 엄마의 삶과 그 뒤에 숨겨져 있던 다른 실체, 그리고 그에 따른 구성원간의 갈등을 볼 수 있다. 7-1. 신앙을 지키는 삶은 옳은 것인가. 7-2. 신앙의 실체가 믿었던 것과 모순을 보였을 때, 모순을 넘어 실체까지 부정하는 건 원리주의로 흐르고, 모순까지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맹신으로 흐른다. 8. 꽤나 흥미진진하게 흐르다가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점수를 높게 주지는 않았다. 9. 벤의 신념에 대한 포기? 그놈의 지긋지긋한 가족애, 히피스런 엄마의 장례식, 그리고 콘프레이크와 등교로 타협한 가족의 삶. 9-1. 특히 닭장이 되어버린 스티브 (버스) 의 정체성이 매우 상징적이다. 10. 영화의 결말 역시 캡틴 가족의 삶처럼 타협한 것으로 보여서. 10-1. 타협이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다들 타협하면서 사는 일상에다가 '타협하세요'라고 주장하는 예술 작품은 필요 없잖아. 11. '굿라이프 안내서' 라는 마케팅 용어에 현혹되지 마시길. 자연에 자급자족하며 산다고 다 굿라이프라는 얘기는 아니니까. 12. 너무 옳은 얘기만 하는 사람은 좀 재수없지 않습니까? 저스틴과 잭슨이 뽁큐를 날리는 것에 매우 동감합니다. 13. 첫째 아들 보의 얼굴이 낯익다 했더니 '1917' 의 스코필드구나. 14. 촘스키 아직 살아 계시네. 이 영화 보셨으려나? 15. wavve 에서 1,200원으로 7일간이나 볼 수 있습니다. |
Punch-Drunk Love (펀치 드렁크 러브) 12/11 CGV 오리 8관 ★★★★★★★☆☆☆ |
1. 폴 토머스 앤더슨의 영화라서 심각하게 봤었는데.
2. 응? 그런데 인생 로코 재개봉이라니? 예전 DVD로 봤을 때에도 로맨틱은 몰라도 코미디는 아니었던 기억. 3. 펀치 드렁크라는 단어는 권투 선수가 평생 쳐맞다가, 그게 한꺼번에 몰려와서 말년에 맛 가는 상황을 표현한 것이 아니던가? 4. 사랑에 이리저리 치이다가 이상 성격이 된 사람의 이야기라고 예상했는데, 5. 절반쯤은 맞은 것 같은데 이상 성격의 주인공은 맞다. 6. 아담 샌들러가 주연인데, 그러보 보니 '몬스터 호텔'의 목소리 출연 말고는 아담 샌들러의 영화를 하나도 안 봤네. 6-1. 그래서 저질 코미디에 많이 나오던 아담 샌들어의 연기 변신이라는 평을 이해 못함. 7. 사랑에 이리저리 치이기는 커녕 모태솔로네. 8. 강박증에 분노 조절 장애, 상습적 거짓말까지 골고루 갖추었다. 9. 교통사고와 함께 갑작스럽게 오르간이 나타나고, 또 교통사고와 함께 갑작스럽게 베리가 사랑에 각성한다. 10. 영화 내내 베리가 행복한 표정을 짓는 부분은 레나를 만나기 전까지, 초코렛 푸딩을 사서 마일리지를 모으는 순간 뿐이었다. 11. 정작 필요한 순간 이 마일리지는 쓸 수 없었다. 11-1. 그리고 레나에게 정작 필요한 순간에 베리는 유타로 떠나고 없었다. 12. 포스터에 있는 하와이 키스 실루엣만 보고서 달달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13. '그러니까 여러분은 여자를 만나지 말고 폰섹스를 하는 것이..' 응? 아닌데. 14.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등장은 캐릭터 낭비라고 생각하는데. 15. wavve 에서 1,300원에 이틀간 보거나, 5,500원에 영원히(세상에 영원이란 없음. wavve 존속하는 동안) 볼 수 있습니다. |
Les amants du Pont-Neuf (퐁네프의 연인들) 12/15 메가박스 Artnine 0관 ★★★★★★★☆☆☆ |
1. 1992년에 씨네하우스에서 봤었다.
1-1. 상영관에는 나의 일행 외에 계모임으로 오신 강남 아주머님들이 10분 정도 있었는데, 아직도 그 분들의 영화평이 잊혀지지 않는다. 1-2. "아휴, 남자 주인공이 뭐 저렇게 생긴 애기 나와." 2. 당시에 누벨 이마주를 매우 띄워주는 분위기라서 레오스 카락스가 천재 감독인 줄 알았지. 3. 하지만 줄리엣 비노슈마져 묻어버리는 드니 라방의 원맨쇼였다. 3-1. 그러니까 '저렇게 생겼어도' 주연으로 나오지. 4. '92년에 볼 때에는 그냥 세느강의 9번째 다리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 다리에서 촬영 허가가 나오지 않아서 똑같은 모양의 다리를 새로 짓느라 제작비가 많이 들고, 그래서 영화는 망하고.. 등의 전설이 내려온다. 5. '14년에 파리에 가서 퐁네프를 도보로 건넜다. 시테섬이랑 연결되는 곳이네. 5-1. 그러고 영화를 보니 다리 저 뒤쪽으로 노틀담 성당이 보이는 듯 했는데, 생각해 보니 노틀담은 좀 멀고, 셍트샤펠 성당 같군. 6. 시력을 잃어가면서 자포자기한 여자와 그냥 처음부터 노숙자인 남자의 사랑 이야기. 7. '92년에 볼 때는 두 사람의 내일이 없는 듯한 사랑이 꽤나 열정적인 모습으로 기억에 남았다. 8. '20년에 다시 보니 정말 잃을 것이 없는 남자의 집착과 잃을 것이 없다고 착각한 여자의 배신(?) 이 더 눈에 띈다. 9. 그러다 보니 결말의 화물선이 대충 떼운 결말로 느껴진다. 10. 축일의 불꽃놀이와 수상스키 장면이 매우 강렬해서 내러티브보다는 스펙타클을 강조하면서 누벨 이마주의 선두 주자라고 과대 평가되었으나, 나중에 '나쁜피', '소년 소녀를 만나다'를 보고나니 그건 아닌 걸로. 11. 세 편의 영화를 모두 개봉 당시 극장에서 봤었는데, 올해 아트나인에서 재개봉한 걸 다시 볼까말까 망설여짐. 12. wavve 에서 단돈 1천원에 무려 30일간이나 볼 수 있습니다. |
Hot Fuzz (뜨거운 녀석들) 12/15 wavve on XCanvas ★★★★★★★☆☆☆ |
1. 제목이 거지같아서 개봉 당시에는 지나쳤던 영화. '뜨거운 녀석들'이라니, '아바타 소개팅'이 생각나는 제목이잖아.
2. 그런데 원제가 'Hot Fuzz' 라서 전혀 엉뚱하게 번역한 제목은 아니다. fuzz 가 여기에 왜 붙나 싶었는데, 경찰관이라는 뜻도 있구나. 2-1. 물론 영화가 먼저 나왔다. 3. 사이먼 펙도 별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라서 넘어갔는데, '베이비 드라이버' 본 김에. 4. 내용은 별거 없다. 한적한 (것으로 생각한) 지방으로 좌초된 수퍼경찰이 마을의 흑막을 벗겨내는 내용인데, 스릴러가 거의 없다고 봐야지. 5. '스텝포드 와이프'를 봤다면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결말이기도 하다. 6. '베이비 드라이브'에도 그렇지만 음악과 그 비트에 맞는 편집이다. 그리고 좀 과격한 편인 액션 정도. 7. 'Caught by the Fuzz' (by Supergrass), 'Here Comes the Fuzz' (by Jon Spencer & Elegant Too) 라고 fuzz 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곡이 있다. 8. '리셋 웨폰', '나쁜 녀석들' 같은 형사 버디 무비의 패러디라고 보면 될까나? '폭풍속으로' 같은 건 DVD 로 보기도 하고. 9. 경찰서에서 퇴근해서 호텔 방으로 들어가는 장면 등의 빠른 편집이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가이 리치의 플래시 백이랑 거의 똑같지 않은가? 10. 영화의 전반적인 주제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년층 문제'라고 할까나? 11. 런던 경시청에 엔젤을 좌천시키는 상관들이 마틴 프리먼, 스티브 쿠컨, 빌 나이 세명이 한꺼번에 등장. 헤어진 여자친구는 케이트 블란쳇. 12. wavve 에서 1,200원으로 이틀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어서 2시간만에 후딱 볼 수 있음. |
Holy Motors (홀리 모터스) 12/19 메가박스 Artnine 0관 ★★★★★★★☆☆☆ |
1. 꽤나 오랜만의 레오스 카락스 신작인데, 안 봤네.
2. 오랜만에 만들어서 그런지 영화 한 편에다가 집어 넣고 싶은 것이 많았나보다. 3. 항구인지, 공항인지 잠에서 깨어 벽을 더듬다 보니 영화 상영관으로 통하는 문이 막혀있음을 알게 된다. 본인의 손가락이기도 한 열쇠로 벽이 된 문을 뜯고 나가는 자는 바로 감독인 레오스 카락스 본인. 4. 그야말로 여러 가지 부캐의 삶을 사는 오스카의 삶은 그것 그대로 영화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5. 많이 놓치는 것 같은데, 리무진 안에서 국채 운운하는 통화를 하는 은행가 역할이 첫번째일 듯. 6. 세느강의 거지 노파 역할이 두번째, 모션 캡쳐 배우 역할이 세번째, 이전에 한 번 봤던 하수도 광인 역할이 네번째, 앙젤을 파티에 데려다 주는 아빠 역할이 다섯번째, 테오를 처리하는 킬러 역할이 여섯번째, 임종을 맞이하는 보강 역할이 일곱번째, 침팬지와 함께 살아가는 가장이 여덟번째이다. 6-1. 어라? 오늘 9개의 스케쥴이 있다고 했는데, 하나가 비네. 7. 홀리 모터스 리무진에 올라타기 전의 부자 아빠는 스케쥴을 받기 전이니 본캐일까? 7-1. 샹제리제 거리에서 발견한 첫번째 배역의 은행가를 죽이는 것은 배역일까 실제일까? 자신의 배역을 가로챈 다른 배우에 대한 다툼이라고 봐야할까? 그 보다는 자신의 배역에 대한 혼란을 정리하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7-2. 옛 애인 진을 만나는 것은 실제일까? 8. "카메라가 작아지면서 보이지도 않게 되었다면" 배역과 실제의 삶을 구분 가능할까? "보는 사람마저 없어진다" 면? 9. 진이 그 질문을 대신한다. "우리는 누구였나, 누구로 살았던 걸까?" 9-1. 진의 오늘 역할은 죽기로 예정된 스튜어디스 에바였는데, 에바를 찾아야 했던 에바의 애인은 에바가 아닌 진을 찾는다. 10. 고전적 의미의 영화가 결국 종말을 맞게될 것이라는 전망과 회환이 담겨 있는 듯 한 설정이다. 11. 그런데, 영화 더 안 만든다고 선언하지 꽤 되지 않았나? 12. wavve 에서 2,500원으로 7일간 시청 가능합니다. |
Wonder Woman 1984 (IMAX) (원더우먼 1984) 12/23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 |
1. 미뤄지고 미뤄지다가 2020년이 다 가기 전에 개봉.
2. 그래도 개봉한 것이 갸륵하다고 6점을 주긴 했는데, 이게 6점이 맞나 싶기도 하다. 3. 평론가들의 평이나, 시사회를 보고 온 유투버들의 리뷰에 나온 칭찬들은 당최 다른 영화를 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3-1. 보도자료만 보고서 유투브 영상 만들기도 하나? 4. 시작은 왠지 스파이더맨이 되어버렸다. 워싱턴 D.C. 에 갑작스레 시민들의 친절한 이웃이 등장하는데, 시대가 훨씬 지난 '배대슈' 시절까지도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던 머테휴먼인 원더우먼의 정체가 모호하다. 4-1. 게다가 빌런은 '브루스 올마이티' 정도다. 5. 1편을 보고서 '저스티스 리그'로 다시 리셋된 DCEU 의 희망이, 아쿠아맨 이후에 다시 이 속편으로 리셋되었다. 6. 진실의 올가미에 너무 의존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가장 강력한 무기이긴 하나 진실 탐지는 하지 않고 그저 채찍 액션 혹은 거미줄 타기 정도다. '인디아나 존스'도 아니고 말이야. 6-1. 전설의 방어구라는 골든 아머도 별로 역할이 없다. 1편의 방패보다도 약해 보일 정도니. 6-2. 비장하게 입는 것이 무색하게 금방 벗어버리고 끝난다. 상황을 정리하는 것도 아머가 아닌 팔찌였고. 7. 액션이 볼품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영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에 밀도가 떨어진다. 8. 액션이 실망스럽다는 의견은 1편에 비해 개연성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의 감동이 액션에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9.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최종 빌런과의 마지막 대결이 1편도 실망이었지만, 2편은 더 망했기 때문이다. 9-1. 원작을 안 봐서 잘 모르지만, 치타와의 관계는 배트맨과 조커의 관계 정도라고 하는데, 능력만 호각일 뿐이지 숙적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9-2. 둠스데이도 그렇고, 이렇게 빌런을 허망하게 소비하는 건 변하지 않는군. 10. 오히려 메인 빌런은 치타가 아닌 멕스웰인데, 서로 합을 한 번 맞춰보지도 않은 채로 대결이 마무리된다. 10-1. 대결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데, 원더우먼은 전 지구인을 대상으로 설교를 하면서 원기옥을 모을 뿐이고. 10-2. 막상 원기옥을 쏜 사람은 원더우먼이 아니라 아들입니다. 11. 크리스 파인의 출연이 알려지면서, 멀티버스 혹은 플래쉬의 시간 역행 등에 대한 예측이 나왔으나... 그딴 거 없다. 12. 투명 제트기를 타는게 아니라 비행기를 투명하게. 13. 골든 티아라는 그냥 배트랭 (배트맨의 부메랑/표창) 정도로만 쓰이는구먼. 14. 그런데, 이제 나는 법도 배운건가? 15. 쿠키신에 (어른들만) 반가운 얼굴이 등장. 골든 아머를 그 따위로 취급한 것에 불만을 갖고 한마디 할려고 온 것일 수도. |
Mauvais sang (나쁜 피) 12/25 메가박스 Artnine 9관 ★★★★★★☆☆☆☆ |
1. 장 자크 베네, 뤽베송과 묶어서 누벨 이마주 3대장이라고 하는데, 누벨 바그와는 달리 누벨 이마주는 사조가 아닌지라..
2. 사조가 아니라서 3명 감독의 성향은 좀 다르긴 하다. 레오스 카락스의 경우에는 다른 감독들에 비해서 드라마투루기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 듯. 2-1. 사실 뭔 내용인지 기억도 안 나지 않나? '94년에 극장에서 봤으나, 남주가 죽고, 여주가 팔 벌리고 뛰어간다... 는 거 정도만 기억난다. 3. '퐁네프..' 이전의 두 작품은 색감이 화려하거나 하지는 않다. 심지어 '소년, 소녀...' 는 흑백이기까지. 3-1. 대신 이미지를 병치시키는 몽타쥬 스타일이 도드라진다. 3-2. 에이젠슈쩨인 쪽 보다는 푸도브킨+쿨레쇼프 쪽에 가까운 것 같은데, 푸도브킨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3-3. 알렉스가 안나를 위로(?)해 주려고 마술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면 그렇지. 4. 마술 장면 나온 김에.. 옷이나 소품의 색깔로 캐릭터의 감정이나 상황을 상징하는 건가? 싶었는데 당최 뭔 변화가 있는지, 색깔과는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네. 5. 헬리 혜성이 지구로 다가오는데, 왜 더워지는지 모르겠고.. 가까워 질수록 덥다고 하더니 눈은 왜 내리는지. 과학적인 설정일랑 개나 줘 버리고. 6. 전반적인 정서는 탈출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구원을 바라는 탈출, 그러나 좌절. 6-1. 어찌하여 알렉스는 굳이 리즈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는가. 그가 바라는 바다는 어디일까? 6-2. 알렉스는 죽기 전까지 안나라고 믿었던 흰 원피스를 입은 여인이 구원이라고 믿었겠지. 6-3. 하지만 결국 리즈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채로 죽음을 맞이한다. 6-4. 죽음 직전에서야 깨닫게 된 것은 자신이 구원으로 생각했던 흰 원피스의 여인은 구원이 아니라는 것일 뿐. 6-5. 이 상황에서 스위스로 탈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7. 안나의 마지막 질주 역시도 비상하려 하나, 결국은 날지 못하는 운명을 상징한다. 7-1. 알렉스의 질주는 절망에 대한 몸부림일 뿐이고. 7-2. 이것이 바로 modern love. 8. 1986년 작이라서 드니 라방이 좀 사람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다. 9. 여자 주인공은 줄리엣 비노슈겠지만, 이제 와서 다시 보니 쥴리 델피가 더 눈에 띄는구나. 10. 전라 장면이 나오는데, 1969년 생인 줄리 델피는 이 때 17세 아니었나? 아청, 철컹철컹. 11. wavve 에서 1,000원 매우 저렴한 가격에 30일간 시청 가능합니다. |
花樣年華 (화양연화) 12/26 CGV 오리 5관 ★★★★★★★★☆☆ |
1. 다른 작품과 다르게 좀처럼 극장 재관람을 하지 못했던 '화양연화'가 무려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
1-1. 중간중간 PC로 보긴 했지만 2000년 극장 관람 후 극장 재관람은 20년만이다. 2. 첫 관람에는 둘 사이의 아련한 감정의 경계보다는 장만옥의 치파오 차림에 더 눈이 갔다. 사실 그 다음 관람에도 그건 마찬가지. 3. 치파오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서양 드레스를 입은 차우 부인과 대비되어 아직 전통적 사고를 하는 수리진의 캐릭터를 나타내거나. 3-1. 치파오의 여러 색상과 조명의 조화로 모완에게 향하는 수리진의 심상을 색으로 표현하거나. 3-2. 아니면, 마흔 중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장만옥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함일까? 4. 두번째 관람에는 둘 사이를 관망하는 카메라와 그 둘 사이의 프레임이 눈에 띈다. 5. 서로의 배우자들이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자신들도 그런 관계가 되어가는 것을 느끼지만 부인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을 관음하는 프레임이다. 5-1. 어찌하여 수리진의 주변에는 다들 불륜 커플이란 말인가.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6. 정지된 주인공의 주위를 흝는 카메라의 느린 달리나 틸팅 역시도 관음의 느낌을 더 강하게 한다. 7. 이 영화 이후로 '화양연화' 라는 제목의 노래와 드라마가 나왔으나, 이 영화의 미디어 믹스는 휘성의 '안되나요' 이다. 7-1. 내 블로그에도 언급했지만 "술 먹고 들으면 매우 처절하다" 8. 냇킹콜 'Quizas, quizas, quizas' 도 무척이나 적절하고. 9. 그 둘이 배우자의 불륜 사실을 처음 공유한 식당인 골드핀치 레스토랑에도 가 봤다. '2046' 에도 나오는지라 메뉴에 '화양연화' 세트, '2046' 세트가 있다. 9-1. 그 둘도 먹었던 스테이크는 맛 없다. 누린내가 너무... 9-2. 지금은 가게 문 닫았음. 10. 그러고 보니 수리진은 '아비정전' 에도 나왔는데, 같은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할까? 11. 자, 이제 2046은 언제 재개봉할 건가? |
The Spy who Loved Me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12/31 wavve on XCanvas ★★★★★★☆☆☆☆ |
1. 로저 무어의 3번째 007 영화. 번외편 제외하고 10번째 007 영화.
2. (스펙터가 아닌) 누군가 각국의 핵잠수함을 납치(?)한다. 배 앞이 열리면서 잠수함을 그대로 꿀꺽 2-1. 핵잠이 전략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는 '침묵의 함대'를 참조하시는 것이... 영화에서는 그냥 배 하나 탈취당한 정도로만 취급해서. 3. 핵잠을 탈취당한 소련과 별 관련 없는 영국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고의 공작원을 투입하여 협업하는데... 3-1. 막상 핵잠 탈취당한 미국은 뭐 하십니까? 3-2. 핵잠도 없던 영국은 왜 나서십니까? 4. 이러쿵 저러쿵 상대의 기지에 잠입하여 폭파시키고 아름답게 마무리. 4-1. 그런데 기지만 폭파한게 아니라 핵잠이 서로에게 핵미사일을 쏴서 폭파시켜 버렸네. 핵잠은 그냥 잠수함이 아니란 말이다! 5. 근데 어디서 봤던 내용인데. 잠수함을 우주선으로 바꾸면 '두번 산다' 잖아. 6. 동명 소설 원작의 내용과 전혀 무관하게 전편 영화를 자기 복제하다니. 6-1. 죠스와 기차에서 격투하는 장면도 '죽느냐 사느냐'에서 티히와 격투한 장면의 자기 복제다. 7. 그래도 오프닝의 스키 체이싱 시퀀스가 볼 만하다. 예전에 봤던 기억 중에 스키 장면과 죠스만 기억에 남을 뿐. 8. 죠스를 자석으로 제압하는 장면은 '문레이커' 인줄 알았는데, '나를 사랑한 스파이'였군. 9. 죠스는 코미디 역할로 등장했는데, 007 전작 중에서 블로펠트보다 더 인상적인 빌런인 것이 아이러니. '문레이커'에도 등장 10. 오랜만에 보드카 마티니. 그런데 로저 무어는 남이 주문해 줘야 먹나? 11. 모자 안 던집니까? 언제부터 그렇게 모범적이었다고. 12. Q가 만들어 준 것 중에서 잠수함으로 변하는 로터스가 가장 마음에 드네. 13. wavve 이용권만 있으면 007 시리즈 전편을 모두 시청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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