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0월의 영화
추석 연휴 떄문인지 극장 큐레이터들이 열심히 일을 안 한다. 대작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기획전이 많이 없다. 소품들이 신규 개봉 했으나, 너무 짧게 상영하고 2차 시장으로 넘어갔다. 보려고 마음 먹은 것 중에서 일찍 종영하거나, 평일 오전 시간에만 잠깐 상영하는 등 볼 수가 없었다.
Francis Ha (프란시스 하) 10/2 CGV 평촌 ★★★★★★★☆☆☆ |
1. 상/하편 중에서 하편 아니고요.
1-1. 웃음 소리나 감탄사도 아닙니다. 2. 자아에 고민이 많은 뉴요커의 얘기 같지만, 새크라멘토 출신일 뿐. 2-1. 그러고 보니 '결혼 이야기' 도 결혼해서 뉴욕으로 왔다가 LA로 간 주인공이네. 3. 지금은 부부 영화 감독인 노아 바움벡이 연출하고, 그레타 거윅이 연기한다. 4. 그러고 보니 그레타 거윅이 최근 감독한 영화는 두 편 모두 봤지만 출연작은 처음이다. 4-1. 라고 생각했으나, 필모를 보니 '로마 위드 러브' 가 있네. 5. 왠지 모르게 거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 듯하다. 6. 그리고 프란시스의 캐릭터에서 자꾸 시얼사 로넌이 보인다. 7. 짧은 런닝타음에 비해서 프란시스의 캐릭터가 명징하게 기억에 남는다. 8. 이런 캐릭터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소피/댄 를 비롯해서 주변에 사람은 많고, 겉으로는 쾌활해 보이나 사실은 외로운... 9. 어쩌면 우리는 외로운 사람들. 만나면 행복하여도 헤어지면 다시 혼자 남은 시간이 못 견디게 가슴 저리네. 10. 고향의 부모님 댁에서도, 모교 기숙사에서도 외로울 뿐이다. 11. 그러고 보니 '레이디 버드'의 버드 맥퍼슨이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의 이야기인건가? 12. wavve 에서 1,000원에 30일간 시청 가능합니다. |
도망친 여자 10/4 CGV 여의도 ★★★★★★☆☆☆☆ |
1. 홍상수의 장편 영화는 '극장전'을 제외하고는 16편 연속으로 극장 관람을 했더랬다.
2. 2016년부터 삐끗하면서 '밤에 해변에서 혼자'를 제외하고 5편의 영화를 보지 못했다. 3. 홍상수의 영화를 못 보게 된 것은 온전히 두 명의 여자 탓이다. 3-1. 김민희, 혹은 둘의 사이가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물론 아니다. 둘 다 성년이고 개인사는 알아서 하는거지 뭐. (게다가 이제 범죄도 아님) 그런데 이 영향으로 개봉관이 많이 줄었다. 3-2. 서영화 때문이다. 연기와 대사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4. 이번 영화에도 서영화는 주요 인물로 나온다. 감희가 만나는 3명의 여인들 중 주요 1명. 5. 대사가 이딴 식이다. '얼굴 좀 부었네, 누구랑 마셨어?' 라고 대사를 친 후 5분도 안 되어서 '아냐, 안 부었어.' 5-1. '머리 잘랐네. 정신나간 고등학생 같아.' 역시 5분도 안 지나서 '아냐, 정신나가 보이지 않아.' 뭐래는 거야? 5-2. 짜증나는 대사가 영 불편한 말투로 끊임 없이 쏟아져 나온다. 6. 홍상수 영화에서 섹스나 노출이 안 나온지는 좀 된 것 같은데, 불륜이 안 나오는 건 처음 아닌가? 7. 그러고 보니 술 먹는 장면도 많이 안 나오네. 8. 내가 좋아했던 찌질이들이 안 나온다. 고양이 이웃남은 정상 범주고, 어린 시인은 찌질하다기 보다는 짜증나는 수준이다. 정선생 정도가 찌질이랑 비슷한 캐릭터인데 많이 약하다. 9. 대신 오랜동안 못 봤던 것 같은 동어 반복이 다시 나온다. 10. 새로운 배우가 좀 나오면 좋겠는데. |
Man with the Golden Gun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10/13 wavve on XCanvas ★★★★★★☆☆☆☆ |
1. 여전히 숀 코네리가 강렬해서인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는 재미 없었지만) 로저 무어로 바뀐 다음에도 여전히 재미가 없구나.
2. 007의 첫 기억은 로저 무어였다. 치아교정기를 한 녀석들을 '문레이커' 의 죠스라고 부르며 놀렸으니가. 막상 영화는 안 봤다. 3. 로저 무어의 첫 영화인 '죽느냐 사느냐'는 부두교도 외에는 별로 기억에 안 남는다. 4. 이 영화도 영화 내용이나 본드에 대한 언급보다는 푸켓 지역의 팡아만인가 하는 스카라만가의 본거지 촬영 장소에 대한 얘기가 더 많다. 5. 본드 영화에서 빌런으로 나오는 캐릭터는 기억에 잘 안 남는 편인데, 스카라만가 역으로 크리스토퍼 리가 출연하기에. 아마 빌런 중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5-1. 007 영화에 한국인 최초 출연으로 남은 오순택씨. 6. 기억에 남는 건 오직 360도 스크루로 끊어진 다리를 건너는 스턴트다. 딱 그거 하기 좋을 정도로 다리가 꼬아져서 끊어진 이유는 알 수 없지. 7. 황금총은 원작 소설과 다르게 담배 케이스 + 라이터 + 워터맨 만년필 조합에 황금 총알이다. 8. 본드는 발터 PPK 외에는 별다른 무기가 없는데, Q 가 총을 만들어서 스카라만가에게 준건가, 왜 본드 무기는 없지? 9. 총알의 출처를 알아내는 장면을 '테넷'에서 차용한 것은 다들 알겠지? 알려나? 10. 물론 스카라만가 본거지의 거울 방은 '용형호제'에서 따 왔을 거고. 11. 2명의 본드걸, 그 중에서 굳나잇의 쓰임은 요즘 기준으로 본다면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46년전의 영화에 현대의 기준을 굳이 들이댈 필요는 없다. 11-1. 이런 것이 불편하신 분들은 처음부터 안 보는 편이 좋다. 이번 편 말고 기존 시리즈 전부 다 해당한다. 12. wavve 회원은 007 전편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추가 비용 없이 전 시리즈를 볼 수 있는 건 오직 wavve!! |
カメラを止めるな!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10/18 wavve on XCanvas ★★★★★★★★☆☆ |
1. B급 감성 충만한, 하지만 나무위키에 써 있는 제작 실상을 읽어보니 B급도 아닌 C급이네.
2. 영화를 찍는 영화(방송프로그램)를 찍은 영화. 2-1. 영화를 찍는 영화(방송프로그램)를 찍은 영화를 찍은 영화(making film)가 encoding credit 에 나옴 3. '버드맨' 이나 '1917'과 같이 one continuous shot 인 줄 알았는데, 정말로 30분짜리 take scean 으로 꽤 괜찮은 영화가 나왔다. 3-1. 30분 짜리 long take 영화 제목은 'One Cut of the Dead' 이고,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이기도 하다. 3-2. 30분짜리 long take 영화는 6번의 take 로 찍었단다. 연습 꽤나 했나보네. 4. 30분짜리 영화만으로도 재미있는데, 뒤쪽에 붙은 제작 비화(?) 1시간 분량이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4-1.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가 생각나는 뒷부분은 단독으로 봐서는 안되고, 30분 분량의 영화를 먼저 본 이후에 봐야만 재미있다. 5. 좀비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다가 독특하고 재미있는 코미디라는 평이 많은데, 재미있는 것까지 동감하고, 독특하다는 의견은 글쎄. 6. 영화 전체를 1/2부로 나누어서, 1부로 살짝 완결을 주고 2부에서 부연의 재미를 주는 형식을 독특하다고 할 것 같은데, 이렇게 플롯을 반복하면서 재미를 주는 유형으로 유명한 것들이 몇 개 있지 않나? 6-1. 플롯을 반복하면서 달라지는 이야기는 '사랑의 블랙홀'이나 '레트로액티브' 같은 루프물도 많고.. 6-2. 플롯을 꼬아서 재미를 주는 타란티노의'저수지의 개들'이나 '재키 브라운' 같은 것들. 6-3. 홍상수는 같은 플롯을 시점을 바꾼 '오, 수정', '옥희의 영화' 같은 걸 많이 만들었고. 7.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거 본 게 있다고 머리 속에 떠오를까 말까 하다가 이제서야 생각난 영화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였다. 7-1. 장르는 많이 다르지만, 1/2부로 나뉘어진 구성, 1부의 완결성, 2부로 더해지는 전체 영화의 재미가 동일하다. 8. 영화의 내용을 조금이라도 얘기할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알면 그 재미가 대부분 사라지니까. 8-1. 예고편도 안 보는 것이 낫다. 9. wavve 고객은 추가 결제 없이 마음껏 볼 수 있습니다. 10. 영화가 잘 돼서 2편을 만들었는데, 넷챠에 없고 wavve 에만 있네. 옷홍. |
最佳拍檔 (최가박당) 10/20 wavve on XCanvas ★★★★★★★☆☆☆ |
1. 홍콩 독립영화(!)의 전설
2. 그러고 보니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각잡고 봤다. 3. 어렸을 때 '최가..' 라는 제목을 보고 최씨 얘기인가?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4. '최가' 는 가장 아름답다는 뜻이니 best 정도 될거고 '박당'은 한자어로 협력자라는 뜻이 있단다. Best Partners 정도 될 것이다. 5. 전형적인 버디 무비이다. 한 놈이 형사고, 또 한 놈이 범죄자로 이루어진 버디 역시 많을 걸. 대표적으로 '48시간' 6. 다른 스토리와 동일하다. 화이트글로브라는 놈을 잡기 위해서 미국형사 알버트와 홍콩 도둑 금강이 협업하는 형태 7. 근데 화이트글로브는 뭔 잘못을 했다고 잡으려고 하는거지? 얘는 그냥 금강이 쌔벼간 다이아몬드 찾으러 온건데. 7-1. 오히려 둘이 미친개한테 당할 뻔 한 걸 구해주잖아. 8. 석천이 출연한다고 해서 주의깊게 봤는데, 결국 못 알아봤다. 바보역이어서 그런건 아니다. '영웅본색 2'에서도 그런 역이었는데 뭐. 머리가 검어서 못 알아본... 9. 서극이 주연으로 소개되는 포털이 있는데, 누가 봐도 카메오잖아. 10. wavve 이용권 보유자는 구매 없이 바로 볼 수 있습니다. |
Greed (그리드) 10/21 CGV 강변 ★★★★★★★☆☆☆ |
1. '인 디스 월드'로 유명한 마이클 윈터버텀 감독. 이 분이 코미디를 만드네.
2. 물론 블랙 코미디이다. 3. 게다가 주연이 스티브 쿠건. 혼자만 심각한 코미디에 잘 어울리는 배우다. '알리바이'가 특히 재미있지. 3-1. 치아에 뭔 작업을 한 건지 상당히 건치 스타일로 바뀌었네. 4. 마케팅으로는 억만장자 리차드 맥크리디의 리얼 FLEX 코미디라고 방향을 잡았는데, 전혀라고 할만큼 엉뚱하다. 5. 제목인 그리드는 7대 죄악 중의 하나인 탐요. 리차드 '그리드' 맥크리디라고 불리는 자본주의의 괴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블랙 코미디이다. 6. 버튼을 누르고, 철문이 움직이고, 사자는 흥분하고, 맥크리디는 죽는다. 6-1. 싼 가격으로 협상하고, 목표 수치를 높이고, 누군가 해고되고, 그 자식이 굶는다. 7. 아만다는 이 4개의 과정은 독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8. 버튼을 누른 의도가 증명되면 처벌을 받지만, 싼 가격으로 협상하는 의도는 아무리 증명되어도 이상없다. 9.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이것이지. |
Spider-Man: Into the Spider-verse (Dolby)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10/25 메가박스 COEX Dolby Cinema 관 ★★★★★★★★★☆ |
1. 감히 말하건데 스파이더맨 영화 중에서 단연코 최고의 작품이다.
1-1. 이건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1/2편을 포함해서이다. 1-2. 2018년 관람 영화 중에서도 재개봉한 '블레이드 런너 (파이널 컷)' 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평점. 2. 피터 파커도 아니고, 마일즈 모랄레서의 스파이더맨이 최고인 이유는 무엇일까? 3. 우선은 신선함. 너무 짧은 기간동안 수도 없이 변주한 피터의 이야기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4. 그리고 형식미. 실사에 가까워지는 것을 목표로 발전해 왔던 애니메이션이 이제는 코믹스에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그리고 이것을 꽤 훌륭하게 성취했다. 5. 처음에는 말풍선이나 화면 분할 등이 눈에 띄고, 특이하게 아웃포커싱을 대신하여 색분해 판이 어긋난 듯한 효과가 보였는데, 5-1. 스크린톤과 같이 점묘를 이용한 명도 표현이 눈에 잘 띈 것은 돌비 비전의 효과인가, 2번째 관람의 효과인가. 6. 멀티버스가 마블에서 없었던 개념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MCU 와 엮어보려는 생각 없이 독립적으로 스파이더버스를 만들었던 것이 성공의 한 요인이 아닌가 싶다. 7. 이렇게 훌륭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소니-콜롬비아가 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와 '베놈'은 그따위로 만들었을까나? 8. MJ 대신 그웬이 주인공인데 (MJ 도 나오긴 하지.) 우리가 알던 그 그웬이 아니다. 9. 성우진도 화려하다. 그웬 역은 헤일리 스타인필드, 아론 삼촌은 마하샬라 알리, 메이 숙모는 릴리 톰린, 느와르에 니콜라스 케이지, 킹핀은 리브 슈라이버, 피터 파커는 크리스 파인이다. 쿠키에 오스카 아이작도 나온다. 10. 2018년 개봉 때 IMAX 관람을 놓치고 일반관 관람을 했는데, 이번에 돌비 시네마로 관람. 비싸지만, 그 값을 한다. 주차비까지 합치면 2만원. 11. wavve 에서 2,800원에 48시간 볼 수 있습니다. |
Whiplash (위플래시) 10/29 CGV 판교 ★★★★★★★★☆☆ |
1. 위플래쉬 재개봉. 갑자기?
2. '라라랜드' 전작이라 15년에 먼저 개봉했음. 그 땐 이 감독이 이렇게 뜰 줄 몰랐지.. 가 아니라 난 알았음. 2-1. '라라랜드' 도 감독 이름만 보고 선택한 거니까. 3. 당시는 음악 영화가 아니라 무협 영화라고 정의했더랬지. 4. 다시 보니 역시 무협 영화네. 4-1. 대신 음악이 조금 들어가 있긴 하다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음. 5. 이랬던 분이 세바스찬이 캐롤을 재즈로 변주했다고 자르시나? 이게 음악 영화라고? |
Where'd You Go, Bernadette (어디갔어, 버나뎃) 10/30 CGV 판교 ★★★★★★★☆☆☆ |
1.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에 케이트 블란쳇 주연. 이름만 들어도 보고싶지 않은가?
2. 원작이 있다고 하던데, 원작도 꽤나 잘 팔렸다고. >2-1. 영화를 보고 원작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서 대출했다. 3. 근데 어디선가 망작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평점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닌데.. 3-1. 물론 관람객 수만 본다면 망작.4. 케이트 블란쳇은 '반지의 제왕' 이나 '토르' 같은 영화에서 먼저봐서 그런지 연기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는데, '커피와 담배' 라거나 '블루 재스민' 과 같이 혼자서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걸 봤을 때 진가를 알 수 있다. 5. 집에서 사이버 비서에게 메일을 쓰는 버나뎃의 표정, 말투와 남극에서의 표정, 말투를 비교해 보라. 5-1. 심지어 피부의 푸석거림 vs. 매끈함 조차도 달라 보인다. 6. 블란쳇의 연기에 집중하다 보니 영화의 주제에 오히려 집중하지 못했다. 7. 자신을 잃었는지, 자아를 찾으러 가는지 마는지가 뭐가 중요하랴. 이토록 유쾌한데. 8. 남극에서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걸 보고 있노라면 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든다. 9. 포털 정보를 좀 뒤졌더니 별점 테러가 조금 있던데, 이 것 때문에 '망작' 이라는 얘기가 보였던 것일까? 10. 영화를 보러 간 날 이미 VOD 판권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난 극장이 좋은데. 11. wavve 에서 1만원에 7일간 시청 가능합니다. 스타벅스 디저트 이벤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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