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3월의 영화
코로나로 인하여 이제 전국의 영화관은 재개봉관으로 바뀌었다. 서너명 뿐인 상영관, 9시 이후로 상영 스케쥴은 잡히지 않고, 8시 상영에 들어갈 때 즈음이면 매점조차도 문을 닫고, 10시 상영 종료 후 나온 극장은 문을 닫은 상점같이 을씬년스럽다.
하지만 못 보고 넘어갔던 예전 작품 보기에는 좋구나. 극장 관람만 12번이다.
![]() 3/4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 |
1. 현재 스코어 2020년에 관람한 영화 중 1위
1-1. 전쟁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밀덕과는 꽤 멀리 떨어져 있지만, 간혹 이런식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가 1위를 하곤 한다. 1-2. 그만큼 이 영화는 기존의 전형적인 전쟁 영화와 거리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 2. 아카데미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골든 글러브 수상을 많이 하면서 '기생충'의 앞길(?)을 막을 작품으로 꼽히기도 했다. 2-1. 그런데, 이 감독이 비록 '007 스카이폴' 로 유명하긴 하지만 이 감독은 이미 2000년에 '아메리칸 뷰티' 로 이미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3. 영화는 감독의 할아버지가 구전한 1차 대전 당시 서부 전선에서 활약한 전령병에 대한 내용이다. 4. 하지만, 영화는 서사보다는 기술적 완성도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4-1. 사실 서사라고 해 봐야 독일군의 트랩에 빠지지 않게 진격 작전을 취소하라는 전력을 전하기 위해 개고생하면서 No Man's Land 를 건너간 전령병 얘기다. 5. 눈에 띄는 부분은 영화 전체가 원 테이크 처럼 보이는 one continuous shot 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얼마전에 작품상 받았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투리스 감독의 '버드맨' 도 이런 식으로 만들졌지. 6. 어디다 썼는지 모르겠는데 '롱테이크로 찍었다면 그 이유가 있어야지, 기술 자랑으로 그치면 무의미하다...' 는 것이 요지였는데, 이 one continuous shot 역시 마찬가지다. 7. 카메라는 마치 블레이크, 스코필드와 함께 No Man's Land 를 건너가는 것과 같이 3인칭 시점으로 그 둘을 따른다. 이로 인한 단점이 있다. '어라, 참호가 멀다더니 금방 끝이 나오네. 어라, 철조망 하나 지나니까 독일군 참호가 바로 나오네.' 편집이 들어갔더라면 큰 공간감을 만들 수 있었겠으나 그렇지 않은 바람에 큰 공간감을 만들어내지 못하였다. 7-1. 이런 단점을 안고서도 one take 의 효과를 도입한 이유는 바로 현장감, 그리고 영화의 전체적인 리듬일 것이다. 8. 아카데미 촬영상, 시각효과상 수상으로 주목을 받은 기술적인 성취, 그리고 간단한 서사 속에 숨어 있는 작지만 많은 의미들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점수를 가장 많이 준 부분은 영화 전반의 리듬이다. 그리고 이 리듬을 만들어낸 촬영 기술과 연출. 9. 평온한 오수를 취하던 블레이크와 스코필드를 정지해서 비추던 카메라는, 에린모어 장군에게 불려가며 점점 급박해진다. 참호를 따라 걸으며 최전방의 레슬리 중위에가 가면서 리듬은 점점 빨라진다. 이후로 참호를 떠나 조용한 No Man's Land 를 건너고, 독일군의 갱도에서 부비트랩이 터지면서, 빈 집을 수색하면서, 추락한 독일군 조종사와 조우하면서... 영화는 계속해서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10. 마치 심전도의 펄스와도 같이 반복적으로 긴장을 점증시키는 동시에, 어느새인가 관찰자의 시점에서 주인공의 시점과 더욱 가까워지는 카메라워크가 놀랍다. |
![]() 3/7 CGV 판교 3관 ★★★★★★★★☆☆ |
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을 보고 났더니 '캐롤' 재개봉이 눈에 띔.
2. 사실 퀴어 영화로 분류된 영화들을 그리 많이 보지 않았다. 기억나는 건 '아가씨' 정도? 2-1. LGBTQ 취향에 대해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과 그런 문화에 동참하거나 향유하는 건 다른 내용이고. 2-2. 인정하고 존중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기에 보지 않겠다는 생각은 있었더랬다. 2-3. 아마 그런 생각이 점점 줄어들면서 더 자주 보게 된다. 3. 토드 헤인즈 영화 중에서 놓친 것도 많은데, 이제와서 보니 아쉽다. 이게 첫 영화. 4. 영화 제작 시기를 보면 케이트 블란챗은 '블루 자스민' 이후인데,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난 '블루 자스민' 쪽의 케이트 블란챗이 더 마음에 든다. 5. 루니 마라는 '그녀' 랑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봤지만 '사이드 이펙트' 정도만 인상에 남는다. '드래곤 타투 (원제가 뭐지?)' 는 스웨덴판으로만 봐서... 6. '여자가 여자를 사랑한 것이냐', '여자가 사랑한 사람이 여자였던 것이냐' 를 가지고 논란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중요한가? 6-1. 심지어 극 중에 테레즈가 리차드에게 묻는 장면도 있다. "I just mean that two people who fall in love with each other. Say, a boy and boy. Out of blue." 7. 여자와 여자의 관계로 보는 수도 있지만 서로 다른 계급인 두 사람의 사랑으로 보이는 건 내가 이상한 건가? 8. 테레즈와의 약속에 캐롤은 항상 늦는다. 그리고 캐롤이 주도적으로 정하고 테레즈는 이를 따른다. 처음 만나는 약속도, 그리고 헤어질 때, 그리고 재회할 때도 마찬가지다. 8-1. 테레즈가 능동적이었던 것은 처음 장갑을 보냈을 때 정도가 아닐까? 8-2. 심지어 초대받은 집에서 차를 우리고, 담배 심부름을 하려고 하는 테레즈 9. 테레즈와 캐롤의 감정을 대변하는 카메라의 시선에 눈이 가는 영화다. 9-1. 특히나 차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꽤나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처음 차를 타고 캐롤의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바라본 뿌연 터널 진입 장면, 그리고 차 안에서 상대를 발견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좆는 장면이 각각 한 번씩. 10. 결정적으로 처음과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레스토랑에서 잭과 조우하는 장면, 그리고 엔딩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교차 시점. 11. 하지만 백미는 기차 모형 앞에 선 캐로를 바라보는 테레즈의 시선이 아닐까 싶다. 12. 루니 마라는 의도적으로 오드리 헵번 스타일 따라한 건가? |
![]() 3/7 CGV 판교 3관 ★★★★★★★☆☆☆ |
1. 1000만 감독 가이 리치의 차기작! 이라고 얘기하는 사람 거의 못 봤다. 오히려 '초심으로 돌아왔다' 라는 평이 대부분
2. '알라딘'이 그렇게 푸대접을 받을만한 영화라고는 생각치 않지만 역시 그래도 '락, 스탁, 투 스모킹 배럴즈'의 가이 리치가 더 반갑지. 3. 이름 난 배우라고는 코빼기도 안 보이고 (아는 등장 인물은 스팅 뿐) 감독도 생소한 '락 스탁, 투 스모킹 배럴즈' 를 보고 낄낄대면서 '스내치' 까지도 봤는데 역시 첫 작품이 가장 훌륭하다. 그 다음 망작들은 보지도 않았음. '셜록' 두 편과 '알라딘' 정도 봤네. 4. 등장인물이 많고, 서로가 엮기는데다가, 그것이 시간축 상으로 선형적이지 않은 점 때문에 타란티노와 비교를 하는데... 5. 타란티노는 캐릭터를 확고하게 구축하는 편이다. 주요 캐릭터들은 중심 사건에 엮이기 전에 그의 캐릭터를 확고하게 드러내는 별도의 작은 사건을 거친다. '저수지의 개들' 은 각자 색깔과 수많은 대사를 주었고, '펄프 픽션'도 꽤 대사가 많다. 등장인물끼리 수다 떠는게 중심 사건인 '헤이트풀 8' 도 있고 말이다. 6. 리치는 캐릭터가 없다고 봐도 싶을 정도로 희미하다. 중심이 되는 매개체가 (주로 돈가방 또는 마약 상자) 있고, 이 매개체를 둘러싼 수많은 집단들이 엮이는데, 타란티노의 서사 뒤섞이 보다는 rat race 스타일이다. '락, 스탁, 투 스모킹 배럴즈' 를 떠 올려 보면 수많은 집단과, 더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기억나는 캐릭터는 아들 무시하는 터프한 술집 주인 스팅 뿐이다. 심지어 주인공은 제이슨 스테덤이었는데도. 7. 캐릭터가 명확하지 않아서 사건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교적 쉬운 해결책을 도입한다. 바로 유명 배우 캐스팅이다. 7-1. 매튜 맥너히와 휴 그랜트는 유명한데다가 초반 캐릭터 설정까지 해 놓아서 이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따라가면 된다. 찰리 허냄이나 콜린 패럴, 헨리 골딩도 나름 유명하니 캐릭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8. 인물의 대사로 구구절절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은 사실 질색인데, 원래부터 가이 리치는 인서트 샷을 많이 썼더랬지. 이번 영화는 아예 전부 다 인서트라고 봐야할 것 같다. 전부 플렛쳐의 목격담 혹은 시나리오의 이야기이고, 화면들은 그것들을 영상으로 구성한 정도? 9. 첫 시퀀스는 주인공인 미키 피어스가 맥주를 하다가 히트맨에게 당하는 장면이데, 이 장면은 영화 전반을 두고 봤을 때 꽤 잘 짜여진 장면이다. 일단 영화의 중심이 미키 피어스라는 걸 확고하게 설정하고, 그 주변의 적들 혹은 부하들 중에서 히트맨을 보낸 놈이 누굴까 하는 걸 보는 맛이 쏠쏠하다. 힛치콕께서는 이걸 서스펜스라고 하셨지. 가이 리치는 여기에 반전을 하나 더 숨겨 놨고. 10. 로잘린의 역할이 좀 애매하고 약하지 않냐는 얘기가 있던데, 아예 없어도 되는 캐릭터를 굳이 만들어 낸 것 같다는 생각이다. 11. 콜린 패럴의 제자(!)들이 너무 전지적으로 막 쓰였다는 생각이다. 농장 습격까지는 그렇다 쳐도 나중에는 (네번째 손가락) 좀 너무하잖아. |
![]() 3/8 메가박스 COEX 컴포트 10관 ★★★★★★★★★☆ |
1. 상영시간 3시간 29분. 넷플릭스로는 도저히 한번에 볼 수 없을 것 같은 상영 시간이라 극장을 찾았다. CGV 와 롯데는 아직 보이콧 중이지만, 다행히 메가박스에서 개봉
2. 먼저 시네마 논쟁에 대해서 보자면.. 2-1.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인터뷰에서 사용한 단어는 Cinema 이다. Film, Movie, Motion Picture 등 여러가지의 단어가 있지만, 그 중에서 cinema 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2-2. 영화라는 것은 산업인 동시에 예술이기도 하다. 그런 특성을 가지고 만들어진 작품은 어느 쪽을 중시했느냐에 따라 상품이기도 하고, 동시에 작품이기도 하다. 2-3. 굳이 cinema 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마틴 스콜세지 정도 되는 감독이 어그로 끌려고 한 건 아닐거잖아.) 산업으로서의 영화보다는 예술로서의 영화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의도일 것이다. 2-4. 소위 작가주의 논쟁에서 cinema 의 정의가 완전히 합의되지 않고 아직까지도 의견이 부분하지만, 마틴 스콜세지의 인터뷰에서의 cinema 는 적어도 '감정, 심리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예술로서의 작품을 이야기 한 것이다. 2-5. 산업 분야의 상품으로서의 영화에 대해서는 테마파크로 비유했으니 말이다. 3. 어쨌든 그러면 이 영화는 'cinema' 인가? 결론은 그렇다. 3-1. 영화의 근본주의 시각에 따라 1) 큰 스크린에서 2) 감독이 설정한 3시간 29분의 상영 시간동안 3) '디테일을 축적하면서' 한번에 보아야 하는 것인데, 그 대척점에 있는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것이 상당한 아이러니다. 4. 물론 마틴 스콜세지는 파라마운트와 작업을 했으나, 예산을 초과하는 제작비 때문에 틀어지고, 그 제작비를 온전히 보전하기로 한 넷플릭스와 손을 잡는다. 4-1. cinematic experience 를 제공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작품으로서의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이 고전적인 영화사가 아니라 넷플릭스라는 현실을 개탄하는 듯하다. 4-2. 그래서 마블에 대한 이야기도 했던 것이고, 아이폰으로 보지 말라는 얘기도 한 것이고. 5. 넷플릭스가 배급을 하는 바람에 미국의 와이드 릴리즈가 무산되었다. 이와 더불어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하나도 수상하지 못했다. 5-1. 적어도 알 파치노나 조 페시는 조연상을 받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6. '1917' 을 관람 1주만에 2020년에 관람한 영화 1위 자리 교체 7. 상당히 익숙한 마피아 내용인데, 살짝 새로운 설정이 있다. 7-1. 조 페시는 보통 실컷 따까리 하다가 내쳐지는 소모품 히트맨 역할을 주로 맡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거의 최종 보스급 거물이다. '나홀로 집에' 의 해리 역할만 생각하면 안되지. 7-2. 버팔리노의 결혼식을 참석하기 위해 차로 이동하는 와중에 콘프레이크를 먹으며 시런에게 '우리는 포트 클린턴으로 갈거야' 라고 말하는 장면은 무시무시하다. 7-3. 수 차례 갱 역할을 맡았던 알 파치노가 마틴 스콜세지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한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다. 7-4. 로버트 드니로도 간만에. 8. 실존 인물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한 것도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원작 소설(?) 의 주인공인 프랭크 시런도 실존 인물이고, 알 파치노가 연기한 지미 호파는 이미 영화화되기도 한 꽤나 유명한 인물이다. 9. 물론 시런의 고백을 토대로 한 원작이기 때문에 사건의 진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시런 본인만 알 것이다. 관계자들 다 죽었잖아. 10. 지미 호파 실종 사건 외에도 꽤나 굵직한 사건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케네디 대통령 저격부터 쿠바 침공 사건과 닉슨의 워터게이트 탄핵까지 곧곧에 마피아의 입김이 미치고 있다... 는데 뭐, 알 수 없지. |
![]() 3/9 CGV 오리 7관 ★★★★★★★☆☆☆ |
1. 얼마 전에 '타인의 삶'을 봤는데, 그 감독의 신작이 나왔다. '투어리스트'를 먼저 본 이후에 '타인의 삶'을 봤기에 이 감독에 대한 기대를 많이 안 접은 것이 패착.
2. 3시간 9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이 부담스럽겠지만 이미 그 전날 3시간 30분 짜리 영화를 봤지. 3. 세바스티안 코흐가 주인공인 줄 알았다. 나치에 부역한 산부인과 의사. 게다가 우생학 논리로 유전병이 있는 아리안까지도 가스실로 보내는 정도라면 꽤나 매력적인 캐릭터 아닌가? 4. 동독에서 선전물 그리던 인민 화가가 서독으로 월경한 화가보다는 훨씬 낫다. 5. 그런데 이 영화는 창작물이 아니라 실제 화가인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전기를 영화한 것이라 주인공이 쿠르트로 정해져 있었네. 5-1. 리히트는 독일에서 꽤 유명한 화가라고 하는데 현대 미술은 1도 모르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도 몰랐고, 지금도 잘 모르겠음. 6. 감독이 리히터 찾아가서 영화화를 허락맡긴 했는데,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이 제대로 안 먹혀서 별로 안 좋아했다고. 6-1. 교수 역시도 요셉 보이스라는 분이 모델이라고 하는데 더 똑같다고. 7. 실제 인물의 반영 보다는 영화 내용 자체가 좀 이상하고 배분이 잘 맞지 않는데. 8. 꽤나 매력적으로 공들여서 구축한 산부인과 의사 칼 시밴드가 의미 없이 소모된다. 큰 약점을 긴 시간을 들여 구축해 놓고, 또 주인공과의 갈등 상황도 잘 만들어 놨는데, 쿠르트가 서독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그냥 변방인으로 전락해 버렸다. 8-1. 쿠르트의 작품으로 폭로되어야 할 칼의 정체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채로 칼만 가벼운 현기증을 일으키면서 퇴장하고 만다. 9. 쿠르트는 이미 어린 시절에 사물의 사물에 깃들어 있는 진실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고작 스탠실 없이 글자 쓰는 정도였나? 서독에 와서 갈피를 못 잡고 헤메이는 건 뭔가? 10. 영화의 결말이 이모에 대한 페티쉬로 마무리되다니, 아쉽군. 11. 제임스 맥어보이가 레이첼 맥아담스랑 결혼한 다음에 장인어른 안토니오 반데라스 초상화 그려주는 느낌인데. |
![]() 3/10 메가박스 수원 2관 ★★★★★★★☆☆☆ |
1. 넷플릭스의 로고를 극장 스크린으로 보게될 줄이야. 이미 '아이리쉬 맨' 에서 보긴 했다만...
2. 같은 이름의 페데리코 펠리니 영화가 있었지. 그건 정말로 이탈리아 로마에 대한 영화이고. (아직 안 봤네.) 이 영화의 로마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멕시코시티의 어느 지역명이라고 하는데 구글맵에서 'roma, mexico city' 로 검색하니 결과로 나오는 지역은 주택가가 아니고 학교와 숲인데... 3. 쿠아론 감독의 어릴적 실제 경험이고, 어떻게든 영화화하려 했다는 집념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3-1. 그 정도라면 쿠아론 감독은 클레오의 아들이어야 하는거 아녀? 자기가 페페였다고 하면 감흥이 덜 한데. 4. 포스터도 언뜻 봤을 때는 헐벗은 빈민촌의 아이들인 줄 알았음. 5. 감독의 어린 시절로 추정되는 페페가 아니라 하녀인 클레오와 엄마 소피아가 주인공이다. 6. 두 주인공은 신분의 차이가 있긴 하나 같은 종류의 아픔을 공유한다... 고 쓰고 다시 생각해 보니 두 인물의 신분 차이가 너무 두드러지잖아. 7. 영화 전반은 팬으로로 구성되었다. 그렇다고 트래킹이 전혀 없냐고 확인 들어가면 자신이 없으나, 대부분의 샷에서 카메라는 고정되고, 마치 관찰자가 주위를 둘러보듯이 카메라가 움직인다. 7-1. 전작인 그래비티에서 우주의 공간과 사건을 보여주기 위해서 카메라가 부유하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8. 신분이 높은 한 인물은 주로 패닝으로 좇는다. 1층과 2층의 무대를 사용하지만 상하의 움직임은 거의 보여주지 않는다. 8-1. 반면 다른 인물은 1층과 2층은 물론이고 더 높은 3층, 때로는 지하실까지 오르내린다. 마지막 장면은 1층에서 3층까지 계단을 오르는 끌레오의 모습을 틸트업하고, 때 맞춰 하늘을 가로지르는 비행기를 끝까지 보여준다. 8-2. 틸트는 마지막에 한 번 사용했으나, 클레오는 영화 중간 중간에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클레오의 심정과 이 업/다운이 묘하게 일치하는 것으로 보여 흥미롭다. 9. 또한 카메라의 시점은 거의 인물의 눈높이와 일치하는데, 두 번 정도 클레오가 멀리 아래에 있는 인물들을 내려다 본다. 9-1. '고향에 온 것 같다'고 느끼거나 양수가 터질 정도로 놀라거나, 클레오의 감정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10. 커다란 갤럭시 자동차의 상징은 좀 유치하지 않나? |
![]() 3/14 메가박스 분당 4관 ★★★★★★★☆☆☆ |
1. 2017년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 헤프닝으로 영원히 되새겨질 영화
2. 이상하리만치 요즘 watchlist 에 LGBTQ 영화가 많아지네. 3. 흑인, 한부모, 마약 중독, 동성애. 마지막 동성애를 제외하고서는 절대량 측면에서 소수는 아닌데,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사회에서 멸시받는 하층민에 대한 얘기라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4. 성장 영화라고도 하고, 성 정체성을 찾아가는 얘기라고도 하고. 5. 세개의 챕터로 구성된 구조는 이 두가지를 절묘하게 융합시켰다. 리틀, 샤이런, 블랙으로 이루어진 유년, 소년, 청년 시기의 모습은 (성적 기호를 포함한) 자신의 정체성 찾기의 성장을 잘 버무려 보여준다. 6. 본인이 듣기 싫어한, 남들이 자신을 규정하는 리틀이라는 호칭의 유년기. 하지만 자신의 강함을 알아주는 친구 케빈과, 인생의 멘토가 된 후안과 폴라가 든든하게 지지해 주는 시절이기도 하다. 7. 태어날 때 주어진 이름 샤이런. 바꿀 수 없는 이름과도 같이 시궁창 같은 운명의 시기이다. 벗어날 수 없는 가난, 그리고 리틀 시절과 달리 마약 중독이 되어가는 엄마.달빛 아래 해변에서 자신을 확실하게 자각하고, 터렐에게 일격을 날리지만 결국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8. 스스로가 듣고싶어 한 블랙이라는 이름, 하지만 그 이름을 실제로 불러주는 이는 없다. 체격을 키우고, 후안과도 같이 한 블럭을 담당하는 딜러가 되었으나 정작 본인이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잊은채, 자신을 잃어가고 있다. 9. 'In moonlight, Black, Black Boys Look Blue' 원작의 제목이기도 한 이 문구는 과연 어떤 의미인가? 많이들 얘기하듯이 (비록 흑인이라도) 모두가 평등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인가? 왜 기왕이면 'look white' 가 아니었을까? 왜 'Black boys' 만이 달빛 아래서 푸르게 보이는가? 9-1. '리틀' 이 후안에게 묻는다. '이름이 Blue 에요?' 9-2. '아니... 네가 무엇이 될지 네가 스스로 결정해야 할 때가 올거야. 다른 사람이 결정하게 하지마.' 10. 푸른 색으로 빛이 날 것이라는 건 달빛 속의 꿈일 뿐이다. 다른 사람이 달빛 속에서 나를 blue 라고 부르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11. 하지만 리틀, 샤이런, 브랙으로 불리는 이 주인공이 어떻게 규정하든지, 이 세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오직 케빈 뿐이다. 11-1. 결국 스스로를 규정하지 못하고 케빈이 규정하는 삶이 되어버릴 뿐이다. 12. '그건 네가 아냐, 샤이런', '내가 널 몰라?' |
![]() 3/16 CGV 죽전 5관 ★★★★★★★☆☆☆ |
1. 코로나19 때문에 개봉관이 재개봉관으로 변모.
1-1. 아카데미 주간인건가, 작품상 후보 영화들만 계속해서 관람하게 되네. 2. 애초에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볼 생각은 별로 없었다. 유명한 흑인 피아니스트와 그의 운전사로 고용된 된 인종차별주의자. 이 정도 설정만 들어도 어떤식으로 전개되고 마무리될지 예측할 수 있었다. 2-1. '언터쳐블: 1%의 기적'인가 하는 영화도 딱 이런 내용 아닌가? 물론 그 영화도 안 봤지. 3. 사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지 않았더라면 이번에도 안 봤을거다. 3-1. 다른 후보작들을 다 보지는 못했으나, 적어도 '로마' 가 수상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4.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인상적인 부분은 없다. 오히려 크레딧을 보면서 두 번 정도 놀랄만하다. 4-1. 우선 토니 역할의 배우가 비고 모텐슨. '반지의 제왕'에서 아르곤 역할을 맡았던 그 배우가 맞다. 나한테는 '이스턴 프라미시스'의 니콜라이 역할로 익숙하지. 4-2. 감독이 더 지랄같은데, 피터 페럴리.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덤 앤 더머' 같은 화장실 유머 전문 감독이다. 카메론 디아즈 성 추행 얘기도 있었지. 5. 유명한 흑인 피아니스트가 아직 인종 차별이 남아 있는 남부 투어를 하기 위한 운전사를 구했는데, 마침 인종 차별주의자. 서로 투닥거리다가 이런 저런 사건이 일어나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내용이다. 한 줄로 줄거리 정리 끝. 6. 오히려 이런 줄거리가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 더 놀랍다. 7. 왜 작품상을 받았는지 의문이 가는데, 흑인, 성소수자가 출연한다면 정치적 올바름에 점수를 더 주는 경향에 올라탄 감도 있다. 7-1. 그럴거면 '로마'를 주든가. |
![]() 3/18 메가박스 COEX 부티크M 104호 ★★★★★★★☆☆☆ |
1. '결혼 이야기'라니 '이혼 이야기'지.
2. 디즈니가 마블에 이어서 스타워즈 판권까지 사 들인 후, 카일로와 나타샤를 엮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말이 안되고, 사실은 넷플릭스가 디즈니를... 은 더 말이 안되네. 3. 노아 바움백 감독은 이름은 익숙하나 작품은 본 게 없다. 사실혼 관계인 그레타 거윅의 영화는 2개나 본 것에 비해서... '오징어와 고래', '프란시스 하' 정도는 볼 뻔 했는데. 4. '니콜의 매력은...' 으로 시작하면서 둘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이미 이혼 단계로 접어든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 신선하다. 5. 둘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는 찰리와, 처음부터 문제였다고 생각하는 니콜의 생각은 참으로 전형적이다. 6. 찰리의 외도를 발견한 것 외에는 (그건 갈라서기로 한 다음에 알아낸 것이니 논외로 하고) 외적인 요인이 없는 상태에서 두 사람의 간극은 커지고, 결국 니콜이 찰리의 장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정도까지 벌어진다. 7. LA 에서의 삶과 NY 에서의 삶의 차이가 큰 이유였을까? 니콜의 희미해져가는 내면의 존재감이 더 큰 이유였겠지. 8. 하지만 헤어지는 방식은 그다지 세련되지 않다. 헤어지기로 결심한 상황에서도 원만했던 둘 사이의 사소한 에피소드가 법정에서는 과대 해석된다. 9. 이혼 당사자자 원하는 것은 단지 헨리의 양육권과 LA 또는 NY 에서의 삶이지만, 이 역시 소송 과정에서 변질된다. 10. 얼마 전 본 '조조래빗'에 이어서 스칼렛 요한슨이 아이의 엄마 역할로 나오는데, 이런 역할을 꽤 잘 해낸다. 10-1. 로라 던도 재수없는 변호사 역할을 잘 했지만, 오스카 상은 스칼렛 요한슨 쪽에 한 표를 더 주고 싶다. 11. 헨리는 발암 캐릭터가 맞는건가, 아니면 내가 남자라서 그런가? 12. 마지막에 찰리의 신발끈을 묶어주는데, 유난히 '조조래빗'과 겹치는 부분이다. 13. 오랜만에 보는 줄리 헤거티 반갑다. '에어플레인' 때 그대로네. |
![]() 3/20 CGV 오리 9관 ★★★★★★★★☆☆ |
1. 2003년에 봤으니 17년만의 재관람이다. 몇 번 확인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플란다스의 개'와 달리 이상하게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다가, 극장에서 재개봉한 김에 관람했다.
2.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은 처음 관람하고도 몇 년이 지난 후에 올라온 인터넷 글 때문이다. 원래는 서울아트시네마 네이버 카페에 올라온 글인데, 막상 퍼간 블로그의 검색 순위가 더 높게 나오는 문제가 있기도 했던... 3. 첫 관람에서 가장 강렬한 부분은 역시 마지막 영화가 끝나가면서 박두만이 카메라를 강하게 쳐다보는 장면이다. 당시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그리고 그 범인이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채, '혹시나 이 영화를 보고 있다면' 관객 속의 그를 응시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해석이 대부분이었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더랬다. 4. 또 다른 해석도 있긴 했다. 오프닝과 엔딩이 같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수미 쌍관. 거기에 박두만 외에 등장하는 어린 소년과 소녀. 오프닝의 소년은 박두만과 거의 동일한 차림에 두만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는 두만의 분신이었고, 엔딩의 소녀는 배수구를 들여다 보는 두만의 행동이 며칠전 평범하게 생긴 '그 놈'과 유사함을 드러내면서, 둘 모두 박무만이 범인이라는 결론에 접근하게 한다. 하지만, 실재 있었던 화성 사건의 수사관이 진범일리는 만무하기 때문에 이 해석은 설득력을 좀 잃었다. 5. 이런 상황에서 서울아트시네마의 그 글을 읽었다. 화성 살인 사건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을 영화의 배경으로서 분리해 내 보면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비유점을 읽어낼 수 있는 해석이었다. 6. 글을 읽으면서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아서 영화를 보며 직접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어영부영 17년이 지났네. 7. 재관람을 하면서는 의식적으로 이 글의 해석을 배재하려고 했다. 첫번째 관람에서 생각했던 부분과 글의 내용을 비슷한 비중으로 놓고 보려고 했는데... 하지만 역시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8. 재관람의 특성상 첫번째 관람에서 놓쳤던 부분이 눈에 더 들어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넘어갔던 장면도 다시 한번 생각하다 보니까, 이에 대한 해석 역시도 크게 바뀌게 되었다. 9. 심지어 얼마 전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전말에 대해 대략이나마 알게되어, 이제 이 영화에서 화성 사건을 좀 더 분리시켜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그 범인을 밝혀내거나, 혹은 범인을 만들어가거나 하는 부분이 이 영화를 관람할 때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된 것이다. 10. 구체성을 들어내니 범용성이 더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11.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의 시대, 그리고 각 인물과 사건이 상징하던 그 시대의 인물과 상황이 더욱 구체성을 띄게 되었다. 12. 그렇게 해석하면 첫번째 관람에서 의문으로 남았던 두 개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12-1. 첫번째는 박해일이 맡은 박현규의 정체이다. 범인이라는 증거도 없고, 결국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까지 나온 상황에서 서태윤에게 범인이기를 강요받는 그는 만들어진 범인인 백광호, 조병순과 더불어 그 시절 군부에 의해서 내몰리는 지식인, 혹은 운동권 대학생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12-2. 가장 의문이었던 부분은 그러면 과연 이것은 누구의 '추억'인가였다. 구체적인 화성 사건의 수사관으로서의 박두만에게는 '살인'이 아니라 '수사의 추억'일게다. 하지만, 두만과 태윤을 시대의 권력자, 더 나아가서 두환과 태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면 그 '살인'의 주체와 그것을 '추억'하는 것이 누구인지 더 명확해진다. 12-3. '빽대가리'잖아! 13. 봉준호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유 중에서 이 '살인의 추억'과 관련한 내용은 "공무원과 경찰을 비리 집단으로 묘사해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 주입" 인데, 너무 표면에 천착한 해석이다. |
![]() (나우 유 씨 미: 마술 사기단) 3/24 Netflix on Xcanvas ★★★★★★☆☆☆☆ |
1. '자. 이제 여기를 봅니다. 그러면...'
2. 페북이나 유투브 같은데에 짧은 영상으로 많이 돌아다닌다. 카메라 워크를 꽤 재미있게 한 것 같아서 찾아봤다. 2-1. 근데 클립으로 본 건 2편이네. 3. 캐릭터를 설정하고, 의문의 설계자가 나오고... 이 부분이 꽤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4. 그래서 본편이 좀 더 탄탄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웬걸, 인터폴과 FBI 얘기가 더 기네. 5. 마술을 통한 범죄 설계, 그리고 그 트릭의 발견 부분의 설득력이 모자라면 그냥 CG 칠해 놓은 판타지 영화랑 다를 바가 없잖아. 6. 그래서 '디 아이'는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마술사 아들이 분한 마음에라도 가입 가능한 조직인거야?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처럼 가입 허들이 좀 더 높아야 신비롭지 말이야. 7. 영화보다는 배우들 캐릭터가 더 나은 편인데. 8. 제시 아이젠버그는 이런 떠벌이 캐릭터가 잘 어울린다. 얼굴도 그렇고 목소리가 특히나. 렉스 루터 같은 악당보다는 이 영화 정도의 악동 역할로. 9. 헨리 역의 이슬라 피셔는 샤카 바론 코헨의 부인이라는데. 그런 남자랑 사는 여자는 어떤 기분일까나? 10. 잭 역의 데이브 프랑코는 어째 낯익다 했더니 역시 제임스 프랑코 동생이었어. 11. 멜라니 로랑 오랜만이다. 하지만 쇼샨나 시절이 더 매력적이었어. |
![]() 3/30 CGV 판교 4관 ★★★★★★☆☆☆☆ |
1. 역시 재개봉으로 관람한 영화. '텔마와 루이스' 사이에서 살짝 고민하다가 안 본 영화를 선택
2. 기억은 안 나는데 마눌님이 넷플릭스로 이 영화를 볼 때 내가 그랬단다. '이런 영화는 안 볼거야.' 2-1. 그래 놓고서 극장가서 봄. 3. '이런 영화'라고 한 영화가 무엇인지를 정의해 본다면 왜 그런 말을 했었는지도 기억이 날 만하다. 4. 마초 아빠의 성화 때문에 억지로 권투를 배우는 아이가 발레에 흥미를 느껴서 아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는 표면을 살짝만 벗기고 들여다 봐도. 5. 1980년대 잉글랜드의 더럼 지역이 배경이다. 한국에서나 '철의 여인'이라는 평을 듣는 '마녀' 대처의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인하여 폐광이 속출하던 시절이다. 배경만 봐도 여러 영화가 떠 오른다. 5-1. 그나마 재미있는 '트레인스포팅'은 이 영화 내용과는 약간 거리가 있고, '브레스트 오프' 나 '풀 몬티' 가 바로 떠오른다. 폐광이 되었으니 전통적인 광부는 못 하겠고, 실직자들 모여서 뭐라도 해야 할텐데. 6. 그런데 빌리는 다른 실업자들을 모으지 않는다. 아버지와 형이 광부를 모아서 파업을 하는 와중일 뿐이다. 7. 그네님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로 꼽은 바 있다. '합리화'에 무의미하게 저항하는 '좌파' 아빠의 억압을 물리치고, 개인의 '노오오오력' 을 바탕으로 성공한 스토리. 무릇 민영화에 대처하는 공기업 구성원들의 자세는 이래야하지 않는가... 라고. 8. 바로 이 지점이 2번에서 내가 '이런 영화'라고 했던 이유이다. 8-1. 물론 영화를 보면 그네님이 이 영화를 실제로 보긴 한건가 하는 의심이 가긴 한다. 개인의 '노오오오력'을 칭송하는 영화도 아니고, 파업 준동 세력에 저항하는 내용은 더더욱 아니다. 8-2. 하지만 빌리의 성공담, 실제 모델인 필립 모슬리의 성공담을 보면 그네님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할만한 여지가 없지 않은 것이 불만이다. 9. 나이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는 것은 8-2와 같이 생각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3/31 CGV 판교 7관 ★★★★★★☆☆☆☆ |
1. 아카데미표 관람에 이어서 이번에는 깐느표.
1-1. 이 영화보다는 '인사이드 르윈'이 받았어야... 2. 레아 세이두는 영화에서 여러 번 봤으나 연기하는 모습은 못 봤다. 그냥 큰 키로 멀뚱히 서 있기만 했더랬지. '고스트 프로토콜' 이나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 그랬다. '로빈 후드'와 '바스터즈'에도 나왔다는데, 아예 기억도 안 난다. 2-1. 이 영화에서는 키가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네. 3. 올해 들어서 LGBTQ 영화를 몇 개나 보는거야? 4. 레아 세이두 말고는 감독 비롯해서 배우들까지 아는 이름이 없다. 당연히 레아 세이두가 주연인 줄 알았지. 5. 황금종려상까지 받았다기에, 레아 세이두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게되는 잔잔하고 서정적인 영화인 줄 알았으나... 6.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는 이름도 외우기 어려울 뿐더러 필모를 봐도 아무래도 모르는 배우인데, 꽤 낯이 익다. 익숙한 얼굴이라서 그런 듯. 7. 수위가 꽤 세다. 성기 노출까지 있고. 수위가 센 것이 오히려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로 세다. 7-1. 그에 비해서 커트 없이 개봉하다니. 8. 런닝타임 180분은 과도하게 길다. 둘이 헤어진 이후의 내용은 사족으로 보일 정도다. 9. 영호의 제목은 '아델의 삶' 정도로 해설될 듯. 원작 소설 제목이 '파란색은 따뜻하다' 정도로 해석되나 보다. 프랑스에서는 '아델의 삶. 챕터 1&2' 로 되어 있는데, 1까지만 만드는 것이 나았을 거다. 10. '불타는 여인의 초상'은 두 주인공의 시선으로 그 둘의 감정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영화는 그런거 없다. 그냥 지나치다 눈 마주치고 끝. 11. 그 때문에 감정의 이끌림이 없고, 아델의 삶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12. 엠마가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는 둘 사이의 관계가 남녀관계와 다를바 없어진다. 일과 자신의 인간 관계에 몰입하는 남편, 그리고 외롭다고 바람피다 걸리는 부인... 뒷 부분은 '사랑과 전쟁'이랑 별 다를 바 없다. 사족이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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