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도쿄 여행 33. 하라주쿠라면 에바 스토어
'12.11.13 (도쿄 현지 시각)
메이지 진구 明治神宮 구경을 먼저 했지만 사실 이 곳에 온 것은 하라주쿠의 유명한 코스프레 일군을 보려고 한 것이다. 주말이 아닌지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날 밝을 때에 메이지 진구부터 본 것이고, 처음 노리고 온 곳은 하라주쿠 역에서 메이지 진구 반대 편에 위치한 다케시타 도리 竹下通り 이다.
다케시타 도리는 도쿄 東京 내에서도 특이한 패션을 한 코스플레이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라고 하는데, 오늘은 주말이 아닌지라 그리 특이한 코스러들은 보이지 않는다.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독특한 디자인의 옷이나 좀 구경해 보자.
그런데 그냥 머리를 비운 채로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와중에 눈에 띄는광고 찌라시 안내문이 하나 있다. 어엉? 에반게리온 스토어 Evangelion Store ! 게다가 Tokyo-01 이라니. 그렇다면 도쿄 내에 여기 말고도 다른 스토어가 있다는 얘기인가?
아니, 도쿄의 첫번째 샵이든 두번째이든 상관 없어. 우리가 배회하는 바로 이 곳에 에반게리온 스토어가 있단 말이잖아. 그렇다면 더 생각할 겨를이 없지. 바로 매장으로 간다.
매장의 위치는 안내문에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다케시타 도리의 중간 쯤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장이 있다고 약도가 그려져 있다. 실제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흠. 그런데 이거 네르프 NERV 본부의 느낌이 나지 않잖아. 혹시나 사도의 출현이 감지될 때에 건물 전체가 지하로 대피하는 시스템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전체가 메탈 제질로 되어서 외부와 완전히 차폐되어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났다. 그것도 아니면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거나.
하지만, 건물의 모양 자체와는 별도로 하나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뿐인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신세기 에반기리온)' 을 가지고 이렇게 독립된 스토어를 개설한다는 것에오타쿠들의 씹덕스러움이 매니아들의 기개가 느껴지는 듯 하여 경외롭다. 자, 매장에 들어가보자. 한반 들어서는 순간 나도 씹덕의 세계에 빠지게 되는거다.
매장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은 주로 패션 및 잡화가, 2층은 문구와 생활 소품이 진열되어 있다.
신지 碇シンジ , 레이 綾波レイ 등이 프린트 된 티셔츠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니까 일단 지나치고, 눈에 띄는 것은 우선 초호기 初號機 테마의 손목 시계이다. 있지도 않은데 있어보이는 사해문서 死海文書 의 존재처럼, 여기에도 있지도 않은 에반게리온 Watch Project 라는 이름을 붙여서씹덕들의 덕심을 컬렉터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패션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기에 1층은 그냥 스윽 지나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의 관심을 딱 잡아끄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エバンゲリオン 新劇場版 破 (신극장판 파)' 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그리고 4일 후에 개봉할 'エバンゲリオン 新劇場版 Q (신극장판 Q)' 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마리 真希波・マリ・イラストリアス 의 안경을 판매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판매 예정이다. 헛, 판매가 아니라 판매 예정이라니. 혹시 Q 의 개봉날에 맞춰서 판매를 개시하겠다는 것이냐? 난 내일이면 서울로 돌아간단 말이다.
마침 안경을 바꿀 때도 되어서 딱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발견했는데 왜 살 수가 없니? 안타까운 마음에 시착을 해 봤는데, 이럴 수가. 잘 어울리잖아! 사고 싶잖아! 마리에 대한 연정만 커진 상태로 1층 돌아보기를 마무리 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당장 신극장판의 세번째 이야기 'Q' 의 공개까지 4일 남은 날이다. 첫번째 '서'에서 야시마 작전의 새로운 작화와 두번째 '파'에서 보여진 기존 시리즈의 파괴, 한껏 끌어올려진 서드 임팩트에 대한 기대감은 'Q' 의 예고편에서 이미 드러났다. 序-破-急 순서로 이어지는 신극장판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떡밥은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그래, 나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은 과연 2층에 있었어. 2층 초입부터 귀여운 앙꼬빵과 초콜렛 등을 넘어가니 실용적인 머그잔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레이가 그려진 것 보다 아스카가 그려진 머그에 더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붉은 색 수트 옆으로 써 있는 것은 누구의 사인이더냐? 아마도 성우를 맡은 미야무라 유코 宮村 優子 의 사인이 아닐까 짐작한다.
하지만 1층에 이어서 2층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Not for Sale' 이라니. 마음에 드는데 왜 살 수가 없니?
'스토어 한정'이라고 진열된 것 중에서 제 4사도인 사키엘 Sachiel (사실 제4사도랑 사키엘이 같이 쓰일 수는 없잖아.) 의 카와이 캐릭터 상품들이 있다. 음, 이거 꽤나 귀여워서 약간 마음이 흔들리긴 하지만, 오늘은 아스카 式波・アスカ・ラングレー 아이템을 사려고 왔으니 흔들리지 말자. 이 와중에 컵덕인 구인모 군은 사도 머그를 하나 구입했다.
그 외에도 텀블러나 회차별 제목이 붙어 있는 티셔츠 등 다른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이템들이 많구나. 내가 좀만 더 덕스러웠어도 많이 샀을거야. 하지만 난 꿋꿋하다고.
공식 매장인지라 각종 전시물이 많다. 매장 개장 혹은 'Q'의 개봉을 축하하는 다른 만화가들의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나중에 보니 '촬영금지에리어'라고 써 있는 걸 알았는데 그 때는 미처 모르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직원들도 사진 찍는 걸 뻔히 보면서도 딱히 제지를 가하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 거 찍는 사람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겠지.
마음에 두는 2개 아이템이 모두 판매를 하지 않는 바람에 마음이 상했다. 마음을 차지한 것을 팔지 않으니, 막상 판매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뭔가 하나를 사야겠기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이폰용 홈버튼을 사기로 했다. 색깔 별로 몇 가지가 있었는데 우선 금색은 구려서 버리고, 아스카의 붉은 색과 레이의 흰색 중에서 선택을 했다. 무엇을 살까 하다가 붉은색이 그렇게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레이의 흰색을 샀다. 아스카 미안.
집에 와서 새로 마련한 흰색의 아이폰 5에 붙여주고 여기에 루나 커스텀 커버까지 씌워주니 홈버튼과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마치 에반게리온의 파일럿들이 실제로 들고 다니는 통신기 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는 건 자기 위안을 위한 개뻥이다.
현재 에바 스토어 1호점은 이케부쿠로 池袋 의 파르코 Farco 백화점으로 옮겨서, 하라주쿠 原宿 지역에는 없습니다.
2014년 겨울에 하라주쿠 점에 다시 가려다가 쓸쓸히 돌아온 기억이...
2014년 겨울에 하라주쿠 점에 다시 가려다가 쓸쓸히 돌아온 기억이...
메이지 진구 明治神宮 구경을 먼저 했지만 사실 이 곳에 온 것은 하라주쿠의 유명한 코스프레 일군을 보려고 한 것이다. 주말이 아닌지라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날 밝을 때에 메이지 진구부터 본 것이고, 처음 노리고 온 곳은 하라주쿠 역에서 메이지 진구 반대 편에 위치한 다케시타 도리 竹下通り 이다.
다케시타 도리는 도쿄 東京 내에서도 특이한 패션을 한 코스플레이어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라고 하는데, 오늘은 주말이 아닌지라 그리 특이한 코스러들은 보이지 않는다. 뭐, 어쩔 수 없지. 그냥 독특한 디자인의 옷이나 좀 구경해 보자.
그런데 그냥 머리를 비운 채로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와중에 눈에 띄는
아니, 도쿄의 첫번째 샵이든 두번째이든 상관 없어. 우리가 배회하는 바로 이 곳에 에반게리온 스토어가 있단 말이잖아. 그렇다면 더 생각할 겨를이 없지. 바로 매장으로 간다.
매장의 위치는 안내문에 자세하게 그려져 있다. 다케시타 도리의 중간 쯤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장이 있다고 약도가 그려져 있다. 실제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흠. 그런데 이거 네르프 NERV 본부의 느낌이 나지 않잖아. 혹시나 사도의 출현이 감지될 때에 건물 전체가 지하로 대피하는 시스템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 전체가 메탈 제질로 되어서 외부와 완전히 차폐되어 있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났다. 그것도 아니면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거나.
하지만, 건물의 모양 자체와는 별도로 하나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뿐인 '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 (신세기 에반기리온)' 을 가지고 이렇게 독립된 스토어를 개설한다는 것에
매장은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은 주로 패션 및 잡화가, 2층은 문구와 생활 소품이 진열되어 있다.
신지 碇シンジ , 레이 綾波レイ 등이 프린트 된 티셔츠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니까 일단 지나치고, 눈에 띄는 것은 우선 초호기 初號機 테마의 손목 시계이다. 있지도 않은데 있어보이는 사해문서 死海文書 의 존재처럼, 여기에도 있지도 않은 에반게리온 Watch Project 라는 이름을 붙여서
패션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기에 1층은 그냥 스윽 지나치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의 관심을 딱 잡아끄는 아이템을 발견했다. 'エバンゲリオン 新劇場版 破 (신극장판 파)' 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그리고 4일 후에 개봉할 'エバンゲリオン 新劇場版 Q (신극장판 Q)' 에서의 활약이 기대되는 마리 真希波・マリ・イラストリアス 의 안경을 판매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판매 예정이다. 헛, 판매가 아니라 판매 예정이라니. 혹시 Q 의 개봉날에 맞춰서 판매를 개시하겠다는 것이냐? 난 내일이면 서울로 돌아간단 말이다.
사고 싶어, 하악하악
마침 안경을 바꿀 때도 되어서 딱 마음에 드는 안경테를 발견했는데 왜 살 수가 없니? 안타까운 마음에 시착을 해 봤는데, 이럴 수가. 잘 어울리잖아! 사고 싶잖아! 마리에 대한 연정만 커진 상태로 1층 돌아보기를 마무리 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당장 신극장판의 세번째 이야기 'Q' 의 공개까지 4일 남은 날이다. 첫번째 '서'에서 야시마 작전의 새로운 작화와 두번째 '파'에서 보여진 기존 시리즈의 파괴, 한껏 끌어올려진 서드 임팩트에 대한 기대감은 'Q' 의 예고편에서 이미 드러났다. 序-破-急 순서로 이어지는 신극장판의 마지막은 어떻게 될 것인가... 라는 떡밥은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간다.
그래, 나의 취향에 맞는 아이템은 과연 2층에 있었어. 2층 초입부터 귀여운 앙꼬빵과 초콜렛 등을 넘어가니 실용적인 머그잔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레이가 그려진 것 보다 아스카가 그려진 머그에 더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붉은 색 수트 옆으로 써 있는 것은 누구의 사인이더냐? 아마도 성우를 맡은 미야무라 유코 宮村 優子 의 사인이 아닐까 짐작한다.
하지만 1층에 이어서 2층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Not for Sale' 이라니. 마음에 드는데 왜 살 수가 없니?
'스토어 한정'이라고 진열된 것 중에서 제 4사도인 사키엘 Sachiel (사실 제4사도랑 사키엘이 같이 쓰일 수는 없잖아.) 의 카와이 캐릭터 상품들이 있다. 음, 이거 꽤나 귀여워서 약간 마음이 흔들리긴 하지만, 오늘은 아스카 式波・アスカ・ラングレー 아이템을 사려고 왔으니 흔들리지 말자. 이 와중에 컵덕인 구인모 군은 사도 머그를 하나 구입했다.
그 외에도 텀블러나 회차별 제목이 붙어 있는 티셔츠 등 다른 매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아이템들이 많구나. 내가 좀만 더 덕스러웠어도 많이 샀을거야. 하지만 난 꿋꿋하다고.
공식 매장인지라 각종 전시물이 많다. 매장 개장 혹은 'Q'의 개봉을 축하하는 다른 만화가들의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나중에 보니 '촬영금지에리어'라고 써 있는 걸 알았는데 그 때는 미처 모르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직원들도 사진 찍는 걸 뻔히 보면서도 딱히 제지를 가하거나 하지 않는다. 이런 거 찍는 사람 중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겠지.
마음에 두는 2개 아이템이 모두 판매를 하지 않는 바람에 마음이 상했다. 마음을 차지한 것을 팔지 않으니, 막상 판매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뭔가 하나를 사야겠기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아이폰용 홈버튼을 사기로 했다. 색깔 별로 몇 가지가 있었는데 우선 금색은 구려서 버리고, 아스카의 붉은 색과 레이의 흰색 중에서 선택을 했다. 무엇을 살까 하다가 붉은색이 그렇게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레이의 흰색을 샀다. 아스카 미안.
집에 와서 새로 마련한 흰색의 아이폰 5에 붙여주고 여기에 루나 커스텀 커버까지 씌워주니 홈버튼과의 절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마치 에반게리온의 파일럿들이 실제로 들고 다니는 통신기 같은 포스가 느껴진다... 는 건 자기 위안을 위한 개뻥이다.
1호점이다.
팬티에 3rd라니. 서드 임팩트는 그렇다면 바로...
커스텀 커버가 아주 마음에 들었으나 아이폰5용이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디자인의 초콜릿을 샀다간 먹지 못할 걸 알기에
카, 카와이 하잖아. 하악...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키티 콜라보
28개 사서 매일 하나씩 입고 다니면?
싱크로율이 100%인 듯한 느낌이 드는 인테리어로군.
사고 싶다고. 왜 팔지 않냐고.
이런 디테일한 유머 감각이 좋다.
1주년 페스티벌인데, 그래서 뭐가 있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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