バーバー吉野 (요시노 이발관) - 다분히 정치적이어서 불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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バーバー吉野 (요시노 이발관)
다분히 정치적이어서 불편한 |
년도 : 2004년 국가 : 일본 상영 : 96분 제작 : イマジカ 배급 : ユーロスペース 연출 : 오기가미 나오코 荻上直子 각본 :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 모타이 마사코 もたいまさこ (요시노 吉野 역) 이시다 호시 石田法嗣 (사카가미 요스케 荻上直子 역) 요네다 료 米田良 (요시노 케이타 吉野慶太 역) 흥행 : 13,512명 (한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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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7.21, 12:20~, 중앙시네마 1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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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어린이들은 모두 같은 머리를 하고 있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다가, 그 마을에 나타난 갈색 머리의 전학생으로부터 전개되는 이 영화는 그 부제와 설정만으로도 심히 정치적 색채를 띄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かもめ食堂 (카모메 식당)'이나 'めがね (안경)' 등 이 전에 개봉했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조용하고 잔잔한 슬로우 라이프를 그린 영화였다라는 평이 대부분인 것을 봐서는, 그녀의 데뷔작인 이 작품만 특별히 전투적일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정치적인 색깔을 약간 띈 잔잔한 코미디일까?
하지만,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특히 마지막 네 꼬마의 저항과 그 탄압, 그리고 모든 것이 정리된 이후 다시 맞이한 평온한 일상은 나의 마음을 심히 불편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내용은 처음 상상한 그대로이다.
이발소라고는 요시노 아줌마가 운영하는 요시노 이발관 하나뿐인 작은 마을, 요시노 아줌마의 개인적인 고집이 반영된 것인지 모든 초등학교 남학생들의 머리는 일명 바가지 머리이다. 눈썹에서 2.5cm 위로 올라가 일자로 곧게 자른 머리를 하고서는 산신 축제에서 '할렐루야'를 부르는 것이 이 마을의 전통이란다.
마을에는 바가지 머리를 하지 않은 딱 한 사람 키케이 아저씨 인데, 이 자는 상점가를 돌아다니며 실실대는 정신 이상자이다. (게다가 이름 키케이는 奇形 의 음독이다.)
이런 마을에 갈색 머리를 뒤로 넘긴 사카가미가 도쿄 東京 에서 전학을 오고부터 사건은 시작된다.
숱한 마을 사람들이 뒤로 넘긴 갈색 머리를 흘끔흘끔 쳐다보더라도, 유일한 이발사인 요시노 아줌마가 머리를 깎으러 오라고 얘기를 해도, 심지어는 교무실에 불려가서 바가지 머리로 깎으라는 훈계를 들어도 사카가미는 요지부동이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4명의 집단 가출과 염색, 그리고 삭발로 이어지는 결말.
이 영화는 너무나도 직접적으로 파시즘이 지배하는 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
마을의 소년들은 모두들 동일하게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한다는 전통이라는 이름의 유령이 마을을 떠 돌지만, 그 유령의 기원을 아는 사람은 없다. 마치 지난 잃어버린 10년간 우리 나라가 망해간다는 아젠다와도 같이 말이다. 기다란 코에, 찢어지고 밑으로 쳐진 눈을 가진, 빨간 얼굴에 긴 코를 가진 텐구 天狗 라는 산신이 아이를 잡으러 왔을 때 잡혀가지 않기 위함이라는 근거도 없는 미신에 대해서 그 누구도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다.
2MB가 사실은 정치/경제사범이었다는 텐구가 실상은 근대화 시기 표류한 외국인이 기원이었을 것이라는 설에 대해서는 아랑곳 하지 않고, 심지어는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어떻게 해서 7위/4만불/7%가 되는지 바가지 머리를 왜 해야 하는지 제대로 설명해 주는 어른도 없이 그냥 아이들은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한다는 아젠다만이 남아서 모두들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이다.
갈등의 시작은 이 아젠다에 의문을 품는 한 소년의 등장에서 비롯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젠다에 대한 의문은 묵살당하고, 이에 대한 반항은 철저하게 응징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삭발을 당하는 체육관(?)은 마치 법정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권위를 상징하는 선생과 물리력을 상징하는 요시노 아줌마는 당당히 아이들을 내려다 보며 서있고, 아이들은 마치 죄수와도 같은 모습으로 고개를 숙인채 앉아서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파시즘이 지배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항상 봐 왔던 익숙한 모습이다. 헌법 13조건 무엇이건 간에 이러한 의문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아젠다를 주입시켰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정통성을 부여한 폭력을 동원하여 철저히 박살내 버린다.
피고석에 앉은 아이들에게는 일말의 변호도 허락되지 않으며, 오로지 판결과 선고만이 존재할 뿐, 판결과 선고에 대한 근거가 되는 어떠한 법 조항도 낭독되지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특히 불편했던 것은 결국 사카가미 역시 바가지 머리를 하고, 요시노 이발관에 놀러가 만화책을 보면서, 요시노 아줌마가 던져주는 과자를 먹으며, 예전에 자신이 나타나기 전에 이 동네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고요하고 평안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카가미를 비롯한 동네 아이들이 모두 촌스럽워 싫다고 외쳐댔던 이 바가지 머리가 파리의 멋쟁이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최신 헤어스타일이라는 것은 유신 체제가 국가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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