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Rome with Love (로마 위드 러브) - 한번쯤 상상해 봄직한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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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Rome with Love (로마 위드 러브) 한번쯤 상상해 봄직한 로망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12분 제작 : Medusa Film 배급 : Sony Pictures Classic 연출 : 우디 알렌 Woody Allen 출연 : 앨리슨 필 Alison Pill (헤일리 Hayley 역) 로베르토 베니니 Roberto Benigni (레오폴도 Leopoldo 역) 페넬로페 크루즈 Penélope Cruz (안나 Anna 역) 제시 아이젠버그 Jesse Eisenberg (잭 Jack 역) 2013. 4. 28. 17:30 CGV 강변 4관 |
런던 London , 바르셀로나 Barcelona , 파리 Paris 찍고 로마 Rome 로...
평생 해외는 커녕 LA 도 안 갈 것 같은 영원한 뉴욕 New York 파 노감독" 이라는 얘기를 지난 영화에서도 했으니 넘어가고.
어쨌든 이번에는 파리에 이어서 로마다. 캐스팅과 스태프를 소개하는 익숙한 글씨체의 자막과 함께 항상 재즈 음악이 흘렀는데, 이번에는 칸쵸네가 나오기에 기묘한 감정이다. 시각적으로는 익숙한데 청각적으로 낯서니 뭔가 뒤틀린 느낌인데. 그러고 보니 전작은 샹송이었나? 확실하게 기억이 나지 않네.
'비에 젖은 파리가 아름다워'를 주절이던 우디 알렌스럽지 않은 전작에 비해서 이번 영화는 서사가 좀 덜하지만 그래도 주인공들의 면면이 충분히 우디 알렌스럽다.
내가 비행 공포증이 있어서 웬만하면 안 간단 말이야.
전작들이 하나의 내러티브를 가진 단편이라면, 이번 영화는 4개의 에피소드들이 로마를 배경으로 독립적으로 펼쳐진다.
사실 이런 식의 구성에 대한 기대라면 이야기들이 서로 겹치거나 각 에피소들의 등장 인물들 간에 서로 연관성을 갖거나, 아니면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거나 하는 것인데, 거기까지는 충족시켜주지는 않는다. 이야기는 별 다른 연관 없이 각각 진행되고, 심지어는 시간의 흐름도 전혀 다르다. 4개의 이야기가 병렬 편집되어 번갈아 가면서 이어지기는 하지만, 4개를 하나씩 독립적으로 이어놔도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굳이 한가지 무언가를 뽑아 본다면 한번쯤 상상해 보게 되는 로망이 아닐까?
여행지에서 현지인과 빠지는 로맨스
로마 여행 중인 미국인 관광객 헤일리는 트래비 분수 Fontana di Trevi 에 가는 길을 묻다가 현지 변호사인 미켈란젤로 Michelangelo (플라비오 파렌티 Flavio Parenti ) 를 만나 바로 사랑에 빠진다. 급격하게 결혼까지 약속한 둘은 미국에 있는 헤일리의 부모님까지 로마로 불러들여서 상견례 후 약혼까지 급속도로 해치워 버린다.
물론 이런 달달한 사랑 얘기로 끝낼 우디 영감님이 아니지. 헤일리의 아버지 제리 Jerry 로 직접 등장하여 예전처럼 신경증에 걸린 전위 연출가의 역할을 충실히 해 준다. 샤워를 하는 도중에만 오페라 아리아를 기가 막히게 부를 수 있는 장의사 예비 사돈 지안카를로 Giancarlo (실제 유명 오페라 테너인 파비오 아르밀리아토 Fabio Armiliato ) 을 기어이 오페라 무대에 세우는 것이 기가 막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웃은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한번쯤 꿈꿔보는 과감한 일탈
포르데노네 Pordenone 라는 시골 출신의 부부가 신혼 여행 겸,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겸 하여 로마로 올라왔는데, 아내 밀리 Milly (알레산드라 마스트로나디 Alessandra Mastronardi ) 미장원에 갔다가 길을 잃어 돌아오지 않고, 남편 안토니오 Antonio (알레산드로 티베리 Alessandro Tiberi ) 는 그 사이에 호텔 방으로 잘못 찾아온 콜걸 안나와 같이 있는 장면을 친척들에게 들킨 후 안나가 아내인 척 속인다. 이 와중에 길을 잃어버렸던 밀러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만난 남자 배우의 호텔 방으로 따라 가게 된다.
부인 맞아요?
이탈리아 코미디를 우디 알렌 방식으로 해석한 것 같다는 평이 있는데, 이탈리아 영화라고는 펠리니 Federico Fellini 영화 몇 편 본 것이 다 인지라 코미디까지는 모르겠다만 이탈리아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이탈리아식 에피소드를 만들려고한 느낌은 받을 수 있었다. 특히나 아내와 강도의 대화에서.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로마에서 유학 중인 미국인 유학생 잭은 동거하는 애인 샐리 Sally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 ) 의 친구 모니카 Monica (엘렌 페이지 Ellen Page ) 가 온다는 것에 싫은 척 하지만, 결국에는 모니카에게 끌려서 샐리와 이별을 고하려고 하는 순간 전화가 걸려오고... 잭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음. 너 이제 어쩔래?
여기에 실존 인물인지 상상속의 해설자인지 등장하는 건축가 존 John (알렉 볼드윈 Alec Baldwin ) 은 마치 소포클래스 Sophocles 의 희극에 나오는 해설용 코러스 또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 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잭의 감정에 대한 시니컬한, 하지만 현실적인 조언이 맛깔나다. 전작 'Mighty Aphrodite (마이티 아프로디테)' 를 떠올리게 하는 에피소드이다.
셀러브리티의 로망
평범하기 서울역에 그지 없는 레오폴도는 어느날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다. 바이런 George Byron 식으로 말하자면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더라.' 정도. 하지만 특출난 점이 없는 레오폴도이다 보니 특별히 관심의 대상이 되는 부분도 없다. 아침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속옷은 어떤 스타일을 입었는지 등 당최 궁금해할 만한 건덕지가 없는 것들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기자 혹은 파파라치들 뿐이다.
아, 저도 왜 제가 유명해졌는지는...
이유도 모른 채 찾아온 인기는 역시나 똑같은 방식으로 이유없이 사라진다. 직설적으로 해석하자면 '인기란 부질없는 것'이라는 평범한 교훈을 끄집어낼 수있겠지만, 어디 인기만 그런 것이겠나. 사람의 삶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생 뭐 있겠나?
4가지의 에피소드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4가지의 로망이 때로는 엉뚱한 방향의 결말을 가져오거나, 또는 일장춘몽으로 추억만을 남긴 채로 끝나버리기도 한다. 나이를 먹을 수록 날카로움이 점점 부드러움으로 바뀌어 가는 노 감독의 충고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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