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미국 24. 블루맨 그룹의 공연
'06.9.28 (맨해튼 시각)
그린위치 빌리지 Greenwich Village 를 슬슬 둘러보고, 이제 'Blue Men Group (블루맨 그룹)'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애스터 플레이스 극장 Astor Place Theater 로 이동했다.
외국에 나와서 처음으로 보는 공연, 아직까지는 영어에 자신이 없기에 일부러 택한 non-verbal 공연이다.
75 USD 이면 7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오프 브로드웨이 Off-Broadway 의 공연이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42번가 42th St. 의 대작들은 과연 어느 정도의 가격대인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오프 브로드웨이의 소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작부터 골 때린다. non-verbal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전광판에 영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하긴, non-verbal 이라고 했지 non-article 은 아니니까.
"Please, please, please no photograhy and no videotaping, repeat no videotaping"
비슷한 의미의 몇 가지 언어의 문구가 나오고, 일본어에 이어서 나오는 문구는 "Sajin Kumji" 아하, 한국인도 이 공연을 보러 오나보다.
촬영 금지 경고 문구가 몇 차례 지나간 후에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하지만, 여전히 전광판에 문구가 나오고 있다. 이 문구 역시도 공연의 일부분인 것이다. 특이한 방식으로 공연을 전개하는 것이 대학 시절에 즐겨 본 '컬투 콘서트'가 떠오른다.
전광판에는 쉬운 영어로 문장이 흘러간다. 정확한 word 가 기억이 나지 않아서 대략의 번역으로 보자면
"A씨를 환영합시다.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컬링 금메달리스트인..." 헛, 진짜로 관객 중에서 누군가가 일어나서 인사를 나눈다.
"B씨를 환영합시다. 인간 게놈을 분석해서 논문으로 발표한..." 여기서부터 거짓말의 냄새가 살짝 풍긴다.
"C씨를 환영합시다. 가진 것도, 특별한 것도 없는...'

기대했던만큼 재미있고, 자리도 꽤 앞쪽이라서 무대가 잘 보인다.
non-verbal 인만큼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든 무대다. 여러가지 오브제를 사용하여 음악을 연주한다거나, 아크로바틱까지는 아니지만 몸을 이용한 퍼포먼스, 그리고 '난타' 를 연상시키는 타악 한마당까지.

공연이 끝난 이후에는 로비에서 블루맨 그룹의 멤버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10시에 공연이 끝났고, 블루노트 Blue Note 에 가볼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긴 하였으나, 예약도 하지 않았고 아침부터 강행군으로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어서 오늘은 아쉽지만 물러가고 로어 맨해튼 Lower Manhattan 은 다음번 방문을 위해 남겨두어야겠다.
호텔까지 걸어가기는 너무 고된지라 택시를 타고 타임 스퀘어 Times Square 로 복귀했다. 기사님이 호주 출신인데, 영어를 하는 수준은 나랑 비슷한 정도이다. 호주도 영어 사용하지 않나?
그런데 영어 수준이 비슷해서인지 오히려 말이 잘 통하고, 그래서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다. Korea 에서 왔다고 하니 'North or South?' 라고 물어보는 것이 좀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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