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세번째 미국 여행 14. We build this City on Rock 'n Roll
'06.9.27 (워싱턴 D.C. 현지 시각)
한참을 돌아다닌 후에 주차해 놓은 곳으로 돌아왔다. 차를 타고 장소를 이동해서 또 뭘 보러갈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동행하신 송과장님은 저녁 식사를 하러 가자는 분위기를 풍긴다. 아니, 그러시면 안 되죠. 아직 'Forrest Gump (포레스트 검프)' 에서 제니가 포레스트를 외치면 첨벙대던 링컨 기념관의 호수도 아직 보지 못했단 말입니다.
5시가 지난 시간이라 꽤나 차가 막힌다. 러쉬 아워가 꽤나 일찍 시작하는군.
어차피 차도 막혀서 시내 벗어나긴 힘드니 시내 구경이나 더 하자는 압박을 먼저 때려야겠다. '해 지기 전에 링컨 기념관 Lincoln Memorial 은 가 봐야죠.'
차가 많이 막혀서 포토맥 강 Potomac River 근처에 차를 세우고 슬슬 걸어가기로 했다.
주차를 하고 내려서 포토맥 강 건너를 보니 거기에 또 낯익은 건물이 하나 있다. 'X-files (X-파일)' 같은데 보면 딮 스로트가 어두운 밤에 멀더 Mulder 요원을 만나서 정부의 음모를 알려주는 장면에서 본 것 같은데, 미국의 3대 대통령인 제퍼슨 기념관 Thomas Jefferson Memorial 이다.
'X-files' 분위기에서 나오는 걸 보면 비밀리에 만나기에 꽤나 멀리 떨어진 교외 지역에 있는가 싶었는데, 막상 몰 National Mall 지역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강을 건너야 하는 섬에 외떨어져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멀어보이지만, 실제로는 걸어갈만 한 거리이고, 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기준으로 보면 의사당 United States Capitol 보다도 가깝다.
가깝다고 해서 부러 걸어가서 보고올 건 아니고, 일단은 해가 지기 전에 링컨 기념관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직진한다.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 기념관 사이에는 투영 연못 Lincoln Memorial Reflecting Pool 이 동서 방향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투영 연못 바로 동쪽에는 2차 세계 대전 추모비 World War II Memorial 가 있는데, 걷기에 지친 송과장님은 추모비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만 링컨 기념관에 가기로 했다.
포레스트 검프가 걸었던 그 길을 따라서 링컨 기념관으로 향한다. 수 많은 히피들이 가득 채웠던 (대부분 CG 였겠지?) 투영 연못은 오리의 똥과 그 위에 앵앵거리는 하루살이들로 뒤덮여 있어 영화의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
붉게 물드는 석양을 배경으로 굳건하게 서 있는 마지막 관람지 링컨 기념관에 도착하였다.
혹시라도 링컨 Abraham Lincoln 대신에 원숭이 테드 Thade 장군의 석상이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전혀 그럴리 없고 익숙한 얼굴의 링컨 석상이 근엄하게 앉아 있다.
여기에 온 관광객들과 함께 간절하게 노래를 부른다면 링컨 아저씨가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We built this city on Rock'n Roll' 을 불러줄 것 같은 분위기이건만,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덧 시간은 오후 7시가 되어간다.
해는 거의 넘어갔고, 어둑하지만 붉은 기가 도는 노을이 있는 하늘에는 역시 워싱턴 기념탑이 자리잡고 있다.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 볼 것이 많았던 워싱턴 D.C. Washington D.C. 의 관광을 끝내고 저녁을 먹으러 간다. 가는 길에 차에서 보았던 펜타곤 The Pentagon 건물까지 치면 그래도 많은 것을 보긴 했다.
지금껏 펜타곤의 외관은 스텔스기와 같은 검은색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네.
내가 해외로 와서 한식을 먹는 일은 거의 없지만, 시내 구경을 하는 동안 내가 하자는 대로 같이 다녀 준 송과장님의 취향에 맞춰서 한국 식당이 많이 몰려 있는 곳에 가서 육개장을 먹었다.
국물을 내는 고기가 달라서인지, 아니면 양념에 들어가는 각종 재료가 달라서 그런지 국물 맛이 좀 다르다. 어쨌든 저녁 값는 내가 내지 않고 송과장님이 냈으니 큰 불만은 없다.
식사를 하고 이리 저리 헤메이다가,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 워싱턴 D.C. 에서의 일정은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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