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KS 5차전 두산:NC (11/23)
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KS 5차전 두산:NC
11월 23일 (월) 18:30~21:31 고척 스카이돔
0:5 NC 승 (W) 구창모 (L) 플렉센 Chris Flexen
4차전까지 양팀의 전적은 2승 2패로 호각이다. 애초 전력 차이를 보면 0:4 정도로 싱겁게 지면서 끝나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플렉센의 호투(?)는 PS 에 이어 KS 에서도 이어졌고, 3차전에서 망외의 승리를 거두면서 그래도 호각으로 끌고 왔다. 원투 펀치에서 조금 우위라고 보기 때문에 5-6차전에서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두산 타자들의 공격을 보면서 소심하게 가졌던 실낱의 희망은 하늘로 훨훨 날아가 버리는 것이 보였다.
오늘의 매치업은 두산의 플렉센과 NC의 구창모, 2차전의 매치업이 그대로이다. 로테이션 순서로 간다면 1차전에 나왔던 알칸타라 Raul Alcantara 여야했다. 홈과 어웨이 구장에서 진행하던 예년이었다면 5차전 등판시 4일 휴식이었겠지만, 중립 구장에서 진행하는 일정상 5일 휴식이 가능한 일정이어서 알칸트라가 순서였던 것이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은 4일 휴식한 플렉센을 선택했다. 알칸타라가 페넌트레이스를 많이 던져서 체력 면에서 플렉센이 낫다는 것이었는데, 그게 그렇게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NC의 루친스키 Drew Rucinski 는 4차전에서 2.2이닝을 투구했기에 오늘 나오는 것은 무리다. 대신 4일 휴식한 구창모가 등판하였다.
2차전에서 플렉센은 6이닝 1실점으로 NC 공격의 예봉을 잘 막아낸 것 같은 기록이지만, 그 이면에는 5개의 병살플레이가 뒷밧침 된 것이었지, 타자를 압도하는 면에서는 페넌트레이스나 준PO/PO 에서의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의 투구는 후반기의 압도적인 모습까지는 아닐지라도 효과적으로 타자들을 잘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NC 구창모는 2차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하지만, 두산의 타자들은 그런 구창모를 공략하지 못했다. 공략하지 못했다는 것으로는 제대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별별 이상한 방법으로 스스로 공략을 막아내는 것 같다.
1회 선두타자 허경민이 구창모에게 8개의 공을 던지게 하고 볼넷으로 출루를 했다. 시작이 매우 좋다. 하지만, 2번타자 정수빈은 2구만에 병살타를 치면서 공격의 맥을 끊었다. 병살타는 그렇다 치자. 페르난데스가 1구만에 아웃 당하면서 투구수를 줄여주는 것도 넘어가자.
두산 공격의 망조는 2회에 극명하게 드러났다. 4번타자 김재호에게는 기대하지 않았으니, 원아웃은 먹고 들어간다 치는데, 홀로 3안타를 치면서 5번타자로 승진한 김재호가 볼넷으로 나가고 최주환이 2루타를 치면서 맞은 1사 2-3루의 찬스에서 외야 플라이나 2루쪽의 깊은 땅볼만 쳤어도 선취점을 얻을 수 있었으나, 내야 플라이와 내야 땅볼로 찬스를 그냥 날려버린다.
3회에도 비슷한 패턴이다. 2사 후 정수빈과 페르난데스의 연속 안타로 1-2루 찬스를 맞지만, 4번타자는 끝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내야 땅볼 아웃으로 물러난다.
투수가 무안타로 호투하고 있을 때, 이렇게 타자들이 장작만 쌓다가 마는 경우에 결말은 뻔한 패턴이 된다. 안타수에서는 한참 앞서지만 무득점이고, 상대방의 안타 2개에 실점하면서 패하는 테크트리를 그대로 타고 간다.
4회까지 피안타 2개로 호투하던 플렉센은 5회에 볼넷 하나와 피안타 하나로 선취점을 내주었고, 결국에는 6회에 홈런을 맞으면서 6이닝 3실점으로 패전의 멍애를 뒤집어 쓰게 된다. 반면 3회까지의 찬스를 걷어찬 두산의 타자는 7회까지 3자범퇴를 반복하면서 그리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던 구창모가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칠 수 있게 해 주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선, 땅볼만 쳐 대던 박건우가 모처럼 정타를 3루타로 연결하면서 무사 3루의 찬스를 맞았으나 후속 타자가 짧은 외야 플라이, 삼진, 외야 플라이 아웃을 당하면서 마치 '점수를 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NC 는 2사 이후에도 공격을 계속 이어가면서 추가점을 뽑아내며 점수를 0:5까지 벌이며 낙승을 가져왔다.
컨디션이 좋은 김진성을 5차전에도 끌어내며 체력을 소모하게 만든 것은 좋았으나, 9회 주자를 맞추면서 수비방해 경기 종료를 맞이하는 두산의 공격 모습에는 실소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혼자 3안타를 쳤던 김재호를 5번 타순으로 변경한 것 때문인지 무안타로 마무리한 것도 심히 걱정된다. 그나마 희망적인 점이라면 그동한 활약이 없었던 (혹은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한) 윤명준이 1.1이닝 무안타로 호투하면서 선택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혔다는 것?
내일이라고 달라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