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PO 3차전 KT:두산 (11/12)
2020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PO 3차전 두산:KT
11월 12일 (목) 18:32~21:40 고척 스카이돔
5:2 KT 승 (W) 쿠에바스 (L) 알칸타라
타격에 대해서는 약간의 우려가 남았지만, 어쨌든 준PO부터 시작한 포스트 시즌 4연승을 거두고 맞게된 PO 3차전이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 나간다면, 에이스 모드의 플렉센을 KS 1차전에 낼 수 있는 좋은 진행이다.
20승의 알칸타라가 6일 휴식 후 등판하기 때문에 많이 회복 되었을 것이라 기대하고, 쿠에바스는 경기마다 널을 뛰는 선수이니 선발 매치업에서도 우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2차전에서 KT 의 구원진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 불안하지만, 선발 대결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과는 한참 다른 방향으로 경기가 진행되었다.
KT 에는 1차전의 소형준, 그리고 타선에서 박경수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눈에 띌만한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었는데 오늘 쿠에바스는 특유의 널뛰는 로테이션 중에서 최고점을 찍는 날이었다. 8회 오재원에게 뜬금포를 맞기 전까지 2개의 내야 안타와 실책외에는 4사구도 없이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알칸타라 역시 8회 2사까지 피안타와 볼넷이 있긴 하였으나 큰 위기 없이 KT 의 타선을 잘 막아냈다. 1차전에서 소형준의 활약이 플렉센의 압도적인 피칭에 가려졌다면 3차전 알칸트라의 활약은 반대로 쿠에바스의 피칭에 가려졌다.
그리고 8회 2사 후 볼넷과 연속 안타로 인하여 7회까지의 활약이 더욱 빛을 잃었다.
7회까지는 확연한 투수전이었다.
알칸트라 7이닝 89구. 피안타 5개, 4구 1개, 탈삼진 5개 무실점 vs. 쿠에바스 7이닝 87구, 피안타 2개, 탈삼진 2개 무실점. 7회가 종료된 시각은 아직 8시 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투구수마저 효율적으로 관리한 두 투수는 8회에도 등판하였고, 그 결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2사까지 무난하게 아웃카운트를 쌓아 올리던 알칸트라는 투구수 100개가 가까워지면서 황재균의 타석에서 갑자기 흔들린다. 볼만 4개 연속으로 던지며 출루를 시키더니 다음 타자인 로하스에게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쌓는다. 결국 내내 삽을 푸던 유한준이 1차전과 같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올렸다. 부랴부랴 구원진을 투입했으나 결과는 처참했다.
패스트 볼로 추가 1실점 하더니 계속되는 볼넷과 배정대의 법력타까지 나오며 점수는 4점차로 벌어져 경기는 완전히 넘어갔다. 이어 박치국, 함덕주, 김강률이 줄줄이 등판했으나, 컨디션 점검 이상의 의미는 없다.
8회 오재원의 뜬금포와 그나마 타격감이 괜찮은 김재환의 9회 솔로 홈런이 있었지만, 다른 타자들의 무기력한 공격으로 인하여 득점은 2점으로 그치고 만다.
오늘 한 경기 진 것은 쿠에바스의 눈부신 호투 때문이라고 쳐도 침체된 타선의 문제는 심각하다. 1~2차전 KT의 빈타에 가려져 있었지만, 김재환과 김재호 정도가 그나마 쳐내고 있는 상황이고, 준PO 의 오재원과 같이 폭발하는 선수가 없다. 가을에 강하던 허경민, 정수빈도 침체되어 있고, 가을에 약했던 박건우는 여전히 약하다.
내가 2차전 경기평 쓰면서 마지막에 "스코어링 포지션 주자를 남긴 공격력은 이후 KS 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했지? 오늘은 스코어링 포지션에도 3번밖에 못 가봤다.
반면 KT 는 조용호가 꾸준하게 활약을 하고 있고, 침체되었던 강백호와 로하스가 3차저에서 좋은 타이밍의 타격을 보여주면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4차전은 아마도 2차전보다 훨씬 더 뜨거운 타격전이 에상되는데, 아예 포기하고 5차전의 플렉센에게 기댈지, 타격에 맞불을 놓게될지는 가 봐야 알 것 같다.
하지만, 4차전이 열리는 일본에서 넘어온 지인과의 술자리가 있기 때문에 19년 PO 1차전부터 이어진 포스트 시즌 연속 관람의 기록은 12경기에서 여기서 마무리한다. 아, 올해 WC 경기 안 봤으니까 이미 중단된 건가?
두산의 포스트시즌 8연승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여기서 마무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