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도쿄 여행 40 - 자, 이제 마무리
'12.11.14 (도쿄 현지 시각)
자, 이제 슬슬 도쿄 東京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어차피 처음에 항공권을 제대로 예약했다면 없었을 6일차 일정 아닌가.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조급하게 여러군데 다닐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있다가 공항으로 가자.
아침 식사를 뿌듯하게 하고 나니 그닥 욕심나는 것이 없다. 12시까지는 공항에 가야 하니까 이제 2시간 남짓 남았다. 어디를 가든 오고 가는 이동 시간 빼면 머물 시간이 거의 없구나. 그냥 츠키지 築地 근처나 돌아야겠다.
마침 츠키지는 긴자 銀座 의 근처이다. 뭐가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만화 같은 데서 많이 등장하는 곳이니 한번 둘러 보고나 오자.
긴자는 일본 망가에 꽤나 자주 등장한다. 후쿠모토 노부유키 福本伸行 의 '금과 은' 에서는 금융권의 집합소로 긴자가 등장하는데, 다른 만화들에서는 룸싸롱이 많은 버블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그려진다. 막상 가보면 백화점이 좀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명동 같은 느낌이다. 많은 금융사가 여의도로 본거지를 옮기기 전에 명동이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했는데, 그러고 보면 명동이 긴자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행자들에게 긴자라고 하면 상징과도 같은 미쓰코시 三越 백화점이나 세이코 Seico 백화점을 중심으로 생각하겠지만, 우리 둘에게 긴자는 그런 백화점 따위는 아오안이다. 대신 공통으로 관심을 갖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스시 장인 지로가 꿈을 꾸고 있는, 미슐랭 Guide Michelin 쓰리 스타에 빛나는 스키야바시 지로 すきやばし次郎 이다. 물론 여행을 오기 전에도 이 곳을 알아봤다. 저녁 식사 예약은 3달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났다거나, 1인당 오마케세 おまかせ 가격이 3만엔 정도 한다거나 하는 전설과도 같지만 확인된 사실에 좌절하면서 포기한 바 있다. 주인장인 오노 지로 小野二郎 의 아들이 운영하는 미슐랭 원스타의 가게도 있다고 하는데, 여기 역시 1달 전에 예약이 마감되는 곳이라고 하니 굳이 헛물켤 필요 없다.
지로의 가게는 예상과는 달리 커다란 빌딩의 지하에 위치한다.
이 정도로 유명한 장인의 가게라면 골목 안쪽의 허름한 노포가 아닐까 하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선은 긴자에 그런 노포가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 (혹시 모르지. 어딘가 구석에 있을지도.) 츠카모토 소잔 빌딩 塚本総業ビル 의 지하 1층에 있다고 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구글 지도에 기대어 여러 지하도를 오고 가다가 결국에는 찾았다. 가게로 들어가는 입구가 넓지도 않고, 관광객이 우글대지도 않는다. 조용한 다방이 있을 법한 지하도의 한 구석에 가게가 위치하고 있다. 영업을 하는 시간이 아직 멀어서 그런지 줄을 서 있는 사람은 커녕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다.
다만,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부탁과도 같은 경고문이 한 쪽에 붙어 있을 뿐이다. 우리처럼 영화를 보고서, 먹지도 않을 거면서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경고문도 있고 해서 우리는 사진 거지처럼 기웃거리지는 않았다. 다만, 점심 영업을 준비하시는지 가게 문 밖으로 나와서 풍로에서 김을 구우려는 종업원이 보이길래 멀리서 사진만 찍고서 이만 물러났다.
마지막 여행지인 스키야바시 지로의 가게 구경을 마치고 이제 귀국을 준비한다.
역시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집 주인 양반의 사무실이 있다. 만나서 집 열쇠를 건네 주고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다음 재회를 기약한다.
자, 이제 다시 나리타 成田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남은 일본돈을 한국으로 가져가봐야 무소용이라는 호기를 부리면서 도쿄역까지 택시를 탔다. 예전에 아와지에서 택시를 탔던 아픈 기억 때문에 택시비에 대한 공포가 있었는데, 막상 2만원 남짓 나온 택시비와 긴자에서 도쿄역 東京駅 까지의 전철비를 비교해 보면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타야 할 에어아시아 AirAsia 의 카운터는 나리타 공항의 F 이다.
헛, 그런데 A~E 까지 순서대로 정렬된 카운터에서 E 다음은 G 다. 그리고 그 이후는 다시 순서대로 H로 시작된다. 엉? 이건 어떻게 된 사건이지? 왜 우리가 수속해야 할 F 카운터만 쏙 빠진 것인가? 비행 시간에 쫓겨 조급하게 왔다면 아마도 멘붕에 빠졌을텐데, 아직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괜찮다.
F 로 시작하는 단어에 대한 금기 때문에 F 카운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둘러보다가 F 카운터를 발견했다. 나리타 공항 건물의 바깥쪽에 위치한 에어아시아의 카운터를 보고서는 얼마나 황당했는지, 아무리 저가 항공사라 하더라도 이렇게 빠져 있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건 마치 수업 시간에 잘못해서 교실 밖에서 손들고 서 있는 학생같은 느낌이잖아.
벌서는 학생이든, 가건물이든, 뭐든지 간에 정상적으로 체크인은 가능하다.
시간도 많이 남은 채로 출국 심사도 마치고, 이제는 정말 마지막 남은 돈을 털어야 한다. 마침 점심 식사 시간이어서 남은 엔화를 다 털어서 나마비루 生ビール 를 주문했다. 그러나 결코 싼 가격이 아닌 이 맥주가 일본에서 먹은 가장 맛없는 맥주로 등극했다.
예전에 미국 다녀오면서 하네다인지 나리타인지에서 트랜짓하는 와중의 라운지에서 마신 공짜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
맛 없는 맥주를 마지막으로 이제 5박 6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자, 이제 슬슬 도쿄 東京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어차피 처음에 항공권을 제대로 예약했다면 없었을 6일차 일정 아닌가.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조급하게 여러군데 다닐 생각하지 말고 느긋하게 있다가 공항으로 가자.
아침 식사를 뿌듯하게 하고 나니 그닥 욕심나는 것이 없다. 12시까지는 공항에 가야 하니까 이제 2시간 남짓 남았다. 어디를 가든 오고 가는 이동 시간 빼면 머물 시간이 거의 없구나. 그냥 츠키지 築地 근처나 돌아야겠다.
마침 츠키지는 긴자 銀座 의 근처이다. 뭐가 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만화 같은 데서 많이 등장하는 곳이니 한번 둘러 보고나 오자.
내가 긴자에 왔습니다.
긴자는 일본 망가에 꽤나 자주 등장한다. 후쿠모토 노부유키 福本伸行 의 '금과 은' 에서는 금융권의 집합소로 긴자가 등장하는데, 다른 만화들에서는 룸싸롱이 많은 버블 경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그려진다. 막상 가보면 백화점이 좀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명동 같은 느낌이다. 많은 금융사가 여의도로 본거지를 옮기기 전에 명동이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했는데, 그러고 보면 명동이 긴자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진 곳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무리 아오안이지만 랜드마크 사진은 찍어줘야지.
여행자들에게 긴자라고 하면 상징과도 같은 미쓰코시 三越 백화점이나 세이코 Seico 백화점을 중심으로 생각하겠지만, 우리 둘에게 긴자는 그런 백화점 따위는 아오안이다. 대신 공통으로 관심을 갖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바로 스시 장인 지로가 꿈을 꾸고 있는, 미슐랭 Guide Michelin 쓰리 스타에 빛나는 스키야바시 지로 すきやばし次郎 이다. 물론 여행을 오기 전에도 이 곳을 알아봤다. 저녁 식사 예약은 3달 전에 이미 예약이 끝났다거나, 1인당 오마케세 おまかせ 가격이 3만엔 정도 한다거나 하는 전설과도 같지만 확인된 사실에 좌절하면서 포기한 바 있다. 주인장인 오노 지로 小野二郎 의 아들이 운영하는 미슐랭 원스타의 가게도 있다고 하는데, 여기 역시 1달 전에 예약이 마감되는 곳이라고 하니 굳이 헛물켤 필요 없다.
지로의 가게는 예상과는 달리 커다란 빌딩의 지하에 위치한다.
이 정도로 유명한 장인의 가게라면 골목 안쪽의 허름한 노포가 아닐까 하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선은 긴자에 그런 노포가 남아있을 리가 없잖아. (혹시 모르지. 어딘가 구석에 있을지도.) 츠카모토 소잔 빌딩 塚本総業ビル 의 지하 1층에 있다고 하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구글 지도에 기대어 여러 지하도를 오고 가다가 결국에는 찾았다. 가게로 들어가는 입구가 넓지도 않고, 관광객이 우글대지도 않는다. 조용한 다방이 있을 법한 지하도의 한 구석에 가게가 위치하고 있다. 영업을 하는 시간이 아직 멀어서 그런지 줄을 서 있는 사람은 커녕 주변에 사람도 거의 없다.
김 조차도 비쌀 것 같다.
다만,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부탁과도 같은 경고문이 한 쪽에 붙어 있을 뿐이다. 우리처럼 영화를 보고서, 먹지도 않을 거면서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경고문도 있고 해서 우리는 사진 거지처럼 기웃거리지는 않았다. 다만, 점심 영업을 준비하시는지 가게 문 밖으로 나와서 풍로에서 김을 구우려는 종업원이 보이길래 멀리서 사진만 찍고서 이만 물러났다.
마지막 여행지인 스키야바시 지로의 가게 구경을 마치고 이제 귀국을 준비한다.
역시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집 주인 양반의 사무실이 있다. 만나서 집 열쇠를 건네 주고 커피를 한 잔 하면서 다음 재회를 기약한다.
자, 이제 다시 나리타 成田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남은 일본돈을 한국으로 가져가봐야 무소용이라는 호기를 부리면서 도쿄역까지 택시를 탔다. 예전에 아와지에서 택시를 탔던 아픈 기억 때문에 택시비에 대한 공포가 있었는데, 막상 2만원 남짓 나온 택시비와 긴자에서 도쿄역 東京駅 까지의 전철비를 비교해 보면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타야 할 에어아시아 AirAsia 의 카운터는 나리타 공항의 F 이다.
헛, 그런데 A~E 까지 순서대로 정렬된 카운터에서 E 다음은 G 다. 그리고 그 이후는 다시 순서대로 H로 시작된다. 엉? 이건 어떻게 된 사건이지? 왜 우리가 수속해야 할 F 카운터만 쏙 빠진 것인가? 비행 시간에 쫓겨 조급하게 왔다면 아마도 멘붕에 빠졌을텐데, 아직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괜찮다.
F 카운터만 저쪽으로 나가
F 로 시작하는 단어에 대한 금기 때문에 F 카운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둘러보다가 F 카운터를 발견했다. 나리타 공항 건물의 바깥쪽에 위치한 에어아시아의 카운터를 보고서는 얼마나 황당했는지, 아무리 저가 항공사라 하더라도 이렇게 빠져 있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이건 마치 수업 시간에 잘못해서 교실 밖에서 손들고 서 있는 학생같은 느낌이잖아.
벌서는 학생이든, 가건물이든, 뭐든지 간에 정상적으로 체크인은 가능하다.
시간도 많이 남은 채로 출국 심사도 마치고, 이제는 정말 마지막 남은 돈을 털어야 한다. 마침 점심 식사 시간이어서 남은 엔화를 다 털어서 나마비루 生ビール 를 주문했다. 그러나 결코 싼 가격이 아닌 이 맥주가 일본에서 먹은 가장 맛없는 맥주로 등극했다.
예전에 미국 다녀오면서 하네다인지 나리타인지에서 트랜짓하는 와중의 라운지에서 마신 공짜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
맛 없는 맥주를 마지막으로 이제 5박 6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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