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세번째 미국 여행 5. 현주 @ 시카고 존 행콕 타워
'06.9.25 (시카고 시각)
실제로 업무는 워싱턴 D.C. Washington D.C. 에서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전에 시카고에 도착한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워싱턴 D.C. 로 바로 가는 항공편의 스케쥴이 지랄맞기도 하거니와 이 때 아니면 일부러 시카고 올 일이 없을 것 같아서 한 번 들러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현주가 여기서 로스쿨을 다니고 있는데, 얼굴 본지도 한참 되어서 한번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이유 중의 하나였다.
한국에서 메일로 미리 연락을 해서 약속을 정했고, 오후 6시에 눈에 잘 띄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슬슬 이동해 볼까나.
만나기로 한 곳은 밀레니엄 파크 Millennium Park 기준으로 시카고 강 Chicago River 의 북쪽에 위치하기에 미시간 애비뉴 Michigan Ave. 를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걷다가 목이 좀 말라서 CVS 에 들어갔다. 미국에 왔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절대 먹지 않던 맥도날드 McDonald's 도 먹었겠다, 이번에는 역시 한국에서 먹지 않는 스타벅스 Starbucks 의 프라프치노 병커피를 골랐다. 한국에서 3천원 정도 하는 비싼 가격이었는데, 여기는 부가세 포함해서도 $1.02 니까 한국이 3배 정도 비싼거지? 운송비라고 좋게 봐 주려 생각했으나, 우리나라 스타벅스 병음료는 서울우유에서 만드는 거잖아.
미시간 애비뉴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시카고 강의 다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인 (그렇다고 해서 별 다른 것도 없는) 미시간 애비뉴 브릿지 Michigan Ave. Bridge 를 건넜다. 이게 왜 유명한 다리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현주를 만나기로 한 곳은 미시간 호수 Lake Michigan 에 있는 부두 중의 하나인 네이비 피어 Navy Pier 의 관람차인 쇼어라인 사이트싱 Shoreline Sightseeing 아래다. 멀리서도 잘 보이길래 금방 갈 줄 알았더니 이거 꽤나 머네. 부지런히 움직여서 간신히 6시에 시간 맞춰서 도착했다.
네이비 피어는 이름대로 부두인데, 실제로 이게 부두로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내륙의 호수에 왜 해군 부두가 있어야 하는지 이해도 할 수 없고. 그나저나 미국 애들은 왜 이렇게 부두에다가 유락 시설을 만드는지 모르겠다. 지난번에
LA 에 갔을 때에도 산타 모니카 피어 Santa Monica Pier 역시도
부둣가에 만들어 놓은 놀이 공원이 있었더랬다.
게다가 이 촌스러운 관람차는 뭐람. 바닷가에 있는 관람차를 낮에 탄다면 높은 곳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긴 하지만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바다 쪽으로는 아무런 조명이 없어서 그냥 컴컴하고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일 뿐이잖아. 지난번 오사카 大阪 에서 밤 늦은 시각에 덴포잔 天保山 관람차를 탔다가 아무 것도 없는 암흑만 보고 내렸던 기억이 새록 난다. 뭐, 안 탈 거니까 상관 없겠지.
약속 장소로서만 의미가 있는 관람차 탑승구에서 현주를 만났다. 대학 졸업하고서 아마도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대략 6~7년 정도 된 것 같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환송회를 했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꽤나 오랜만에 만난 것이지만 별다른 감흥이 없군. 타국에서 아는 사람을 조우하는 경험은 처음인데 이렇게 별 것 없는 건가?
회사에서 바로 네이비 피어로 왔던 건지 짐을 두고 오겠다고 집에 잠시 들르겠단다. 레지던트 같은 분위기의 건물인데 1층에 경비원도 지키고 있는 것이 꽤나 고급지구나.
저녁 식사를 하러 다운타운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갔다. 현주가 데려간 곳이어서 위치는 잘 모르겠다. 레스토랑 이름도 기억나지 않네.
메뉴판을 읽어봐도 뭔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차 있는데 메뉴 선택도 전부 현주에게 맡겼다. 파스타 요리 하나와 새우 요리 하나 정도 먹었던 것 같은데 요리 이름 역시 기억나지 않는군.
오랜만에 만나서 그동안 있었던 친구들의 근황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친구들의 얘기는 내가 많은 부분을 커버해 줬는데, 막상 한국의 연예계 등에 대한 소식은 나보다 현주가 더 많이 아는구나. 어차피 이런 소식은 네이버 뉴스를 통해서 접하는 것인지라, TV 도 안 보고 네이버 뉴스도 안 보는 나보다 오히려 미국에서 네이버 뉴스를 보는 편이 더 빠삭하다.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았던지 식사를 하면서 얘기를 다 못 끝내고 자리를 옮겼다.
시카고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존 행콕 센터 John Hancock Center 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가볍게 칵테일을 마시기로 했다. 존 행콕 타워의 95층에 레스토랑 겸 라운지가 있다. 시어즈 타워 Sears Tower 의 정상에는 전망대밖에 없는데 존 행콕 타워에는 라운지가 있어서 음료나 술을 마시게 되면 공짜로 전망대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피스 타운 뷰 자리와 레이크 뷰 자리가 있는데 오피스 타운 뷰 자리는 이미 만석이란다. 만석인 것인지, 아니면 식사 안 하고 음료만 먹는 손님에게는 배정을 안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적어보 해가 진 밤 시간대에는 오피스 타운 뷰가 더 인기가 있을터이다. 레이크 뷰 자리에 앉았지만 여기서도 조금만 움직이면 오피스 타운 쪽의 전망을 볼 수 있다.
시카고가 미국에서는 세번째로 큰 도시라고 하는데, 막상 오피스 타운과 다운 타운의 규모로만 보면 그렇게 큰 도시라는 느낌은 없다. 멀리까지 도시가 이어지지만, 빌딩은 아니고 주택인 듯 하다.
오피스 타운쪽을 봐도 주변에 이 높이의 빌딩이 없다.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인 존 행콕 타워인지라 주변에 이 높이의 빌딩이 거의 없긴 한데 저만치 옆 쪽으로 불뚝 솟아오른 더 높은 빌딩이 하나 보인다. 십수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던 시어즈 타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일은 시어즈 타워에 가 봐야지.
현주와 헤어지고 시카고 강을 따라 걸어서 호텔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야경을 한번 찍어 보려고 강변의 난간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서 찍어본다. 얼마 전에 알게된 후막 동조로 찍어 보니 야간에도 피사체가 흔들리지 않고 잘 나온다. 스트로보는 어차피 TTL 모드이니 셔터 스피드만 잘 맞추면 꽤나 괜찮게 사진이 나온다. 하지만 포즈가 꽤나 구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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