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 로저 에버트 명작선 5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로저 에버트 명작선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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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1964
국가 : 미국 상영 : 95분 제작 : Columbia Pictures 배급 : Columbia Pictures 원작 : 피터 조지 Peter George 연출 : 스탠리 큐브릭 Stanley Kubrick 출연 : 피터 셀러스 Peter Sellers (맨드레이크 Lionel Mandreake 대위 머플리 Merkin Muffley 대통령 스트레인지러브 Strangelove 박사 역) 조지 C 스콧 George C. Scott (벅 터지슨 Buck Turgidson 역) 스털링 헤이든 Sterling Hayden (잭 리퍼 Jack Ripper 역) 2000. 12. 10. Video |
로저 에버트 Roger Ebert 의 '위대한 영화' 따라 보기
의 다섯번째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아래 회색의 글상자는 본문의 글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된 것은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90년 정도. 그 때에는 단지 유명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중의 한편, 또는 내가 아는 영화 중에서 두번째로 제목이 긴 영화 (당시 내가 알고 있던 가장 긴 영화 제목은 '
Everything You Always Wanted to Know about Sex, but were Afraid to Ask (섹스에 관한 모든 것)
' 으로 2글자 더 길다.)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를 언급할 때에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영화이며, 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렇게 변변찮은 소품을 가지고도 큐브릭은 눈부신 시나리오 (피터 조지의 원작 소설을 큐브릭과 테리 서던 Terry Southern 이 각색하였다.) 를 제대로 활용해서 20세기 최고의 정치 풍자극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핵의 전쟁 억지력"이라는 것이 지구상 생명을 말살시키는 것이라면, 핵이 억지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알기 어렵다는 주장을 펴면서 냉전을 벌이는 세력들을 몰아세웠다.
시종 진지한 인물들이 진지한 연기를 펼치는 이 영화가 거대한 코미디 영화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바로 이러한 핵을 기조로 한 냉전에 대한 조소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유머는 "사람들을 웃기려드는 사람들은 진지하게 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실패하고 마는 사람들만큼 웃기지 않다"라는 기본적인 코미디 원칙에서 비롯된다. 웃음은 사건의 논리적 전개에 따라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만 하는 캐릭터에서 비롯돼야 한다.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쓴 사람은 웃기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가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 남자는 웃음거리가 된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의 캐릭터들은 자기들이 우스운 모자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영화는 허가도 받지 않은 채 소련을 상대로 핵공격을 벌이려는 리퍼 장군이 남자 물건 모양의 시가을 어루만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는 빨갱이들이 상수원에 화학 물질을 첨가해서 "우리 미국의 천연 수자원의 순수함과 본질"을 오연시키려 한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렇게 진지한 코미디를 만들어 낸 공로의 많은 부분은 시종 진지함을 잃지 않은 배우들에게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바로 3명의 역할을 맡은 피터 셀러스의 연기다. (비록 비슷하게 생겼지만) 같은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 영국군 맨드레이크 대위, 머플리 대통령, 그리고 불길하기도 하고 비열하기도 해 보이는 스트레인지러브 박사까지, 주요한 3명의 인물을 모두 소화해 낸 피터 셀러스의 연기가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해도 손색은 없을 것이다.
비록 로저 에버트가
이번에 다시 볼 때는 조지 C 스콧의 표정 연기에 초점을 맞췄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은 스콧의 연기다. (피터 셀러스의 1인 3역 연기나 스털링 헤이든이 연기하는 정신 나간 장군 연기보다도 훨씬 훌륭하다.)
라고 평론을 시작했지만,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조지 C 스콧의 연기가 훌륭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피터 셀러스의 연기는 단지 한명이 3명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3명의 캐릭터를 모두 하나씩 떼어 놓고 평가해도 훌륭하다는 것에 그 가치가 더 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영화가 온전히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의 역량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으로는 이처럼 블랙 코미디의 마스터피스로서 대접받는 것은 조금 모자라겠지. 이 영화를 마지막에 완성시킨 것은 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연출이다. 큐브릭은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미장센, 카메라 워크, 조명, 음악 등 자신의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가 정확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때 까지 촬영을 반복하는 것으로 유명한 완벽 주의자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는 위대한 코믹 연기가 그득 담긴 영화다. 달리 말하면, 배우들의 얼굴과 신체, 대사와 별개로 존재하는 요소가 영화에 거의 없다는 말이다. 큐브릭은 4곳 (공군 기지의 사무실과 진지, "전생 상황실", B-52 폭격기 내부) 에서 대부분의 영화를 찍었다. 특수효과를 상당히 많이 사용했지만 썩 훌륭한 편은 아니다. (소련 상공을 날아가는 비행기가 모형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영화사에 등장하는 실내 장식 중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을 실내 장식인 전쟁 상황실은 커다란 원형 탁자와 둥글게 둘러 친 조명, 배경에 투사된 지도 몇 장과 어둠으로 만들어졌다. 미치광이 공군 장성 잭 D. 리퍼 장군의 사령부는 사무용 가구가 놓여 있는 평범한 사무실에 불과하다.
이렇게 변변찮은 소품을 가지고도 큐브릭은 눈부신 시나리오를 제대로 활용하여 20세기 최고의 정치 풍자극을 만들어냈다.
큐브릭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짧은 편이고 (다른 영화에 비하면 거의 절반 정도의 러닝 타임이다.) 불편함 없이 볼 수 있는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것이 영화의 품질은 측정하는 척도가 되지 않는다. 순전히 상황 설정과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감독의 연출만으로 이렇게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낸 것이 이 영화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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