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도쿄 여행 25. 하늘에서 본 도쿄 2, 도쿄도청사
'12.11.12
그닥 볼만한 것 없었던 신주쿠 新宿 NS 빌딩에서 내려와 이제는 도쿄도청사 東京都庁舎 의 전망대로 오른다.
도쿄도청은 우리가 흔희 얘기하는 도쿄시가 아니라 (도쿄시는 1943년에 없어졌고.) 예전의 도쿄시를 포함한 기존의 도쿄부까지를 모두 포함한 지역이다. 그래봐야 핵심적인 지역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도쿄시 23구 지역이지만.
1991년에 지어진 이 건물은 건축비가 우선 1,570억엔 円 이어서 세금 빌딩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데다가, 그 모습이 꽤나 위압적이어서 보통은 시민 친화적으로 짓곤 하는 여타의 관공서 건물과 달라 또 욕을 처 먹고 있다. 그리고 그 상징성 때문에 90년대 이후의 전대물, 괴수물에서 괴물의 타격 1순위 대상이기도 하다.
앞쪽의 청사 말고 위쪽으로 쌍동이 빌딩 처럼 올라간 두개의 빌딩은 각각 남쪽 전망대와 북쪽 전망대가 있어 조금은 다른 뷰를 보이겠지만, 거기 같기 때문에 번갈아서 운영하는 듯 하다.
거의 꼭데기 층에는 전망대 말고도 통신 안테나가 설치되어서 여러 용도로 쓰이는 듯. 수신 정도만 하고 송신까지는 하지 않겠지?
우리가 방문한 월요일 오후에는 두개의 전망대 중에서 남쪽 전망대를 오픈해 놓았다. 별 선택의 여지가 없이 남쪽 전망대로 고고. 혹시나 고층 엘리베이터 특유의 입장료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공공 건물이다 보니 세금 쳐먹은 대신 입장료는 받지 않는 듯. 세금이랑 무관한 우리 같은 외국 관광객 입장으로서는 땡큐다.
남쪽 전망대는 우리가 간 날을 기준으로해서는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서 오후 6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그런데 내려와야 하는 시간도 오후 6시까지인 것이 함정. 남쪽 전망대는 (아마도 북쪽 전망대도 동일하겠지만) 정면에서 봤을 때 오른쪽에 위치한 타워의 45층이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사방이 시원한 통창으로 이루어져 한바퀴 돌면서 돌아볼 수 있다.
날씨가 아주 맑고 먼지가 없을 경우에는 도쿄만의 바다나 저 멀리의 후지산까지 보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가 간 날은 날이 맑기는 하지만 스모그 등으로 시야가 뿌옇게 막혀 있어서 바다나 후지산은 무리고, 그나마 멀리에 있는 도쿄 타워 東京 Tower 정도까지는 보인다. 그 옆으로는 실제로 가보지는 않았지만 크라우저 2세 Krauser Jr. 가 도쿄 타워를 범해서 나은 롯본기 힐즈도 보인다.
먼 곳에 있는 건물은 흐리게 나오기 때문에 사진으로 찍어봐야 별거 없고, 근처 니시신주쿠 西新宿 지역의 마천루들이나 구경해야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누가 봐도 누에 고치를 모티브로 해서 설계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 그리고 이름마저도 고치라는 뜻이 들어간 모드 학원 코쿤 타워 モ―ド學院コクーンタワー 다. 모드 학원은 패션 전문 학원이라는데 그거에 맞게 꽤나 독특하게 설계를 했으나 눈에 잘 띈다는 것 말고는 그닥 실효성은 없어 보인다.
바로 옆으로 신주쿠 스미토모 住友 빌딩, 신주쿠 미쓰이 三井 빌딩 등 높은 빌딩 들이 둘러싸고 있으나, 이 근방에서 이 전망대를 가릴만한 높이의 타워는 오직 동기간인 북쪽 전망대 뿐 (243m).
마천루들이 즐비하기에 오히려 높은 빌딩 보다는 짙은 녹색의 요요기 공원 代々木公園 이 더 눈에 띈다. 도쿄 동네를 좀 많이 돌아다녔다면 여기 저기 아는 동네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었겠지만, 보이는 곳 중에 가본 곳이라고는 도쿄돔 東京 Dome 정도이니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