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도쿄 여행 24. 하늘에서 본 도쿄 1, 신주쿠 NS 빌딩
'12.11.12 (도쿄 현지 시각)
예상하지 못하게
히가시교엔 東御苑 구경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시간이 좀 남게 되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여기 저기 돌아다니게 되었는데 우선은 도쿄 東京 이 어떻게 생겨먹은 건지나 좀 파악해 볼까 싶은데, 그럴 거라면 좀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 보는 건 어떨까 싶다.
보통 도시에 가면 랜드마크가 되는 거대한 타워가 있고, 그 꼭데기에는 전망대가 있는 것이 공식이다. 도쿄의 랜드마크 타워라면 단연 크라우저 2세 Krauser Jr. 가 겁탈한 도쿄 타워가 아닐 수 없는데, 실제로 도쿄 타워는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그런데 중심가가 어디지?) 나에게 좀 더 잘 알려진 곳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면 또 다른 랜드마크 전망대인 도쿄 도청사 東京都庁舎 의 전망대가 있다고 하니 그 쪽으로 가 보겠다.
도쿄역에서 주오센 中央線 을 타고 야마노테센 山手線 을 관통하면 반대편에서 야마노테센과 만나는 신주쿠 新宿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신주쿠 역도 꽤나 크고 복잡한 역이니 내려서 도쿄도청사로 가려면 출구를 잘 선택해야 한다. 신주쿠 역은 역을 기준으로 성격이 크게 다른 지역을 나뉘는데, 서쪽 편인 니시신주쿠 西新宿 지역이 마천루로 이루어진 곳이다.
도쿄도청사가 위치한 니시신주쿠 지역은 도쿄의 행정과 경제 중심지로서 꽤나 유명한 건물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건물 안쪽이 특이하게 되어 있다는 신주쿠 NS 빌딩에 먼저 들어가 보기로 했다.
신주쿠 NS 빌딩은 도쿄도청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일 정도라 높은 빌딩도 아니고, 외관이 특별한 것도 없지만 특이함에 방문한 이유는 그 내부의 모습 때문이다. 이 비싼 도쿄의 한복판에 건물의 가운데 부분을 텅 비워서 130m 정도 되는 건물 천장까지 뻥 뚫린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건물의 상단벽을 모두 유리로 만들어서 자연광이 빌딩 안쪽까지 투사되게 되어 있고, 또 29층에는 뚫린 가운데 부분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있어서 그 특이함에 유명해진 빌딩이다.
하지만 막상 가장 번화해야 할 것 같은 29층의 구름다리와 그 주변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각종 음식점들은 대부분 손님이 없이 한산하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에 방문한 것 때문일 수도 있지만 29층과 30층에 마련된 공간 중 대부분이 공실인 것을 봤을 때는 애초에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하긴 더 유명한 전망대가 바로 옆 도쿄도청사 건물에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고, 또 막상 유명세를 타게된 구름다리가 예상보다 흥미를 끌만한 건덕지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구름다리를 가 보면 별게 없다는게 느껴지는데 구름다리를 통해서 내다보는 안쪽의 풍광이 밋밋하기 그지 없고 바닥부터 벽면, 그리고 천장까지 완전히 밀폐되어서 그닥 스릴을 느낄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차라리 밑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서 바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게 하거나 천장이라도 뚫어서 어느 정도 바깥과 연결된 느낌이라도 주어야 할 것 아닌가 하는데 말이지.
실제로 우리도 고층에서 여유롭게 커피나 하면서 아래쪽을 내다볼까 했는데, 막상 커피샵도 없고 식당도 5개 정도밖에 운영하지 않는 초라함에 실망하고 그냥 내려왔다.
전망대라고 하기에는 좀 부끄럽지만 건물 양 쪽으로 바깥쪽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서 전망을 보긴 했는데, 사방을 막힘없이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또 이 건물이 다른 주변의 건물보다 특출하게 높은 편도 아니어서 뷰가 훌륭한 편은 아니다.
오히려 더 흥미를 끌만한 거리는 1층에서 볼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세이코 Seiko 에서 만든 세계에서 가장 큰 추시계이다. 중앙 홀의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이 추시계는 29.1m 로 대략 7층 정도까지 그 크기가 이어지는데, 커다란 추가 흔들리면서 동작하는 이 시계는 실상 물레방아로 움직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