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도쿄 여행 27. 이런 가이세키...
'12.11.12
시간을 조금 보냈더니, 어느덧 해가 지고 어두워 져서 슬슬 저녁 식사를 하러 갈 때가 되었다.
오늘 저녁은 아주 많이 고급스런 메뉴를 선택했다. 물론 내가 선낵한 것은 아니고 도쿄 東京 에 오기 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다. 바로
바로 그 약정이다.
도심 어딘가의 전망 좋은 곳에서 가이세키 懐石 요리를 먹기로 했는데, 위치를 아는 사람은 장소를 예약한(?) 최우성 뿐이니 일단 만나서 이동해야지.
최우성이 일하는 곳은 물론 도쿄사무소. 별도의 빌딩이 있는 건 아니라서 찾아가기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긴자 銀座 에서도 가장 유명한 건물인 데이코쿠 호텔 帝国ホテル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오호라, 데이코쿠 호텔이라면 1923년 관동 대지진에도 끄떡 없었다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 의 작품 아니던가. 일부러 와서 구경할 정도는 아니지만 혹시나 지나갈 일이 있으면 보려고 했는데 마침 사무실이 그 곳이라니 슬쩍 봐 주어야지. (하지만, 현재 있는 데이코쿠 호텔 건물은 라이트가 설계한 건물을 철거하고 새롭게 지은 건물이다.)
신주쿠 역에서 마루노우치센 丸ノ内線 을 타고 긴자 역에서 내린다. 요리 저리 길을 건너서 데이코쿠 빌딩 방향으로 간다. 중간에 유라쿠초 有楽町 의 술집들이 눈길을 끌었지만 지금은 앞만 보고 갈 때다. 점점 배가 고파지고 있으니까.
하지만 도쿄 다카라즈카 東京宝塚 극장 앞쪽에 있는 고지라 ゴジラ 동상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음.. 근데 왜 긴자 한복판에 고지라 동상이 있는거지? 도쿄만에서 올라온 고지라가 긴자를 부수고 다녔나? 안 봤으니 알 수가 있어?
어쩌면 이 동상 앞에 있는 도쿄 다카라즈카 극장을 비롯한 도호 東宝 영화사 등의 사무실이 있기 때문이겠지?
도쿄 다카라즈카 극장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데이코쿠 호텔 건물이 나온다. 호텔 바로 옆 건물이 도쿄사무소가 위치한 건물인데 호텔 자체도 매우 크기 때문에 건물을 지나가는 데도 한참 걸린다. 어쨌거나 이제 사무실 건물에 도착.
1층에 있는 스타벅스 Starbucks 에 자리를 잡고 최우성 군에게 전화를 하여 퇴근을 종용한다. 어여 빨리 정리하고 나오시게다. 배가 고프단 말일세.
예의 그 토요타 크라운 豊田 Crown 을 타고서 이동한 곳은 시오도메 汐留 에 위치한 덴츠 電通 본사 건물이었다. 건물의 최상층인 47 층은 스카이 레스토랑으로 꾸며놨는데, 여기가 바로 오늘 우리가 저녁 식사를 할 나다만 시오도메 47 なだ万 汐留 47 이다. 검색을 해 보면 나다만 なだ万 이라는 가게가 꽤나 여러 지역에서 나오는데, 중국쪽 까지도 진출한 일본 요리 전문점이더군.
일단 자리를 잡고 앉아서 메뉴판을 보는데, 봐도 봐도 모르는 일본어로 된 것인지라 메뉴의 선택은 최우성에게 맡긴다. 어차피 메뉴를 읽어봐야 제대로 이해하지도, 또 예측하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대충 적당한 가격대로 고르는 것이 정석. 거기에 또 적당한 가격의 일본주를 추천 받아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내 앞에는 적당한 가격의 사케와 함께 당최 알아볼 수 없는 글자의 코스 메뉴 순서가 적힌 고급 종이 한장이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성찬의 향연. 세금 제외하고 12,000 엔 円 의 가격이면 대략 세금 합쳐서 20만원 정도의 가격인데, 과연 그 정도의 값어치가 있는지는 차마 따져볼 수는 없고, 다만 맛이 있긴 하구나, 그리고 살며서 한번쯤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구나 라는 생각 정도가 드는 맛이다.
누구 말마따나 '한달치 식비가 응축된 맛' 내지는 '4일간의 숙박비를 치환한 맛' 정도가 되겠다.
하나 하나의 요리를 뜯어 놓고 보면 양이 많지 않아서 참 감질맛 나게도 차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막상 7개의 순서로 구성된 전체 코스를 모두 먹고 나니 배가 많이 부른 편이다. 일본 사람들이 먹는 양이 작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작은 편은 아닌게다.
배가 좀 부르고 나니 창 밖의 경치도 눈에 들어오는구나. 저 멀리로는 도쿄만의 매립지 오다이바 お台場 를 연결하는 레인보우 브릿지 Rainbow Bridge 가 보이고, 바로 앞으로는 손정의 회장의 집무실도 보인다.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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