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atar (아바타) - 2009 제임스 카메론
화려한 비쥬얼의 걸프전 우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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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09
국가 : 미국 상영 : 162분 제작 : 20th Century Fox 배급 : 20th Century Fox 연출 : 제임스 카메론 James Cameron 출연 : 샘 워딩턴 Sam Worthington (제이크 Jake Sully 역) 조 샐다나 Joe Saldana (네이티리 Naytiri 역) 스티븐 랭 Stephen Lang (쿼리치 대령 Miles Quaritch 역) 시고니 위버 Sigourney Weaver (그레이스 Grace Augustine 역) 흥행 : $785M (미국), 13,624,328명 (한국, 16.2.15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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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31 15:00~ CGV 용산 IMAX관 with 은서, 2022/10/3 CGV 판교 IMAX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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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Avatar (아바타)'
그 화제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개봉 방식이 있었다. 기존의 필름/디지털 방식에 더해 3D가 추가되고, 여기에 IMAX 3D (DMR)까지...
'Star Trek (스타트렉)' 으로 IMAX 첫경험을 했던 나는, 앞으로 개봉하는 영화는 가능하면 모두 IMAX 방식으로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던차였다.
그렇다면 두말할 것 없이 CGV 용산 IMAX 3D (DMR)을 선택...
어디선가 본 듯한 그런 스토리
'Aliens (에일리언 2)' 137분, 'The Abyss (어비스)' 138분, 'Terminator 2: Judgement Day (터미네이터 2)' 137분, 'True Lies (트루 라이즈)' 141분, 'Titanic (타이타닉)' 무려 194분.
이 분은 무슨 할 얘기가 이리도 많은 것인지, 스토리만 얘기하면 별 내용도 없는 영화를 점점 길게 만드신다.
이번 영화는 전작에 비해 조금 줄기는 했으나, 역시 만만치 않은 162분. 그러나 역시 장시는 그 긴시간을 지루하지는 않게 만드신다는 것...
하지만 162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나오는 내용은 어처구니 없게도 이렇게 간단하다.
내용을 미리 알았다고 해도 영화의 재미는 반감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내용이 그닥 중요한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조금 찜찜한 것은 이 긴 이야기들을 언제가 한 번 본 것 같은 느낌이다.
백인 침략자가 원주민 족장 딸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는 것은 'Pocahontas (포카혼타스)'의 설정인데, 이건 고전 동화에서부터 나오는 얘기라고 치자.
그 백인 침략자가 사랑 때문인지, 아니면 부족 생활에 자연스럽게 동화된 것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부족원으로 인정 받고 침략자에게 대항하는 이야기는 가까이는 'Dances with Wolves (늑대와 춤을)'이나 'The Last of the Mochican (라스트 모히칸)'에서 볼 수 있었고,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The Little Big Man (작은 거인)', 조금 더 뽑아내자면 모두들 알고 있는 'Tarzan the Ape Man (타잔)' 에서 익히 보아온 설정이다.
거기에 새롭게 아바타와 링크하는 인간의 모습이 등장한다지만, Virtual 세상이 아닌 실재 세상의 실재 캐릭터를 조정한다는 설정은 'Gamer (게이머)'에서도 나왔고, 아바타의 감각이 모두 동기화된다는 설정은 오덕이 아닐지라도 'Evangelion (에반게리온)'을 떠 올릴 수 있다.
'District 9 (디스트릭트 9)'은 여기서 좀 더 나가는데, 쿼리치 대령의 존재나, 결국 본인의 신체를 포기하고, 외계 종족의 몸으로 변모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것까지 동일하다.
한 번 본 것으로 따지자면, 이야기의 전개에만 국한된 것 아니다.
하늘에 둥실 떠 다니는 거대한 섬은 '天空の城 ラピュタ (라퓨타)' 를 끝까지 보지 못한 사람들도 다들 알고 있을테고.
이 영화에서는 아예 공격용인 AMP 수트는 이 감독님의 전작 'Aliens (에일리언 2)'에서도 한번 등장해서 눈에 익지만, 그 때는 labor 용이었던 것이어서 육탄전만 벌였던 것이고, 오히려 'Matrix Revolution (매트릭스 3)'에서 의 공격용 수트가 더 유사하다고 하겠다.
'Matrix Revolution (매트릭스 3)' 얘기가 나온 김에 하나 더 하자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는 기계화 군단에 대항하기 위해 모인 약해빠진 육신들의 환호성 역시 기억난다.
3D, CG, Avatar
말했듯이 영화의 시놉시스만 보게 된다면, 이는 새로운 점이라고는 전혀 없는 한편의 진부한 수정주의 서부극의 SF판이라고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 새로운 설정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아바타와의 링크뿐일텐데, 이 역시 다른 곳에서 봤던 것의 재탕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내세우는 것은 바로 그 진부한 내러티브를 어떤 비쥬얼로 보여줄 것인가 뿐이다. 그리고 그 대답은 이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이 영화의 압도적인 영상으로 답해준다.
어찌나 비쥬얼이 압도적인지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신세계를 경험한다든지, 새로운 영화의 시작 이라든지, 영화의 미래
라든지 하는 찬사가 가득하다. 물론 개중에도 영화에 철학이 빈곤하다거나, 따지고 보면 설정에 빈틈이 많다든지 하는 비평도 있지만, 아무도 이 영상의 시각적 완성도에 토를 달지는 못한다.
3D 입체 영상이라는 것을 처음 본 것은 사실 82년 세계국제무역박람회의 삼성관이었다. 눈을 찌를 듯이 튀어나오는 이만수 선수의 배트와 앞쪽의 관객을 묻어버리는 것 같은 삼성중공업의 불도저 영상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눈을 찌를 듯한 입체 영상은 아니지만, 평평한 화면에서 입체감을 주는 3D 기술은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에서 시작해서 픽사 Pixar 에서 그 완성도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입체감이 아닌, 실제 입체를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비록 커다란 안경을 쓰고 보느라 색감이 약간 뿌옇고 어두워지긴 하지만 그건 별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Tron (컴퓨터 인간 트론)'에서부터 시작된 영화에서의 CG는 이제 서서히 그 완성형의 그림자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 사용된 실사 영상은 고작 40% 뿐, 60%의 영상이 촬영이 아닌 제작의 작업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로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가져다 준다. 누군가 예언한 '배우가 필요 없는 영화의 시대'가 'Final Fantasy (파이널 판타지)'에 의해서 조금 더 멀어졌다면, 이 'Avatar (아바타)'로 인해서 꽤 많이 당겨지지 않았나 싶다.
불과 몇달 전에 개봉한 'Transformers: The Revenge of Fallen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에서도 실사 영상과 CG 영상의 합성이 조금 어색한데 반해서, 이 영화에서는 어디까지가 실사이고, 어디부터가 CG인지 구분하기 힘든 정도까지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CG로만 따진다면 사실 나에게 이 영화는 'Terminator 2: Judgement Day (터미네이터 2)'에는 살짝 못 미친다고 하겠다. 간단한 수준의 합성으로부터, 지금은 거의 모든 영화에 CG가 사용되기에, 이제는 어디까지 나가더라도 다 용납할 수 있을 것 같인 기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Termiantor 2: Judgement Day (터미네이터 2)'만큼의 충격을 나에게 가져다 준 것은 바로 사람과 흡사한 Digital Charater 이다. 실사 영상에 그림을 조금 입히는 정도에서 시작한 Digital Charactor는 무생물, 곤충, 동물을 지나 이제 인간의 움직임까지 무리없이 받아들여지게 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인간의 움직임은 너무나도 익숙하여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어색하다고 한다. 'Final Fantasy: The Spirits within (파이널 판타지)'의 어색함을 상기하면 될 듯)
'The Lord of the Rings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사용된 모션 캡쳐 방식과 'The Polar Express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사용된 퍼포먼스 캡쳐 방식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이를 뛰어 넘는 이모션 캡쳐 방식을 개발하고, 이를 3D로 촬영하기 위해서 카메라등 장비까지 새로 개발하는 정성을 보인 Digital Charater는 가히 최고, 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만하다.
샘 워딩턴이야 워낙 개성 없이 생겼으니 그렇다 쳐도, 오거스틴 박사의 아바타를 보고서는 빵 터졌는데, 그 digital character 를 보자하니, 왜 이 위성의 이름이 판도라인지 알 수 있었다. 이 판도라 위성을 영상에 담는다는 것이, 바로 영화에서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 아닌지, 그 상자 안에는 희망이 있을런지 모르겠다.
값 비싼 걸프전 우화
아무리 영화의 철학이 빈곤하고, 별 색다른 내용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서 아무런 내용이 없이 비쥬얼만 남는다면 그 영화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떤 내용이라도 있어야지.
이에 있어서 제임스 카메론은 꽤나 안전한 길을 택했다. 전형적인 수정 서부극에 시사의 내용을 약간 첨부.
영화의 내용은 후반부에 나온 제이크의 대사 한 마디로 압축된다.
'When you put in the work of others, become their enemy'
이 이야기는 자본주의가 용인되는 어느 곳에서도 통용될 수 있다. 현 시대의 우노브타니움인 석유를 얻기 위해서 '충격과 공포' 작전을 사용하는 미군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일 수도 있고, 감독이 알 수 없는 용산이라는 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우리 나라의 모습이기도 하다. 우노브타니운이 파묻힌 홈 트리 Home Tree 위에 사는 나비족들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고, 석유 위에 사는 이라크 인들은 대량 살상 무기를 가진 전쟁광이 되고, 도심 노른자 땅에 사는 철거민들은 순식간에 도심테러분자가 되는 것이 현재의 이치다.
이렇다면 다리 6개 달린 야수들이 뛰어 노는 외계에 사는 나비족이 왜 이리도 사람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가 설명될까?
어쨌든 극장에서
내용이 어쨌거나, 기술이 어쨌거나 이런건 극장에서 봐주자. 남의 나라 영화라고 굳이 반감 가질 필요는 없잖아. 12년전에 이 감독님 영화랑 금모으기 운동 어쩌고 해서 안보기 운동 했었다고. 외국 영화 본다고 IMF가 오는건 아니잖아.
그러 이런 영화를 2.33.5인치짜리 (thanks to 재익님) 아이폰 화면에서 볼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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