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미국 여행 19. 브로드웨이 42번가
'06.9.28 (New York 현지 시각)
맨하튼 Manhattan 에 왔으니 뭐라도 공연을 하나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어로 대사를 치면 거의 알아듣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대사가 없는 논버벌 공연이 좋겠다. 아까 호텔 옆에서 'Stomp (스톰프)' 간판을 본 것 같은데, 그 보다는 인텔 센트리노 Intel Centrino 광고로 유명한 'Blue Man Group (블루맨 그룹)' 이 눈길을 끈다.

매리어트 호텔 New York Marriott Marquis 옆에 브로드웨이 Broadway 공연의 입장권을 판매하는 TKTS 부스가 있다. 당일 공연 표를 싸게 살 수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부스 앞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50%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Blue Man Group (블루맨 그룹)' 공연은 브로드웨이가 아닌 오프-브로드웨이 off-Broadway 공연인지라 TKTS 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비록 여기서 원하는 공연의 티켓을 구매할 수는 없지만, 어떤 공연이 있는지 목록을 보는 것 만으로도 브로드웨이에 대한 동경이 커진다. 'The Lion King (라이언 킹)', 'Beauty and the Beast (미녀와 야수)', 'Mammamia! (맘마미아!)', 'The Color Purple (컬러 퍼플)' 등 이미 영화로도 유명한 레퍼토리들도 많다.
유명한 뮤지컬은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으니, 내한 가능성 없는 'Blue Man Group (블루맨 그룹)' 을 선택했는데, TKTS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저렇게 바글바글한 대기열에 한참 서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다행스러운 마음이 더 크다.
타임 스퀘어 Times Square 와 연결된 브로드웨이, 그 중에서도 42번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유명 뮤지컬 공연장 외에도 헐리우드 플래닛 Hollywood planet 이나 TGIF, 맥도날드 McDonald's 등, 이미 한국에도 진출하여 익숙한 상호들이나, Olive Green 등 미국에서만 유명한 상호들이 눈에 띈다. (그래봐야 다 먹는 곳이다.)

그리고 저쪽 어딘가에 'TV특종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서 봤던 Naked Cowboy 도 보인다. 하하.
프로그램에서 본 지는 꽤 된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현역에서 일하고 있네. 행위 예술이라고 통기타 반주로 노래를 부른다고 하던데, 노래 부르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 찍어주는 모습만 보이는구나.
맨하탄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뉴욕 스트립 New York strip 스테이크 같이 뉴욕 New York 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음식보다는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를 꼽았다.
뉴욕 핫도그라면 양키 스타디움 Yankee Stadium 이나 매디슨 스퀘어 가든 Madison Square Garden 등의 경기장이나, 센트럴 파크 Central Park 의 울먼 스케이트장 Wollman Link 에서 먹어야 하는데 말이지. 하지만 9월에는 스케이트 장이 없기 때문에 타임 스퀘어에서 파는 것으로 일단은 만족한다.

핫도그를 판매하시는 분께 한국에서 왔다고 얘기했더니, 예전에 한국 사람을 자기 집에서 재워줬다는니, 원래 $3 인데 $2 만 받는다느니 하는 쓸데 없는 얘기를 하는 걸 봐선 혹시나 $2 도 바가지가 아닐까 하는 사기당한 기분이 들었다. 핫도근에 오이 피클도 없고, 소시지에 그냥 케쳡과 머스터드만 있는데 $2 라니.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2 정도면 정말로 싸게 먹은 것이기도 하다.
오이 피클이나 양파 다짐도 없고, 칠리 소스도 없지만 그래도 배는 채울 수 있는 정도는 되는구나.
'Blue Men Group (블루맨 그룹)' 의 표는 현장에서 구매하기로 하고, 다음으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Empire State Building 으로 향한다.
타임 스퀘어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길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커피 농부인 후안 발데즈 Juan Valdez 의 얼굴이 보인다. 한국에서도 몇 차례 콜롬비아 커피 광고에 등장해서 당나귀와 함께 낯이 익은데, 여기에는 그 이름을 딴 후안 발데즈 카페 Juan Valdez Cafe 프렌차이즈가 있구나.

낯익은 분의 가계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 잔 마신다. 점심으로는 $2 짜리 핫도그를 먹으면서, 혹시나 바가지를 쓴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서는, 얼마 안지나 $3.14짜리 카푸치노 Capuccino 를 먹는다. 이야말로 훌륭한 된장남의 자질이 아닌가.
여기서 마시는 카푸치노는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 Espresso 베이스이다. 컵 위쪽으로는 거품이 덮고 있지만, 그 밑으로 깔려있는 진한 원액, 우유를 일부 섞어주는 것과 달리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 거품만을 올린 듯하다. 심지어 타서 좀 연하게 할만한 뜨거운 물 조차 구비하지 않았다. 어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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