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세번째 미국 여행 10. 스미스소니언이라면 호프 블루
'06.9.27 (워싱턴 DC 현지 시각)
공공기관을 둘러봤으니 이제 민간 시설(?)을 둘러보기로 한다. 네셔널 몰 National Mall 이라는 지역에 볼 것이 많이 몰려 있다고 하여 그 쪽으로 이동한다. 웬 쇼핑몰에 국립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일까, 행정 수도에 있는 쇼핑몰은 국립 쇼핑몰인건가? 하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했지만, 의회 건물 The Capitol 부터 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까지 이어지는 긴 광장 지역을 네셔널 몰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 지역에 실제로 쇼핑몰을 있는 것은 아니다. 대신 스미스소니언 협회 Smithsonian institution 산하의 여러 박물관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중심을 잡고 있는 스미스소니언 협회 건물 Smithsonian Castle 앞 쪽으로 아메리카 역사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 자연사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 항공 우주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등 워싱턴 D.C. Washington D.C. 에 오기 전부터도 익히 들었던 박물관들이 즐비하다.

스미스손 James Smithson 이라는 영국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만든 협회라서 민간 재단인 줄 알았는데, national 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걸 보니 국립 박물관인가 보다. 확인해 보니 미국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박물관과 연구 센터 그룹이라고 한다.
게다가 훌륭한 것은 정부 소속의 기관이기 떄문에 입장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물론 네셔널 몰 안에는 스미소니언 협회 소속의 박물관 외에도 별도의 국립 박물관들이 더 있다. 그 중에서는 국립 갤러리 National Gallery of Art 가 가장 유명하기도 하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유명하기는 해도 이렇게 익숙한 것은 좀 이상하다. 아무래도 다른 곳을 통해서 많이 들어봤다 싶은데, 막상 스미소니언으로 검색해보면 이 박물관들 말고는 딱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내 익숙한 이유를 알게되었는데, 첫번째로 방문한 자연사 박물관에서이다.
자연사 박물관에서 방문자들을 가장 처음 반기는 것은 브론토테리움 Brontotherium 이라는 공룡의 뼈이다. 이외에도 트리케라톱스 Triceratops 등 여러 종류의 공룡 뼈가 있고, 저 안쪽으로는 매머드인지 코끼리인지의 뼈도 보이기에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시간이 없고, 빨리 항공 우주 박물관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야 하기에 자연사 박물관에서 꼭 보고 싶었던 단 하나의 소장품 전시관으로 이동하였다.

내가 이 박물관에 잠시나마 들린 이유, 그리고 스미소니언이라는 이름이 귀에 익게 된 이유는 바로 이 유명한 45.52 캐럿의 다이아몬드 때문이다.
만화 '갤러리 페이크' 에서 보석 절도 전문가 페이츠이 翡翠 가 미타무라 관장으로부터 훔쳐낸 바로 그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크기는 아니지만 최고가이고, 특이하게도 원래 주인이었던 호프 Henry Philip Hope 의 이름을 딴 호프 다이아몬드 Hope Diamond 가 그것이다.
사실 기증 전 마지막 소장자였던 호프보다는 그 전에 이 다이아몬드를 소유했다가 단두대에 목이 뎅강 잘려버린 루이 16세 Louis XVI 와 마리 앙뚜아네뜨 Joséphe Jeanne Marie Antoinette 가 더 유명하니 그 이름을 따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역대로 소장한 주인들이 병사하거나, 목이 잘리거나, 파산하는 등 비극을 불러일으키는 저주가 걸려있다고 하는데, 이 다이아몬드 안 가진 사람들도 죽거나 살해당하거나 망하거나 하잖아. 수십년째 보유하고 있지만 잘 버티고 있는 스미소니언 협회나 미국 정부를 보면 그 저주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겠다.

그 옆으로는 나폴레옹 Napoléon Bonaparte 이 조세핀 Joséphine 에게 설물하였다는 황관과 목걸이가 전시되어 있는데, 왜 양키 놈들이 프랑스 왕족이 가지고 있던 보석들을 전시하고 있는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 이제 볼 것 봤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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