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세번째 미국 여행 8. 일하는 날이다.
'06. 9.27 (워싱턴 현지 시각)
오늘은 전체 6일간의 출장 일정 중에서 유일하게 일을 해야 하는 날이다. 뭐라고, 회사가 방만하다고? 이건 내가 출장을 가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 나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팀장님이 굳이 가보라고 해서 억지로 출장을 잡은 것이고, 기왕 오는 김에 여유로운 비행 일정을 잡다 보니까 이렇게 된거다. 그리고 여기 와서도 한국에서 하던 일 가져와서 처리 한다고.
일하는 날의 긴장 때문인지 7시 30분에 wake-up call 을 듣자마자 눈을 떴다.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 잘까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잠이 오지 않기도 하고 어제 비행 시각을 놓친 아픈 기억도 있다.
여유롭게 일어나서 대충 씻고서 방에서 조금 여유를 더 부리다가 8시 30분에 송과장님을 만나서 같이 아침을 먹으러 간다.
보통 회사 출장으로 호텔을 잡을 때에는 아침 식사를 포함한 가격으로 호텔을 잡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호텔 비용이 규정을 약간 초과하기 때문에 아침 식사 포함되지 않은 가격으로 예약을 하긴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프론트 데스크에 물어보니 24층에 Guest Service 가 있다고 한다. 올라가 보니 굳게 닫힌 문이 있는데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운영을 한다고 써 있다.
호텔 카드키를 대고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먹거리들이 있다. 공식적으로 아침 식사는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인지 식사가 그리 훌륭한 것은 아니다. 일반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 뷔페를 기대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빵과 약간의 과일, 그리고 몇 가지 쥬스 정도가 전부이다. 스크램플 에그로 예상되는 것이 하나 있긴 하나 계란이 맞는지는 의심스러운 외견이어서 일단은 먹지 않았다.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쳤지만 아직 오전 9시다. 특허 변리사와의 미팅이 오전 10시 30분부터이기 때문에 여유가 많다.
우선은 호텔 방으로 돌아가서 내일 갈 뉴욕 New York 에서 어디를 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자유의 여신상 The Statue of Freedom 을 가기에는 일정상 다른 것을 많이 포기해야 하고, 맨하탄 Manhattan 섬에서 멀리서 바라볼 거라면 별로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더 우선 순위 높게 꼭 가야할 곳이라면 'Autumn in New York (뉴욕의 가을)'에 나오는 센트럴 파크 Central Park 의 산책길과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Frank Lloyd Wright 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 Guggenheim Museum , 오드리 헵번 Audrey Hepburn 과 아침 식사를 해야할 것 같은 5th Ave. 정도다. 그 외에는 시간이 있다면 소호 SoHo 지역이나 첼시 Chelsea 지역을 돌아보면 좋겠다.
표를 구할 수 있다면 브로드웨이 Broadway 나 오프 브로드웨이 Off Broadway 에서 공연을 하나 보는 것도 고려 중이다.
비록 시어즈 타워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2일 전까지 내 머리속에서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Empire state building 에 올라가서 전체를 한번쯤 조망하는 것도 괜찮겠다. 혹시 자유의 여신상도 여기서 볼 수 있을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간다면 록펠러 센터 Rockefeller Center 는 가보지 않아도 괜찮겠다. 하지만 타임 스퀘어 Time Square 와 메디슨 스퀘어 가든 Madison Square Garden 은 가 봐야지.
이런 저런 스팟을 생각하고 나니 어느 덧 10시가 되었다. 이제 변리사의 사무실로 출발한다.
오늘 미팅을 하려는 플레시너 & 김 LLP Fleshner & Kim LLP 변리사 사무실은 워싱턴 D.C. 덜레스 공항 Washington D.C. Dulles Airport 공항에서 무지하게 가까운 Hyatt hotel 옆에 있는 건물에 있다. 흠, 이럴 거면 그냥 이 하이야트 호텔에다 숙소를 잡아주지 그랬나.
송과장님과 이 사무소의 공동 대표인 데니얼 김 Daniel Kim 아저씨는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단다. 송과장님이 예전에 LG전자에 있었을 때 부터 거래가 있었다는군.
사무소는 꽤 큰 건물의 절반 정도를 쓰고 있는데 10명의 변리사와 또 그 정도 수의 스태프들이 있다고 한다. 주로 기술 관련된 특허를 담당하는 것 같고,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은 회사지만 일은 잘 한다고 한다.
데니얼 아저씨가 사무실을 돌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소개시켜 줬는데, 그 중에서 캐롤 Carol L.Druzbick 이라는 언니가 회의에 들어와서 같이 얘기를 했다.
이런 저런 인사 치례가 끝나고 내가 낸 특허를 비롯해서 총 5개의 특허에 대해서 논의를 하는데 뭐, 별거 없지. 미국 특허 출원에 대해서는 주로 송과장님과 데니얼 대표 사이에서 이야기가 오고가고, 나는 가끔 내용 설명을 거들거나 설명하기 복잡한 내용은 한국말로 얘기를 하는 정도이다.
과연 미국에서 특허로 등록되어서 권한을 가질 수 있을까 모르겠구먼. 내 생각엔 MPEG이 바보가 아닌 이상 좀 힘들지 않을까?
12시 30분 정도에 회의가 끝났다. 처음에 인사하고 아이스 브레이킹을 위하여 농담한 시간을 빼고 순수하게 특허에 대해서 논의한 시간은 1시간 남짓? 나는 워싱턴에 오기 전에
, 내일 뉴욕에도 가지만, 송과장님은 14시간 비행기 타고 와서 1시간 회의하고 바로 돌아가는 일정이다. 안타깝구만.
회의를 끝내고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간다. 이름이 日梅 였나 하는 한식당인데, 한식 + 초밥 뷔페다. 구색을 갖추기 위하여 몇 가지 한식 반찬이 있긴 하지만 김치 말고는 그닥 눈길이 가는 메뉴는 별로 없고 주로 손이 가는 것은 초밥과 고기이다. 초밥과 롤이 한 20 종류 정도 있고, 고기 쪽에는 불고기와 닭갈비가 있다.
점심치고는 꽤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데 가격은 12달러가 되지 않는다. 오호, 초밥과 고기 치고는 꽤 싼 가격이군. 점심 시간인데도 사람도 그렇게 많지는 않고, 꽤 외진 곳인데 수지가 맞나 모르겠다.
중요한 건 점심 값을 내가 안 냈다는거.
점심을 먹는 동안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하는데, 데니얼 김 아저씨는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써서 그런대로 얘기가 통했고, 캐롤에게도 어설픈 영어를 쓰면서 얘기를 해 줬는데 대충 다 알아들은 듯 하다.
맨하탄에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몇 가지 가볼만한 곳을 알려줬는데, 대략 유명한 곳이라서 이미 고려해 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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