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퇴근 하기 6. 로드 바이크로 갈아타기, 캐논데일 시냅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삼각형"을 타고 회사에 나가본지가 5년쯤 되었는데, 해수로는 꽤 되는 것 같은데 막상 횟수로는 그다지 많지 않았구나. 그래도 작은 바퀴 탓인지 운동이 많이 되는 듯 하고, 자세가 좋아서 목이나 손목이 아프거나 하는 일도 없었다.
다만, 속도가 느려서 출퇴근이 오래 걸린다는 점 하나가 문제.
평속 16km/h 정도니까 교차로까지 많이 포함된 19Km 의 출퇴근 거리를 가는 데에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지하철로 45분 정도 걸리는 걸 생각해 보면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은 시간이긴 한데, 그래도 한강을 바라보면서 달리는 것이 좋았지.
이제 회사의 위치가 을지로에서 판교로 옮겨지면서 그만큼 거리도 달라졌다. 19Km 정도라면 지금의 스트라이다 Strida 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수준인데, 대략 계산한 거리가 무려 27Km 인지라, 16Km/h 의 속도라면 휴식 시간 포함해서 거의 2시간에 달할 것 같다.
아무래도 스트라이다로는 무리인가?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로드 바이크를 살까, 하고 생각하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고 지나온 6개월만에 적정 가격의 바이크 한대가 눈에 들어온다. 같은 팀의 자전거 오타쿠 매니아 님께서 골라주신 모델은 바로 캐논데일 Cannondale 의 시냅스 6 Synapse 6 2012 년식 모델에 타이아그라 Tiagra 구동계가 장착된 모델이다. 홈페이지에 떡하니 "브롬튼 Brompton 전문샵"이라고 적어놓고서 버젓이 캐논데일의 재고 물품을 싸게 파는 패기가 마음에 든다.
어차피 자세한 스펙을 들여다 본다고 해도 알지도 못하기에 가격만 보고 바로 구매 결정. 곧 실행에 옮기나 커다란 시련을 맞게 된다. 마음 먹었을 때 사자는 심정으로 주말이 되자마자 전화도 안 해보고 간 매장은 '일요일 휴무'라는 허망한 A4 공지만을 남긴 채 문을 닫았다.
아니, 분명 홈페이지에는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고 되어 있거늘...
(다시 보니 동계 기간 근무시간 공지가 있군. 전화해 보고 갈 걸.)
삐진 마음에 2주간 주말에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시내에 나간 김에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매장에 들른다. 이번에도 헛걸음 하는 일 없도록 미리 전화해서 영업 시간 확인도 하고 재고 수량 체크도 했다.
거의 1백만원에 달하는 자전거 하나 사겠다고 얘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약 1분여.
"좀 전에 전화드렸는데요, 캐논데일 시냅스 6 재고 남았는지 문의드렸습니다."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나요?" / "(뭔 사이즈? 스트라이다 밖에 안 타봐서, 16 인치밖에 모르는데.) 사이즈면 휠 사이즈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뇨, 프레임 사이즈에요. 키가 어떻게 되죠?" / "178cm 입니다"
"54면 좀 클 것 같고, 저랑 비슷한데 저는 52 정도 탑니다. 51과 54가 있는데, 51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 "예. 어차피 다리가 짧으니까요."
"색상이 두가지 있는데요." / "(잠깐 본 후, 스트라이다와 세트로 맞춰야지.) 블루로 주세요."
헛차. 바로 세팅기에 걸고 조립 시작한다.
세팅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싶긴 했지만, 괜히 내가 보면 부담스러워 할 것도 같고, 막상 본다고 내가 아는 것도 없고 해서 매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브롬튼 전문 매장이라서 매장 한쪽면은 브롬튼 모델이 전시되어 있고, 반대쪽에는 자전거 악세사리가 좀 있긴하나 다양한 편은 아니다. 굳이 여기서 악세사리를 구매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자전거 거치대만 물어봤다. 아쉽게도 전용 거치대는 없고, 범용 거치대는 집에 놓기에는 좀 큰 편이라서 관 두기로 했다. 나중에 악세사리를 또 사야 하겠군.
페달은 굳이 클릿으로 할 것은 없다. 괜히 신호 대기하다가 넘어지는 것은 피하고 싶으니까. 그냥 조그마한 평 패달을 골랐다. 타 보다가 맘에 안 들면 나중에 패달은 쉽게 바꿀 수 있으니까. 손잡이에 테이핑까지 마치고 이제는 안장의 높이만 맞추면 조립 완료이다.
완성된 바이크를 차에 실을 수 있도록 앞 바퀴를 착탈하는 법까지 배우고서 끝.
자, 대충 골라서 모르고 받아온 이 모델의 세부를 간략하게나마 살펴보자.
먼저 프레임은 이미 언급한대로 캐논데일 시냅스 알로이다. Optimized 6061 Alloy 라고 써 있는데, 뭔 얘기인지는 모르겠다. 세이브 플러스 Save Plus 라고 캐논데일의 마이크로 서스펜션 시스템을 재설계한 기술도 적용했다고 하는데, 그런거 역시 잘 모른다. BB50 이라고도 붙었는데, 역시 모른다.
스템과 핸들바는 (역시) 캐논데일의 C4 모델. 31.8, 6 deg 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뭔가 각도를 얘기하는 것 같은데 어느 부분의 각도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카본이라는 설도 있는데 역시 내 지식으로는 알 수 없음.
브레이크는 C4 의 dual pivot cadridge pad long reach 라는데, dual pivot 은 양쪽 패드가 다 움직이는 구조를 말하는 듯.
흔히 구동계라고 표현하는 스프라킷 cog set 과 변속기 derailleur 는 이 자전거의 가격을 큰 폭으로 변화시킨 시마노 타이아그라 4600 모델이다. 뒤쪽의 cog set 은 12~28까지 10단계이다. 체인은 이름이 KMC X10 인걸 보니 10단 변속용인가보지?
변속 레버 역시 시마노 타이아그라 4600 모델이다.
림은 매덕스 Maddux RS 3.0 모델인데, 좋은건지는 나도 잘 모르고, 32 hole 이라니까 아마도 스포크가 32개 들어가게 되어 있나보다.
타이어는 슈발베 루가노 Schwalbe Lugano 모델이라서 안정감이 있다. 적정 공기압이 6~8 bar 정도라는데, 슈발베 마라톤 Schwalbe Marathon 보다 좀 높네. 공기 넣기 좀 힘들겠다.
기본 장착된 안장은 과연 내 전립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괜히 여기에다가 브룩스 Brooks 가죽 안장 얹느라 돈을 쓰게 되지는 않겠지?
페달은 경량화에 한몫 한다는 커서 Cursor 의 미니 페달이다. 양쪽 합쳐서 242g 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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