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뉴질랜드 여행 108. 화라리키 비치
'10.11.3 (뉴질랜드 시각)
대략 볼 것은 다 본 듯한 느낌이 들어서 페어웰 스핏 Farewell Spit 에서 나왔다. 케이프 페어웰 Cape Farewell 의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왼쪽으로 갈라진 비포장 길로 향한다. 이 비포장 길이 화라리키 비치 Wharariki Beach 로 가는 6km 정도의 길이다.
지난번 밀포드 사운드 Milford Sound 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른 훔볼트 폭포 Humbolt Falls 때도 그랬지만, 비포장길이라서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경치가 좋고 유명한 곳은 관광객이 많아 도로에 포장을 했을텐데, 전혀 포장을 안 한걸 봐서는 훔볼트 폭포처럼 좀 실망스럽지 않을까 싶었다.
20여분 정도 비포장 길을 달렸더니 푸퐁가 팜 파크 Puponga Farm Park 입구에 도착했다. 지도를 보니 여러 트랙이 있는데, 그 중에서 화라리키 까지 가는 것이 가장 짧은 편이다. 차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어 주차장에 세워 놓아야 하고, 페어웰 스핏에서 그랬던 것 처럼 양 울타리를 넘어서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울타리를 넘자마자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화라리키 비치로 갈 수 있다. 표지판을 보지 않고 그냥 앞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가면 엉뚱한 트랙으로 가는 수가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미리 지도를 봐 두길 잘했지.

화라리키 비치로 가는 코스는 따로 길이 있는 곳이 아니라 초원을 그냥 지나는 것이어서 여기도 양똥이 즐비하다. 조금 더 가서 울타리가 또 있고, 그 너머로 모래로 된 길이 있어서, 여기까지가 양을 방목하는 곳이겠구나 싶어 이제는 똥이 없어 다행이군...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역시 양 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래 되어서 말라버린 건똥은 괜찮은데, 생산된지 얼마 되지 않아 따끈따끈한 습똥은 요주의다. 신발 밑창에 박히면 긁어도 잘 떨어지지 않는구나.
울타리 하나를 더 넘어서야 양똥 자유구역에 도달할 수 있었다. 옆으로 화라리키 강이 보이고, 조금 더 가면 고운 모래로 된 길이 나온다. 여기서 부터는 신발을 벗고 가는 편이 훨씬 낫다.

어차피 운동화를 신었어도 부드러운 모래에 발이 푹푹 빠져서 모래가 신발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니 소용 없다. 모래로 된 길을 조금 더 걷다보니 어디선가 파도치는 소리가 들린다. 저 언덕 너머에 바다가 있겠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랐더니, 바다 보다는 그 앞의 모래, 사구가 더 눈에 들어온다. 바람으로 만들어진 모래의 물결 무늬와 아무도 걷지않은 모래 언덕. 아직까지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을 보지 못했기에, 사막의 아름다움을 이 광경으로 대신한다.

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고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닌다.

경사진 모래 언덕이 있길래 돗자리를 펴고 모래 썰매를 탈까 했는데, 생각보다 잘 내려가지 않는다.
접근이 불편하여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무엇보다도 좋구나. 절경과 한적함을 즐기느라 시간이 많이 지났다.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하고,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오늘 우리가 남겼던 발자욱도 내일이면 다시 바람이 지워버리고 새로운 무늬를 그려 놓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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