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brazos Rotos (브로큰 임브레이스) - 영화로 인해 아름다워질 수 있는 치정극
Los Abrazos Rotos (브로큰 임브레이스) - 영화로 인해 아름다워질 수 있는 치정극
2009 Pedro Almodóvar 연출, Penélope Cruz, Lluís Homar, Blanca Portillo, José Luis Gómez, Rubén Ochandiano 출연
2009.11.24 18:50~ CGV 강변 4관
Pedro Almodóvar 감독의 영화는 이번이 두번째이지만, 그래도 이전 작품들의 내용은 대략 알고 있다. 이번 영화 역시 그런 면에 있어서 그리 낯설지 않다.
실명 후 극작가로 변신한 영화 감독이 (Lluís Homar) 있고, 그가 적대시하는 재벌 총수가 (José Luis Gómez) 있다. 그리고 그 영화 감독에게는 한 여인에 대한 비밀이 있다.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고, 영화 배우가 되고파하는 재벌 총수의 아름다운 비서가 (Penélope Cruz) 있다.
이정도 등장인물 소개라면 '청진기 대보면, 견적이 딱 나오는' 수준의 상투적인 치정극이다.
아마도 재벌 총수의 비서는 아마도 돈 때문에 정부가 될 것이고, 총수는 여배우가 되려는 꿈을 밀어주기 위해서 영화를 한편 제작할 것이다. 여기서 이 여배우 지망생과 영화 감독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 이후는 총수의 눈을 피하기 위한 도피.. 그리고 감독의 성향에 따라서 행복한 결말, 또는 비극적 최후...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 영화는 영화에도 등장하는 한장의 사진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스페인의 섬 란타로사에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는 한 커플이 있는 해변의 사진을 찍었는데, 이 사진에 어울리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9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결과로 영화는 감독의 영화에 대한 마음을 담았다.
이 영화 안에서 이 두 연인은 '여인과 가방'이라는 영화 안의 영화를 제작하는데, 영화 감독인 Blanco와 영화의 주연을 맡은 재벌 총수의 정부 Lena의 만남과 치정은 이렇게 진행되어 간다. 여기에 또하나의 영화로서 재벌 총수가 아들을 (Rubén Ochandiano) 시켜서 이 영화의 제작 장면을 (사실은 Lena의 행동을) 담은 영화가 한편 더 등장하는데, 이렇듯 이 영화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뻔한 치정극을 두편의 영화 속 영화로 풀어냄으로써 그리 지루하지 않은 영화에 의한 영화로 만들어 냈다.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여인과 영화 감독의 열정, 그리고 재벌 총수의 비뚤어진 집착으로 인하여 어설프게 만들어진 영화 '여인과 가방'은 Blanco에게 영화에 대한 사랑을 앗아가지만, 이 비뚤어진 집착의 결과물인 또 하나의 영화로 (making film) 인하여 Blanco와 Lena의 사랑,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랑은 새롭게 재편집된다.
영화로 인한 치정과 영화를 통한 화해... 이 영화가 바로 영화를 위한, 영화에 의한 영화가 아닐런지...
PS. Almodóvar 감독이 좀 유해졌습니다 그려...
Trivia 영화 속 영화 '여인과 가방'은 Penélope Cruz 주연의 'Mujeres Al Borde De Un Ataque De Nervios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다. 같은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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