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0월의 영화
큰 TV 를 샀으니 영화를 많이 보지 않겠나는 기대가 있었으나, TV 는 역시 드라마용이다. 영화는 극장에서.
![]()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 10/4 Wavve on OLED TV ★★★★★★★☆☆☆ |
1. 국내 배급사가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와 같이 가족용 판타지 영화로 홍보하는 바람에...
1-1. 난 아예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중의 하나인 줄 알았다. 2. 그래서 극장에서 못 봤는데,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최고작이라는 평이 있네. 2-1. 아냐, 그래도 역시 '퍼시픽 림'이 최고야. 3. 판타지 영화는 무슨, 스페인 내전에 희생당한 시민들의 이야기네. 4. 내전 중 친부는 죽고, 양부는 프랑코파의 장교. 하지만 양부는 아들을 낳아 줄 목적으로 결혼한 것이 자명하고. 5.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나를 돌봐주는 하녀 메르세데스는 공화정 파의 스파이네. 6. 공화파 게릴라를 소탕하려는 프랑코파의 군인/경찰과 게릴라와의 대결에 휘말린 한 소녀의 비극적인 결말. 6-1. 정령인 판이나 그가 하는 지하 세계 얘기는 그냥 동화를 좋아했던 소녀의 망상이다. 7. 그렇게 생각하면 이 영화는 스페인 내전에 희생된 공화정 파, 혹은 평범한 민중의 희생에 대한 영화가 맞다. 8. 오필리아와 직접 대립하는 양부 비달의 캐릭터가 전형적인 파시스트 아닌가. 9. 영화를 보면 곳곳에 오필리아의 환상(?)이 현실에 현현하는 장면들이 몇 개 있긴 하나, 어차피 오필리아의 시각으로 보는 현실 아닌가. 10. 스페이 내전이 종식된 후의 암울한 현실이, 고작 지하 왕국의 공주에게 제시한 시험 무대라고 보는 건 너무 잔혹하지 않은가. 11. 오필리아에게 주어진 3가지 과제가 내전 이후의 상황에 대한 상징이라는 해석도 있다. 12. 그런데 왜 '오필리아와 세계의 열쇠'지? 열쇠는 두꺼비 뱃속에서 나온 한 개 아니었나? |
![]() (비텔로니) 10/6 CGV 여의도 5관 ★★★★★★☆☆☆☆ |
1. CGV 에서 열린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전에서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다.
1-1. 한달이 되지 않아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차오 펠리니' 기획전이 열리는데 라인업이 똑같잖아. 1-2. 공동 기획이야, 정보가 샌거야? 2. 어쨌거나 4K 로 리마스터링 된 펠리니의 작품을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3. 그런데, 여러 수상 이력과 걸작이라는 칭송과는 멀게 그저 그렇다. 3-1.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가서 졸렸던 것도 원인 중에 하나다. 4. '귀도의 청년 시절을 다룬 것인가' 하는 기대와 달리 그냥 한량들의 이야기다. 5. 제목 비펠로니의 뜻은 송아지. 쓰임이 많은 소가 되기 전의 단계 정도를 의미하는건가? 5-1. 각본가 중 한명은 이 제목을 '먹기만 하고 생산하지 않는 가족' 이라고 정의했다. 5-2. 그렇다면 한량 이야기가 맞잖아. 6. 5명의 한량 중에서 가장 지적이고 예술혼에 불타는 듯 보였던 레오폴드는 단 한번의 위기(?)에 도망쳐 버린다. 7. 파우스토는 즉흥적인데다, 책임감이 없다. 여자는 그렇게 밝히면서도 아버지와의 관계에서는 왜소해진다. 7-1. 청년에서 성인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받아들일 용기가 없는, 어찌보면 이 영화의 주제와 가장 맞닿은 인물이기도 하다. 8. 그 둘과 대척의 지점에서 알베르토와 리카르도가 어느 정도의 균형을 잡아주기도 하고, 극을 이끌어가는 갈등을 촉발하기도 한다. 9. 그리고 한 발 물러서서 이들을 바라보는 모랄도는 감독/작가의 시선을 대변해주는 듯 하다. 10. 과연 이들 모두를 바라본 모랄도 입장에서는 마을을 떠나는 것만이 선택이었던가. 11. 5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러티브를 풀어가는 방식이 당시 기준으로 독특했던 듯. |
![]() (영혼의 줄리에타) 10/9 CGV 용산아이파크몰 박찬욱관 ★★★★★★★☆☆☆ |
1965 Federico Fellini
TBD |
![]()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10/21 CGV 용산아이파크몰 11관 ★★★★★★★★☆☆ |
1. 크리스마스에는 항상 '크리스마스 악몽'
2. 한국어 제목에 '팀 버튼의..' 가 앞에 붙어 있지만, 헨리 셀릭 감독이다. 3. 수도 없이 본 것 같긴 하나... 4. 'This is Halloween' 곡이 끝나고 난 다음부터는 취해서 기억에 없다. 4-1. 그냥 크리스마스 이브의 BGM 같은 영화니까. 5. 극장에서 본 적이 없는데, 이번 재개봉 기회에 처음으로 극장 관람이다. 6. 오, 이런 내용이었군. 7. 잭 스켈링턴의 성우는 음악을 맡은 대니 엘프먼이다. 7-1. 기괴한 음악에 비해서 목소리는 중후한 편이다. 8. 과연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이 영화를 다시 볼 것인가, 아니면 '나홀로 집에'를 볼 것인가. |
![]() (플라워 킬링 문) 10/22 메가박스 COEX 2관 ★★★★★★★★☆☆ |
1.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다가, 그의 애배우 2명이 같이 출연하는데 이렇게 흥행이 안돼?
1-1. '더 킬러'는 넷플릭스라 그렇다 쳐도, 이건 애플TV 잖아. 2. Cinematic Experience 를 강조하는 노 감독의 최근작이 넷플릭스/애플TV 인 것이 아이러니네. 3. 한국어 제목과 영문 제목의 단어 순서가 와장창이길래 '이 뭐 병..' 이라고 했는데, 3-1. 영화를 보고 나면 한국어 제목과 동일한 문구가 등장함을 확인할 수 있다. 4. 영문 제목처럼 이 동네의 'Killers' 에 주목하느냐, 한글 제목처럼 오세이지족에 주목을 했는냐. 5. 원작은 살인 사건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전면으로 등장한 FBI 탄생(?)에 중점을 맞추었다고 하는데, 6. 영화는 오세이지 족의 삶과, 그들에 깊숙히 관여하는 킹 헤일의 모습에 더 집중한다. 6-1. 그러고 보면 한국 번역 제목도 이해가 간다. 7. 진정한 미국의 주인은 누구인가? 8. 그리고 거기에 멋대로 들어와서 주인 행세하는 놈들이 지금 미국 전역을 지배하는 것 아닌가? 9. 아일랜드 이민자, 이탈리아 마피아 등 다양한 종족의 백인들이 점거한 미국 상황에 대한 비판이다. 9-1. 그래서 메이저 영화사에서 투자를 못 받는 거 아녀? 10. 킹 헤일의 재판 이후를 라이브 라디오쇼 같이 그렸는데, 10-1. 오세이지 족의 살인 사건을 발판으로 FBI 를 만들어 낸 후버에 대해서도 조롱하는 것 같다. 10-2. 증거가 비교적 명확한 몰리 일가 연쇄 살인에만 개입한 의도가 있지 않았던 가 하는... 10-3. 몰리 일가가 아닌 그 전에 발생한 수 많은 살인은 관심조차 없지 않았나. 11. 영화가 길다... 매우 길다. 11-1. 이제 익숙해지긴 했지만. |
![]() 10/25 WATCHA on OLED TV ★★★★★☆☆☆☆☆ |
1. '이공' 이라고 묶인 단편 영화 모음이 있었다.
2. 그 중에서 '둔치' 라는 에피소드가 봉준호 감독 작품인데, 3. 다른 작품은 안 보이는데, 이것만 왓챠에 떡하니 떠 있다. 4. '지리멸렬'도 있다. 5. 뭐, 그렇게 특별한 재미가 있지는 않군. |
![]() 10/27 CGV 여의도 4관 ★★★★★★☆☆☆☆ |
1. 요즘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듯이 웹툰 원작 영화다.
2. 그래서 어쩔 수 없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이 단점이다. 3. 요즘과 같은 SNS 시대에 아무리 재단이 보호를 해 줘도 한수강이 존재할 수 있나? 3-1. 라고 생각했으나, 이동관/정순신/김승희 자식 학폭 사건이 이제서야 불거지는 걸 보면 제대로 된 현실반영이구나. 4. 오히려 합기도+태권도 각 3단인데 복싱 선수였던 것이 비현실이군. 5. 게다가 복싱 선수가 기간제 교사가 된 것도 비현실. 6. 설정은 상관 없다. 액션이 중요하니까. 7. 빌런으로 나오는 한수강이 얼마나 나쁜지, 그에게 당하는 피해자들이 얼마나 불쌍한지. 8. 그리고, 주인공 소시민이 한수강을 얼마나 통쾌하게 박살내는지가 영화의 관건이다. 9. 소시민이 각성하는 계기가 한수강과 무관해서 이상하지만, 중요한 건 각성한 이후니까. 10. 마지막 결투 장면의 무술과 촬영은 훌륭하다. 11. 개봉전/후 1주간 극장 예매 2위를 유지했으나, 그래도 20만명에 조금 못 미친다. 11-1. 2위가 이런 성적이니 극장 사업이 망하긴 망했나보다. 12. 끝까지 보면 내 이름이 등장한다. |
![]()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10/30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 |
1. 은퇴 후 번복, 재은퇴 후 재번복.
2. 작품만 만들어 주신다면 몇 번이나 번복을 해도 상관없다. 3. 동명의 소설이 있다고 하지만 오리지널 스토리다. 3-1. 그 소설이 작품 안에 살짝 등장하긴 한다. 4. 대원에서 아무런 마케팅을 안 했지만, 하야오의 복귀작이라면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4-1. 군수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나오기에, 한국에서의 거부감을 방지하기 위한 디마케팅이라는 설이 있으나, 4-2. 일본에서도 포스터 한 장만 딸랑 내놓고 말았다. 4-3. 거부감 걱정했다면 '바람이 분다' 가 훨씬 더하지. 5. 평가가 좋지 않길래, 제국주의 시각이 있는가 했는데 그런건 없다. 6. 자전적인 영화라니까, 아버지가 실제로 군수산업을 운영했는데 어쩌겠어. 7. 이 정도로 애니메이션계에 공헌을 했으면 자전적인 작품도 하나 만들 수 있지. 7-1. 혹시나 '파벨만스' 를 보고서? 8. 문제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는 건데. 8-1. '마녀 배달부 키키' 이후의 작품은 왠지 정이 안 간다. '센과 치히로'만 두번 봤지, 나머지는 한번만. 9. 은퇴 후 복귀작 두 편이 모두 문제인데, '바람이 분다' 는 다시 보고 싶은 마음조차 생기지 않고. 10. 여전히 세계는 아이들이 구해야 하는데, 세계 말고 엄마/이모도 구해야 하는데... 11. 여전히 아버지는 없다. 12. 그런데, 왜 하늘을 날지 않는가? 13.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라고 하는 건지 잘 모르겠네. |
![]() (더 킬러) 10/31 CGV 용산아이파크몰 6관 ★★★★★★☆☆☆☆ |
1. 데이빗 핀처의 영화인데, 놀랍도록 흥행이 안 된다. 마케팅도 안 하고.
1-1. 곧 넷플릭스에 풀리기 때문인 것 같은데. 2. 최근 본 영화 4편 중에 지브리 하나 빼면, 제작이 각각 애플TV, 웨이브, 넷플릭스로 OTT 사업자가 돈을 냈다. 3. 장 피에르 멜빌의 '고독' 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아직 안 봤음. 3-1. 알랭 드롱이 암살자로 나오는 'L'samurai' 의 한국 제목이 '고독' 이란다. 4. 모티브로 했다고는 하지만, 원작이 따로 있다. 5. 어쨌거나 데이빗 핀처의 작품이니까 원하는 바가 있는데, 아쉽게도 충족하지 못해서 별점은 높이 못 준다. 6. 앞 부분이 살짝 지루한 맛이 있지만, 챕터가 넘어가면서 지루함은 사라지고 점점 흥미진진해 진다. 7. 파스밴더가 무표정한 원칙주의자로 나오긴 하나, 완전 무표정은 아니라서 아쉽. 8. '면봉처럼 생긴' 틸다 스윈튼이 꽤 느즈막히 나와서, 분량도 아쉽고 역할도 아쉽다. 9. 뜸들이지 않고, 팍팍 처리해 나가는 것은 '테이큰' 같기도 하구먼. 10. 그러나 '테이큰'은 액션의 쾌감을 위해서 그런 선택을 했을텐데, 여기서는 서스펜스를 갉아버리는 역효과가 난다. 11. 왜 클라이언트는 안 죽여? 쩐주한테는 원칙 적용 안 하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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