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에는 출장이든 개인적인 여행이든 해마다 국외로 나갔더랬다. 많이 나갈 때는 같은 해에 5번이나 갔고 (그 중에 3번이 일본이라는 것이 함정) 적어도 2번은 갔더랬다. 대충 일본 日本 여행이 국내 여행처럼 부담없는 정도까지 되었을 무렵 세상은 멸망했다 팬데믹 상황으로 급변하였다. 운 좋게도 팬데믹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신사유람을 하고 와서, 어지간한 주변인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에 외국을 다녀온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도 벌써 2년 8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팬데믹이 완전히 종료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출입국에 제한이 거의 없는 국가들의 수가 절반을 넘어가면서 슬슬 국제간의 이동이 늘어나고, 공식적인 글로벌 행사도 하나둘씩 재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구글 Google APAC 에서 주최하는 Roundtable 미팅이 싱가포르 Singapore 에서 열려서 간만에 출국을 하게 되었다.
예정했던 출국일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가장 중요한 항공권과 숙박은 이미 예약 확정이 완료된 상태이나 여전히 뭔가 준비를 누락한 것 같은 불안함이 한구석에 께름찍하게 남아있다.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도록 여행 준비물의 목록을 만들어 놓았으나, 2년이 넘는 세월동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고, 그 기간 동안 각국의 출입국 절차가 많이 바뀌어버린 것이 께름찍함의 원인이었다.
일례로 최근 10년간 12번의 일본 방문을 하는 동안 한번도 서류 작업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 일본 출장을 준비하면서 초청장과 입국 허가서, 그리고 입국 단수 비자까지 발급을 받아야 했었다.
싱가포르는 다행히 비자 발급까지는 필요가 없고,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하여 출입국 시 별도의 검사나 증명서 제출이 필요없긴 하다. 하지만, 입국을 위해서 ICA the Immigration & Checkpoints Authority 에서 SG Arrival Card 를 제출해야 한다. 그것도 싱가포르 입국 기준 3일 내에서만 작성이 가능해서, 준비하는 기간 내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다.
출국 직전 짐을 싸는 순간까지도 무언가를 누락한 듯한 불안함은 여행가기 전이라면 언제나 그랬던 것 아니었던가. 여권과 신용카드만 챙기면 다른 것 다 빼먹어도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 정보화 사회니까 어떻게든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