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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의 기억 - 서울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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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의 기억 - 서울극장

  • 2021.09.24 12:12
  • 文化革命/電影少年

 

'방화' 또는 '국산 영화'라는 단어와 '충무로'라는 단어가 동급이었던 시절이 있었더랬다.

태원을 비롯한 국내의 모든 영화 제작/수입 회사가 모두 충무로에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영화 하면 충무로였고, 충무로 하면 영화였다.

지금의 충무로는 무엇일까? 애완견? 모터사이클? '충무로 영화제'니 '충무로 뮤지컬 영화제'니 몇 번의 산발적인 추억 찾기가 있었지만 지속적이지 못하고, 이제 모두 퇴색되어 영화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지역은 거의 없다.

 

영화를 보기 시작했던 시절, 집에는 당연히 VCR이 없고 영화 관람이라는 것은 일단 극장에 가는 것 뿐이었다.

강남 지역에는 변변한 극장이라곤 없었고, 집 근처에는 동시 재개봉관 (속칭 3류극장) 뿐이었다. 비록 미국에서 개봉한 후 빨라야 6개월, 보통 1~2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개봉하기는 했지만, 나름 최신이었던 영화를 보려면 지하철 3/4호선 충무로 역에 내려서 대한극장 앞에 주욱 줄을 서야했다. 대한극장 개봉 영화는 모두 인기가 많아서 조금 늦게 가면 호남정유 주유소를 돌아 한국관까지 이어진 줄 뒤에 서야했고, 그나마 정오가 지나면 '금일 매진'이라는 표시만 보고 돌아와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당시 개봉 영화를 보려면 대한, 단성사, 서울, 국도, 명보, 피카디리, 허리우드, 스카라 등 종로 3가, 을지로 3가 역을 중심으로 몰려있는 극장에 가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

 

충무로에 몰려있던 영화사 중에서 우진씨네마라는 곳이 있었다.

지금은 강남 중에서도 꽤 삐까번쩍한 곳이 되었지만, 당시만해도 교통 나빴던 논현동 늘봄공원 옆에 씨네하우스라는 영화관을 만들고, 영화사 사무실을 그 곳으로 옮겼다. 우진씨네마의 정우진 사장은 영화계에서도 이단 취급을 받았지만, 어쨌든 아마도 국내에 멀티플렉스 극장을 처음으로 도입한 선구자가 아닌가 싶다.

이후로 롯데월드시네마 (현재 롯데시네마 월드점), 브로드웨이, 서울극장 등 새롭게 또는 renewal 하면서 꽤 많은 수의 멀티플렉스가 생겼고, 그나마 유지되던 멀티플렉스와 단관 극장의 공생 관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CGV와 메가박스 등 대자본이 들어오면서 부터이다.

스크린쿼터 등에 있어서 여전히 불리했던 단관 극장들은 멀티플렉스로 변화하든가 (대한, 서울), 대자본 멀티플렉스 체인에 흡수되든가 (단성사, 피카디리), 아니면 아예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국도, 스카라) 개중에는 업종을 변경하거나 (명보), 또는 시네마테크로 탈바꿈한 (허리우드) 경우도 있다.

 

서울극장이라는 곳의 기억은 1989년 서울시네마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다.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변모하기 전의 이름은 서울 극장이었겠지만, 그 때까지는 서울극장에서 관람한 적은 없었고 '서울 극장이 서울시네마타운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내용의 기사/광고를 보고 서울시네마타운의 개관을 손꼽아 기다렸다.

바로 근처의 단성사와 피카디리에 밀려, 가 본적도 없는 극장의 리뉴얼을 기대했던 이유는 바로 '堞血雙雄 (첩혈쌍웅)' 의 저우룬파 周潤發 주윤발 와 리슈셴 李修賢 이수현 콤비였다.

 

이후 3개의 극장에 시네마타운아카데미 같은 예술관이 추가되기도 하고, 7~9개관으로 몸집이 커지기도 하였으나, 결국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근처의 단성사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되었다. (다만,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서울아트시네마 대관은 그대로 유지하나보다.)

 

영업 종료를 고지하면서 마지막 몇주간 고별전을 상영했고, 아쉬운 마음에 한 편을 골라 서울극장의 마지막을 함께하였다.

 

지금껏 서울극장/서울시네마타운에서 관람한 영화는 아래와 같다.

 

제목 번역제목 감독 제작 관람 상영관
堞血雙雄 첩혈쌍웅 吳宇森 1989 1989.8 3관
Johnny Handsome 쟈니 핸섬 Walter Hill 1989 1990.2.5 아카데미관
Look Who's Talking 마이키 이야기 Amy Heckerling 1989 1990(?)  
Ghostbusters II 고스트버스터즈 2 Ivan Reitman 1989 1990.7.25 2관
Ghost 사랑과 영혼 Jerry Zucker 1990 1991.1.28 1관
Robin Hood: Prince of Thieves 로빈후드 Kevin Reynolds 1991 1991.8.1 2관
Hot Shot! 못말리는 비행사 Jim Abrahams 1991 1992.1.27 1관
The Last Boyscout 마지막 보이스카웃 Tony Scott 1991 1992.1.27 2관
Sommersby 서머스비 Jon Amiel 1993 1993.3.3 1관
The Fugitive 도망자 Andrew Davis 1993 1993.10.14 2관
The Lion King 라이언 킹 Roger Allers
Rob minkoff
1994 1994.7.22  
킬러들의 수다   장진 2001 2001.11.3 1관
R 포인트   공수창 2004 2004.9.17 7관
Midnight in Paris 미드나잇 인 파리 Woody Allen 2011 2012.7.7 9관
The Dreamers 몽상가들 Bernardo Bertolucci 2003 2021.8.13 8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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