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man: The Secret Service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재미있구먼, 뭐가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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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sman: The Secret Service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
년도 : 2014 국가 : 미국 상영 : 129분 제작 : 20th Century Fox 배급 : 20th Century Fox 원작 : 마크 밀라 Mark Millar , 데이브 기븐스 Dave Gibbons 연출 : 매튜 본 Matthew Vaughn 출연 : 태런 에거트 Taron Egerton (개리 엑시 언윈 Gary 'Eggsy' Unwin 역) 콜린 퍼스 Colin Firth (해리/갤라하드 Harry/Galahad 역) 사뮤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발렌타인 Valentine 역) 마크 스트롱 Mark Strong (멀린 Merlin 역) 흥행 : $128M (미국), 6,129,681명 (한국) | |
2015. 1.18. 21:10~ CGV 강변 2관. ★★★★★★★☆☆☆ |
매튜 본의 신작이라
매튜 본의 작품은 2개 밖에 보지 못했지만 맘에 드는 감독이다.
우선 'Kick-Ass (킥 애스)' 에서 처음 시작이었는데, 능력도 별로 없고 그래서 책임도 질 필요가 없는 '평범 히어로'의 캐릭터와 그만큼 비틀린 형식의 수퍼 히어로 무비가 맘에 들었던 것이다.
다음으로는 폭망했던 'X-Men' 시리즈를 되살리기 위한 첫번째 시도로서의 reboot 였던 'X-Men: First Class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재시작의 첫 단추로서는 그럭저럭 평타 정도는 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 편인 'X-Men: Days of Future Fast (엑스맨: 데이스 오브 퓨쳐 패스트)' 는 이 영화의 연출을 위해서 브라이언 싱어 Bryan Singer 에게 넘겼다고 하니 이거 기대해 볼 만하지 않나?
이전의 2개 영화와는 달리 수퍼 히어로 영화는 아니지만, 새로운 스타일의 Secret Agent 영화라고 했고, 또 예고편을 보자하니 이거 완전히 능력자가 후계자 키우는 내용이잖아. 게다가 원작자인 마크 밀라는 영화 'Kick-Ass (킥 애스)' 의 원작 만화 작가이기도 하다. 이거 기대할만 하군.
Wanted, James Bond, MIB, ...
어, 비밀 조직의 능력자가 별 볼일 없는 능력의 후계자를 키워서 악의 세력을 막는다고? 분명히 어디서 봤던 내용이고 쉽게 생각해 낼 수도 있다.
너의 아버지가 나를 살렸다.
찌질하게 살고 있던 웨슬리 Wesley (제임스 맥어보이 James McAvoy ) 에게 갑작스레 나타난 폭스 Fox (안젤리나 졸리 Angelina Jolie ) 라는 여자가 자신의 아버지가 프래터니티 The Fraternity 라는 비밀 조직의 요원이었던 Mr. X 라면서 조직으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한다. 이거 내용이 완전히 똑같잖아. 게다가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마크 밀라는 영화 'Wanted (원티드)' 원작 만화의 작가이기도 하다.
스토리라인은 'Wanted (원티드)'를 따라가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제임스 본드 James Bond 무비를 벗어나기 어렵다. 벗어나기 어렵다기 보다는 그냥 제임스 본드에 대한 오마쥬로 가득 찼다고 하는 것이 낫겠다. (본덕이신 테우스님께서는 오마쥬를 넘어서 헌정작이라고까지 표현하셨다.)
본드, 제임스 본드. 아, 아닌데.
우선 세계에서 우성인자만 남기겠다고 USIM 을 배포하는 발렌타인의 프로젝트를 보면 이건 'Moonraker (문레이커)' 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원티드에는 메인 빌런이 없다(!). 뭐, 최종으로 웨슬리와 맞닥뜨리는 캐릭터가 있고, 그 구도는 이 영화에서도 그대로 차용되지만, 어찌되었건 단순 대립 구조를 맡을만한 빌런 캐릭터가 없었다. 이 영화에서는 발렌타인이 드랙스 Drax (마이클 론스데일 Michael Lonsdale ) 역할을, 가젤 Gazelle (소피아 부텔라 Sofia Boutella ) 이 죠스 Jaws (리차드 키엘 Richard Kiel ) 역할을 한다. 그러고 보니 둘 다 신체 일부가 금속이고, 동물에서 이름을 따 왔네.
엑시가 데리고 다니는 퍼그의 이름이 JB 인 것으로 시작해서, 구두에서 튀어나오는 독침이나 폭탄으로 쓰이는 라이터 등을 보면 다들 제임스 본드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엑시는 마티니를 선택한다. (자세한 오마쥬의 내용은 테우스님의 블로그를 참조하자.)
총이 이게 뭐야.
조금 아쉬운 것은 킹스맨이 사용하는 권총이 월터 PPK Walter PPK 가 아니라는 점이다. 토카레프 TT-33 Tokarev TT-33 모델의 변형을 사용하고 있는데, 왜 인지는 모르겠다.
캐릭터의 설정과 스토리의 전개를 제외하면 많은 부분에서 'MIB (맨 인 블랙)'의 향기가 난다.
요원이라면 수트와 구두를 잘 입어야 한다. 굳이 검은 색은 아니어도 됨.
우선은 수트를 쫙 빼입고 다니는 비밀 요원이라는 설정에서 시작해서, 시내 지하에 위치하여 엘리베이터로 내려가는 지하의 기지, 기억까지 잃게할 수 있는 특수 장비들로 가득찬 무기고, 그리고 새로운 요원을 뽑기 위해서 요원이 직접 골라서 추천한 후보들의 출신 구도까지 많은 부분에서 MIB 를 떠 올리게 한다. 과연 속편에서 해리/갤러하드를 다시 소환하기 위해서 엑시가 시간 여행을 하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캐스팅
수트를 입은 영국 악센트의 단정한 요원이자 신임 요원의 멘토를 맡을 사람이라면 당연히 콜린 퍼스다. 콜린 퍼스 말고는 다른 사람은 거의 생각이 안 날 정도이다. 약간의 유머를 덧붙인다면 비공식 본드인 데이빗 니븐 정도 David Niven 가 될텐데 이 분은 이미 세상에 안 계신다. 가장 중요한 역할로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는 배우를 써야 할텐데, 휴 그랜트 Hugh Grant 는 나약하고 이언 맥그리거 Ewan McGregor 는 단정한 귀족의 느낌이 없다. 게리 올드만 Gary Oldman 은 오히려 더 나쁜 놈 같고.
우리 둘이 제일 유명하지. 근데 속편에 못 나올껄?
사뮤엘 L. 잭슨이 메인 빌런을 맡은 것을 비롯해서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과 더불어 이런 조직의 수장을 자주 맡는 마이클 케인 Michael Caine , 그리고 이제 앤디 가르시아 Andy Garcia 의 이미지를 많이 지워 낸 마크 스트롱 Mark Strong 등 조연급으로도 꽤나 화려한 배우들이 역할을 맡은 것에 비해 주인공을 맡은 테런 애거트나 조연급의 소피아 부텔라는 무명에 가까운 신인이다. (록시 Roxy 역의 소피 쿡슨 Sophie Cookson 은 어차피 역할도 없으니 넘어가자.)
'Kick-Ass (킥 애스)' 에서도 비슷한 전략이었는데, 속편에서 좀 기운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시리즈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콜린 퍼스를 다시 끌고 오거나 (그러면 또 다른 측면으로 욕을 먹겠지.) 사뮤엘 L. 잭슨을 넘어서는 정도의 빌런을 데려와야 할 것이다.
모두까기 인형
그렇게 심각한 수준으로 사회 비판을 하는 건 아니지만, 꽤나 다방면에 걸쳐서 노골적인 조롱을 하고 있다. (이건 'Kick-Ass (킥 애스)' 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킹스맨이라는 조직 자체가 귀족 가문에 종속된 재단사였던 주제에 돈을 많이 모은 것을 바탕으로 귀족인양 거만을 떨고 있다. 그나마 해리/갤라하드는 시대의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킹스맨의 수장인 아서 Arthur (마이클 케인) 역시도 그런 인물이고, 엑시와 같이 랜슬럿 Lancelot 의 후보로 오른 찰리 Charlie (에드워드 홀크로프트 Edward Holcroft ) 등 옥스브릿지 찌질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우성 인종들을 말 그대로 날려버리면서 결국 세상을 구하는
발렌타인의 프리젠테이션을 보면 자연스럽게 스티브 잡스 Steve Jobs 가 떠오를테고, 그가 발표하는 무료 통화, 무료 인터넷은 바로 구글 Google 이 추구하는 세계의 모습이다. 혈통을 중시하는 유럽의 구 세력을 대체할 신흥 권력은 바로 IT 로 대표되는 테크놀로지 시대의 거물들이다. 킹스맨의 수트에 대비되는 옷차림에서 볼 수 있듯이 근본 없는 신흥 부자에 대한 응징은 수트를 잘 차려입은 엑시이다. 구 체제의 권력부터 신 체제의 권력까지 모두 까는구나. 보너스로 개독들에 대한 처철한 청소(?)는 보너스이다.
Money for Nothing, 위풍당당 행진곡
카세트 테이프가 돌아가면서 다이어 스트레이츠 Dire Straits 의 "Money for Nothing" 이 흐른다. 이 곡을 시작으로 해서 KC 앤드 선샤인 밴드 KC and the Sunshine Band 의 "Give it up" 등 80 년대의 음악이 꽤나 즐겁다.
하지만 그 중에서 영화를 본 이후에도 계속해서 기억에 남는 곳은 아마도 대부분 엘가 Elgar 의 "Pomp and Circumstance Military Marches (위풍당당 행진곡)" 이 될 것이다. 이유는 영화를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하하하.
Trivia
- 가젤의 다리가 나오는 캐릭터 포스터는 'For Your Eyes Only (007 유어 아이즈 온리)' 에서 따 왔다.
- 제목 자체는 'On Her Majesty's Secret Service (007 여왕 폐하 대작전)' 이구나.
- 스카이 다이빙 시퀀스는 'Living Daylights (007 리빙 데이라이트)' 로구나. 제임스 본드는 여기까지. 자세한 건 테우스님 블로그에서.
- 'The Tailor of Panama (테일러 오브 파나마)' 에서 파나마를 재단사를 정보원으로 이용하던데, 여기 나온 배우가 한 때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난 Pierce Brosnan
- 방 전체가 엘리베이터인 것은 'The Man from U.N.C.L.E. (나폴레옹 솔로)' 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 엑시의 엄마가 화장실 문을 부슨 것은 'The Shining (샤이닝)' 이겠지.
- 아서나 랜슬럿, 갤러하드 등이 원탁의 기사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것은 다들 알 것 같은데, 그렇다면 성배는 뭘까?
- 발렌타인의 벙커 안 흰 파카 입은 군대는 스톰트루퍼 Stormtrooper 같지 않나?
- 아놀드 교수 Dr. Arnold 가 마크 해밀 Mark Hamill 이었다니, 이게 무슨 소리요. 나의 제다이 Jedi 를 돌려줘!
- 가젤은 의족 스프린터인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Oscar Pistorius 의 의족을 모델로 만들었다고 한다. 원작에서는 남자였고, 오스카에게 배역 제안이 가기도 했다고 한다.
- 발렌타인의 의상 컨셉은 러셀 시몬스 Russell Simmons 의 스타일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 교회 학살 시퀀스는 '올드 보이'에서 영감을 얻어서 원 테이크로 촬영 되었다. 모두 79명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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