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fall (007 스카이폴) - 50주년 기념작으로는 좀 부족
Skyfall (007 스카이폴) 50년 기념작으로는 좀 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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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43분 제작 : MGM 배급 : Columbia Pictures 연출 : 샘 멘데스 Sam Mendes 출연 : 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 (제임스 본드 James Bond 역) 쥬디 덴치 Judi Dench (M 역) 하비에르 바이뎀 Javier Vardem (실바 Silva 역) 나오미 해리스 Naomie Harris (이브 Eve 역) 2012. 12. 5. 20:15~ 메가박스 COEX 10관 |
난 본드 무비에 관해서라면 올드 팬이다.
가장 좋아하는 본드는 누가 뭐래도 역시 숀 코네리 Sean Connery 와 로저 무어 Roger Moore 정도. 'A View to a Kill (뷰 투어 킬)' 이후에는 아예 보지도 않았더랬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관람한 'Skyfall (007 스카이폴)' 이 007 영화로서는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되어 버렸다. (아, 물론 그 전에 피터 샐러스 Peter Sellers 의 'Casino Royale (007 카지노 로얄)' 을 극장에서 본 적이 있으나, 일단은 정식 시리즈는 아니니까 제외)
하지만 르 쉬프가 무려 오손 웰스
다니엘 크레이그의 'Casino Royale (007 카지노 로얄)' 부터는 다시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되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다니엘 크레이그가 그 전에 맡았던 티모시 달튼 Timothy Dalton 이라든가 피어스 브로스넌 Piears Brosnan 보다 더 제임스 본드에 어울려서 그런 것은 아니다. (캐릭터로만 본다면 오히려 피어스 브로스넌이 훨씬 더 어울리지. 아, 물론 그가 'Remington Steele (레밍턴 스틸)' 처럼 연기했다면 말이지.) 오히려 크레이그는 처음 본드 역으로 캐스팅 될 때에 꽤나 많은 반대에 부딪혔던 배우였다.
다시 이 시리즈를 접하게 된 것은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이언 플레밍 Ian Fleming 의 원작에 충실하게 reboot 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았던 'Casino Royale (카지노 로얄)' 은 내용상 원작의 내용에 꽤 충실하게 접근하였다는 평을 받았으나, (원작을 안 봤으니 뭐라 평할 수가... 그래도 안드로메다로 갔던 피터 셀러스의 본드보다는 훨씬 접근했겠지.) 소설이 아닌 본드 무비 팬으로서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제임스 본드의 원작은 소설인가, 아니면 숀 코네리의 영화인가는 여전히 논쟁으로 남겠지만, 어쨌거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본드와 그 영화에 대한 평가는 숀 코네리의 본드에 얼마나 가까우냐가 평가의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싸고 나서 밑을 안 닦은 듯한 기분은 'Quantum of Solace (007 퀀텀 오브 솔러스)'를 보면 풀릴까 싶었는데, 여전히 불만족스런 기분은 마찬가지.
그러나 이번 편은 007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대대적인 행사와 함께 돌아왔고, 2개의 전작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건배럴 Gun Barrel 오프닝도 반갑게 돌아왔다. 이 건배럴의 부활이 상징하듯이 이 50주년 기념작은 이언 플레밍의 소설보다는 숀 코네리의 본드에 더 충실하게, 여태까지의 본드 무비 클리쉐를 늘어 놓으면서 올드 무비 팬들과 50주년 축배를 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월터 Walter PPK/S
꽤 어렸던 시절에 '모델건 삼총사'라는 만화에서 "스파이라면 역시 월셔 PPK 이지." 라는 대사가 있었다. 그 때는 뭔 뜻인지 몰랐는데, 007 영화를 보면서 'Dr. No (007 살인 번호)' 이후 제임스 본드는 항상 월터 PPK 모델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월터를 월셔로 발번역한 건 논외고...
어쨌거나 스파이라면 월터 PPK 라는 공식(?)을 만들어 낸 본드가 갑작스레 월터 P99 를 사용하는 것이 불만이었는데, 다시 PPK/S로 돌아온 것이 반갑다. (사실 나에게 스파이라면 파이손 Python 357 이다. 제임스 본드 보다는 사에바 료 冴羽 獠 !
매그넘 44는 아니더라도 글록 정도는 줘야할거 아녀.
애스턴 마틴 Aston Martin DB 5
월터 PPK 만큼이나 반가웠던 것은 바로 애스턴 마틴 DB 5 모델이다. 피어스 브로스넌은 BMW를 타고 다니던데 제임스 본드가 독일 차를 타다니. 숀 코네리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전작인 'Casino Royale (카지노 로얄)' 에서는 오히려 르 쉬프 Le Chiffre (매드 미켈센 Mads Mikkelsen) 이 애스턴 마틴을 몰고 다녔었는데, 포커로 따서 뺐은 그 차인가?
심지어 번호판의 등록 번호도 'Thunderball (썬더볼 작전)'과 동일.
안타까운 것은 애스턴 마틴이 포드 Ford 로 인수된 이후 그 정체성이자 매력이었던 헤드 램프가 작아지면서 '이게 재규어 Jaguar 여, 애스턴이여?' 라는 의문까지 들게 했지만, 어쨌거나 이번에는 다시 예전의 DB 5 모델로 복귀하여서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이브 **** Eve **********
사무직이 더 어울린다고 했을 때 눈치를 깠어야 하지만 영화 끝 무렵 그녀가 자신의 풀 네임을 얘기하기 전까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내 옆에서 보던 뚱뚱한 미국 아저씨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지, 이름을 얘기할 때에 피실피실 웃더라.
자네 혹시 금발 아니었나?
Q
Q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은 반갑지만 영 새로운 스타일의 개발자이니 그닥 맘에 들지는 않는다. 난 차라리 펑 터지는 볼펜이라도 나오는게 더 좋단 말이지. 끽해야 손금을 인식하는 월터 PPK 정도로는 별로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런 건 시대에 뒤떨어진 거라고요.
쎆쓔하면 죽어.
듀나 Djuna 가 맘에 안들어하는 007 영화의 징크스가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007과 쎆슈하는 본드걸들은 다들 죽게 된다. 이번 편에는 척 봐도 '얘가 죽겍구나'하고 짐작할 만한 세브린 Sévérine (베레니스 말로히 Bérénice Marlohe) 이 아까운 맥켈란 Macallan 만 낭비하고 죽게된다.
그리고 마티니 Matini
정확하게 술 이름을 얘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잔의 모양을 봐도 그렇고 바텐더가 쉐이커를 열심히 흔들어 대는 걸 봐선 분명 마티니, 적어도 보드카 마티니 정도는 될 것. 물론 그 유명한 대사도 미리 쳤겠지?
Shaken, not stirred.
클리쉐라고 하긴 뭐하고 전작에 대한 차용은 테우스 님의 블로그에서...
나 같은 올드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각종 클리쉐를 동원한 것은 성공적이라고 평할만 하다. (개인적으로는 총 맞고 열차 부숴버린 뒤에 타이와 커프스 매만지는 장면이 가장 맘에 들었다.)
하지만 본드 무비 역사상 최강의 적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실바가 기대했던 것 만큼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실바 역할을 맡은 하비에르 바이뎀 덕분으로 꽤나 강한 인상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빌런으로서의 역할은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스펙터 Spectre 나 죠스 Jaws 보다는 그 임팩트가 약하달까?
이분은 헤어 스타일 따라서 인상이 왔다갔다.
게다가 그 이상한 헤어 스타일 때문에 (사실 'No Country for Old Men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헤어 스타일이 더 무시무시.) 자꾸만 조커가 생각나는 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감독도 인정했다고 하니...)
그리고 보통 이런 에피소드의 연속에서 주인공의 과거사가 들춰지면 이제 시리즈의 끝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건데, 아마도 크레이그의 본드는 앞으로 한 두 작품 정도 더 볼 수 있거나, 아니면 새로운 M 과 함께하는 새로운 본드로 바로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이 영화의 주인공은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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