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비뚤어진 어른의 세계, 구원은 역시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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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と千尋の神隠し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비뚤어진 어른의 세계, 구원은 역시 어린이 |
년도 : 2001 국가 : 일본 상영 : 126분 제작 : 스튜디오 지브리 スタジオジブリ 배급 : 토호 東寶 연출 : 미야자키 하야오 宮崎駿 출연 : 히이라기 루미 柊瑠美 (치히로/센 千尋/千 역) 이리노 미유 入野自由 (하쿠 珀 역) 나츠키 마리 夏木マリ (유바바/제니바 湯婆婆/錢婆 역) | |
2002. 7. 1. 메가박스 COEX 2관. 2015. 2.14. 14:30~ CGV 명동 1관, 서영,은서와 함께. ★★★★★★★★★☆ |
오옷, 재개봉이다.
어쩌다가 한번씩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재개봉한다. 제작년인가에는 'ハウルの動く城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었던 것 같은데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 못했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 이번에는 온 가족이 출동하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러 갔다.
극장에서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모두 극장에서 봤고, 또 DVD 로도 소장하고 있지만 큰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13년 전에 개봉했을 당시에도 아마 은서와 함께 가서 봤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서영이도 함께다. 서영이 역시 DVD 로 몇 번이나 봤지만 극장에서 다시 보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스튜디오 지브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기존의 대표작들은 모두 이미 불법 비디오 시장에서 한번 돌았기에 국내 극장 흥행에서 기대만큼 사람을 모으지 않았고, 그나마 최신으로 개봉한 'もののけ姬 (모노노케 히메)' 역시 흥행에 실패하였지만, 2002년에 개봉했을 당시 200만 명을 넘기면서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중에서 최초로 흥행한 작품이 되었다.
일본에서의 흥행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기념비 정도가 아니라 일본의 흥행 기록을 수립한 정도인데 2,3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최다 관객 동원 영화가 되었다. 당시 한국 뉴스에도 나왔을 정도였으니, 보기 전부터 기대가 컸던 작품이고, 그 기대를 만족시킬 정도의 재미를 가진 작품이다.
특히나 'もののけ姬 (모노노케 히메)' 이후 은퇴 선언을 했다가 번복하고 만든 첫번째 작품이기 때문에 또 각별하다.
센, 치히로, 행방불명
센과 치히로가 한꺼번에 행방불명된 것은 아니고 신의 마을에서 오기노 치히로 荻野 千尋 가 유바바에게 이름 중의 세글자를 빼앗겨서 센이라는 이름을 받게 된 것이다. 원래 제목인 카미카쿠시 神隠し 는 일본어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는 뜻으로 행방불명과 같은 뜻이지만, 실제로는 관용구로서 신 神 이 감춘다 隠し 라는 의미가 있다. 신의 세계에 들어간 치히로의 상황과 딱 들어맞는 제목이지만, 번역을 하면서 이런 잔재미가 사라진 것은 아쉽다.
풍속 산업에 대한 비유?
영화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하야오는 '서양에 의해서 성도덕을 강요당하기 전의 일본에는 정조 관념이 없었고, 신주쿠 지역에는 홍등가가 있었다. 현재의 일본을 그린다면 떠오르는 것이 풍속산업이고, 이미 일본은 풍속산업 같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라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하고, 또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가 '세계를 상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면 이것 (풍속산업) 이라고 생각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시점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확실히 부모가 진 빚을 갚기 위하여 온천에서 일하는 유녀가 된 어린 여자아이의 이야기이다. 과거 유녀들이 종종 매춘에 종사했다고 하기도 하고, 이름을 바꾼 채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것도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가오나시 かおなし 가 계속해서 센에게 금을 주려하는 것도 이런 식으로 해설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9세가 된 친구의 딸을 보면서 이 영화를 구성했다고 하는데, 친구랑 척을 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풍속산업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를 만들어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하야오 작품의 클리쉐
하야오 작품에서는 항상 반복되는 클리쉐는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紅の豚 (붉은 돼지)' 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그렇듯이 주인공은 소녀이다. 처음 신의 세계에 들어온 치히로는 하쿠의 도움을 받지만, 결국에 하쿠의 원래 이름을 찾아주는 것도, 돼지로 변신한 부모를 찾아내는 역할도 모두 치히로의 몫이다.
이 과정에서 항상 부모의 역할은 없고,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그 부모의 역할을 대신한다. 독특하게도 주인공 소녀의 아버지가 등장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돼지로 변하고 말아서 부모의 역할은 고사하고 치히로에게 오히려 짐이 될 뿐이다. 가마 할아범과 제니바가 부모로서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도 그대로다.
'となりのトトロ (이웃집 토토로)'와 같이 시골로 이주하는 가족의 모습, ''紅の豚 (붉은 돼지)'에서 처럼 돼지로 변한 인간의 모습, 하야오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나오는 하쿠를 타고 하늘을 부유하는 치히로의 모습 등, 기존 작품의 단편들을 많이 수용한 듯한 노장의 여유가 보인다.
이런 저런 주변의 이야기가 많지만 무엇보다도 이 애니메이션은 재미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 꼽는다면 5위 안에는 들 것이다. 어쩌면 일본 아니메를 통틀어서도 그럴지도 모른다. 애니메이션 치고는 상당히 긴 런닝타임이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오밀조밀하게 짜임새가 있고,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모두 자신에게 맞는 위치를 찾아가는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 되기도 한다.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대상을 받은 것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작품의 주제는 '식사 선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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