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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뭐 있어?

World War Z (월드워 Z) - 실패한 각색

  • 2013.07.14 00:37
  • 文化革命/電影少年

World War Z (월드워 Z)
실패한 각색
년도 : 2013
국가 : 미국
상영 : 116분
제작 : Plan B Entertainment
배급 : Paramount Pictures
원작 : 맥스 브룩스 Max Brooks
연출 : 마크 포스터 Marc Foster
출연 : 브래드 피트 Brad Pitt (게리 레인 Gerry Lane 역)
        다니엘라 케르테즈 Daniella Kertesz (세간 Segan 역)
        미레일리 에노스 Mireille Enos (카린 레인 Karin Lane 역)

2013. 7. 7. 11:15 CGV 강변 4DX 관. 은서와 함께

일단 이 영화는 크게 봐서는 좀비 영화이다. 좀비 영화라고 하면 역시나 조지 로메로 George A. Romero 의 'The Night of Living Dead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을 시작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지능도 없고 별다른 능력도 없는 좀비는 단지 떼로 몰려다니면서 공격을 하는 본능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대니 보일 Danny Boyle 의 '28 Days Later... (28일 후)'에서는 이동 속도가 빨라지더니만 'Resident Evil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는 능력자까지 등장한다. 최근엔 인간을 사랑하는 좀비도 있기는 하다만...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집단 지성(!) 까지..


헐리우드에서 배우로서 활동하기도 한 맥스 브룩스의 원작 소설 '세계대전 Z' 를 각색한 이 영화는 독특하게도 좀비와 인간과의 전쟁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원작 소설은 좀비와의 '세계 대전'이 종료된 이후에 UN 에서 작성한 보고서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는데, 중국, 브라질, 미국 등 각국의 생존자의 인터뷰나 대응 지침, 사건에 대한 서술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의 모음집이다. 이렇게 (소재는 일관되지만) 사건이 파편화되어 있는 것을 영화로 만드려면 각색에 꽤나 고생을 했을 것이다.

이런 식의 파편화된 에피소드를 한편으로 영화로 전환한다면 우선으로 스티븐 소더버그 Steven Soderbergh 를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마약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의 에피소드를 그려낸 'Traffic (트래픽)'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스티븐 소더버그를 낙점할 수 없었던 건 바로 근작인 'Contagion (컨테이젼)' 때문이 아닐까 싶다. 좀비와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은 단지 한끗 정도의 차이일 뿐 거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곳이 근원적 공포이든, 사회의 부조리이든...

어쨌거나 'Contagion (컨테이젼)'과 같은 방식으로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과 확산, 그리고 그로 인한 여러가지 사건들을 다루는 것은 버리고, 그 대신 최악의 방식으로 각색을 시도했다. 주인공 게리 레인에게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내도록 하는 1인 영웅 담으로 내용을 바꾼 것이다.

가부장적 가족주의도 빠질 수 없지


은퇴한 UN 조사관 게리는 필라델피아에서 좀비의 등장을 목격하고서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세계 각지의 좀비 발생 현상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 발원지와 발생 원인, 나아가서는 해결책을 찾으라는 임무를 띄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 이스라엘, 웨일즈 등을 거치면서 각 나라마다 하나씩 총 4번 정도의 액션을 벌인다. 그리고 조금씩 단서가 될 만한 장면들을 찾아 내면서 결국엔 혼자의 힘으로 좀비를 물리칠 수 있는 (정확하게는 좀비에게 감염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렇게 1인 영웅담으로 바뀌면서 원작의 설정과 많은 에피소드들은 변경되거나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것들은 좋은 방향으로 이행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특히나 러시아 전투를 살짝 언급하면서 어영부영 그 이후의 일들을 넘겨버리는 마지막 부분은 왠지 수습되지 않은 나머지 에피소드들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서 대충 넘어간 꼴 같다고나 할까. 실망스런 각색이 아닐 수 없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동일조건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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