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첫번째 미국 기행 - 4. 첫날 회의
드디어 01.4.2 (Texas 시각)
누워 있어도 자는 것 같지 않아 그냥 일어났다.
전병문 박사한테 전화가 와서 같이 아침 먹기로 했다.
양치질 하다가 헛기침을 했더니, 목젖에 있던 상처가 터졌나보다. 피가 철철 나는구먼...
먹고 뱉고...
좆됐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금방 멈췄다.
나가려고 했는데 차 키를 김철우 박사한테 줘버려서 차도 못 가지고 가고... 그냥 호텔 카페에서 먹었다.
계란 2개랑 소세지 2개 감자 조금이랑 빵 해서 $15가 넘는구먼.
그게 breakfast special menu 였다.
졸라 비싼 호텔임에 틀림 없다.
...
자리 잡고 앉아 있으니 회의가 시작된다. 회의는 ITU-T VCEG (Video Codec Expert Group) 13th Meeting. 말로만 듣던 H.26L 표준화 회의다.
의장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의 개리 설리번 Gary Sullivan , 호감 가는 인상에 약간의 미소가 맘에 든다.
영상 압축 표준의 양대 산맥을 잡고 있는... 회의 진행 하는 거 보니까, 발음도 정확하게 단어마다 끊어서... 많이 해본 솜씨다.
알아 듣기 졸라 편하다.
노트북 밧데리가 다 됐다.
gift shop에서 adapter를 판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사러 갔다.
제기랄 $2.17이라니... 이거 한국에서 500원이면 사는거 아닌가... 6배다. 씨바...
졸라 무서운 세상이다.
많이 나서는 사람이 있다. 예상대로 스티븐 벵거 Stephen Wenger 였다. 저번 미팅에서 토마스 위건드 Thomas Wiegand 랑 한판 붙었다고 하던데... 지금 막 붙으려고 하고 있다.
IEEE 논문에서나 보던 이름들이 내 눈 앞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Coffee break 때 회의 참가 등록을 했다.
뭐, 분위기 보아하니 등록 안하고 그냥 들어도 되는 것 같은데,
참가한 증거를 남겨야 하니... $180을 내고....
VCEG 회의는 참가자 명단이 공식 문서에 남는다.
내 이름이 공식 문서에 나오려 하니 가슴이 막 뿌듯해지려고 한다.
...
홍민철 교수, 성대 전병호 교수, 전병문 박사와 같이 점심 먹으러 나갔다.
내가 차를 몰았다.
생각보다 차가 크다. 앞뒤로도 길다.
사이드 브레이크도 없다. 헤드라이트도 자동으로 켜진다.
뭔가 운전하기 좀 어색하다.
길도 좀 다르다. 일방 통행 길이 많군.
차를 세워 놓고 약간 걸었다. 걸으며 거리를 보니 여기가 미국이라는게 조금 실감이 났다.
호텔에서는 주변에 아무리 양키가 많아도 별로 실감은 안난다.
Bank나 Cafe 뭐 그런 것들을 보니 조금은 미국에 와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의 중국집은 어떤가...
웨이터가 우릴 보고 중국인인지 알고 주인을 데려 왔다. 주인이 중국인인가보다.
하여간 메뉴는 우리 나라랑 많이 다르다.
lunch menu로 Hunan Shrimp 시켜서 먹었는데, 되게 짜더만... 속이 더부룩해서 많이 못 먹고 남겼다.
딴 사람들은 남기지도 않고 잘 먹대...
시차 적응이고 뭐고, 그런건 적응 잘 되는 것 같은데, 탁구를 안 쳐서인지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다.
젠장...
윤홍서 대리는 점심 먹고는 방에서 쓰러져 있다.
회의를 듣는데, 무슨 얘긴지 정말 못 알아 듣겠다.
Gary의 말 정도는 신경 써서 들으면 대충 알아 들을 수 있지만,
좌장 말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 제시는 정말이지 못 알아 먹겠다.
회의 중간에 나와서 밀어 내기 한판을 했더니만, 더부룩한 속이 좀 나아졌다.
오호...
먹은게 많으니, 나오는 것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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