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분노의 추적자 (Django Unchained) - 타란티노식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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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ago Unchained (장고: 분노의 추적자) 타란티노식 수다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65분 제작 : Columbia Pictures 배급 : The Weinstein Company 연출 :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 출연 : 제이미 폭스 Jamie Foxx (장고 Django 역) 크리스토프 왈츠 Christoph Waltz (킹 슐츠 Dr. King Schultz 역)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 (캘빈 캔디 Calvin Candie 역) 사뮤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스티븐 Stephen 역) 2013. 3. 30. 21:20~ 메가박스 COEX 7관. 은서와 함께 |
영화의 제목은 '장고', 맨 앞의 D 가 묵음인 장고.
장고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아무래도 동명의 영화 'Django (장고)' 다. 그렇다고 이 두 영화가 뭔가 연관이 있느냐면 그건 아니다. 캐릭터의 연관성도 없고, (실제로는 있을지도) 뭔가 이야기가 이어진다거나 세계관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장고하면 먼저 떠 오르는 것은 서부 시대 관을 질질 끌고 다니던 총잡이가 다구리 당해서 양 손이 너덜너덜해 진채로 자신을 다구리한 그 놈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하는 장면이었다. 프랑코 네로 Franco Nero 가 장고 역할을 맡았던 이 영화는 좀 충격적이었는데, 아무리 전통적인 서부극 시대가 끝나고 쌈싸먹는 스타일의 마카로니 웨스턴 (스파게티 웨스턴 Spaghetti Western 이 정확한 표현)의 시대가 도래했더라도 그렇지, 어떻게 건맨이라고 해야할 주인공이 머신건을 난사하느냔 말이지.
건맨이 숨어서 저격을...
일단 주인공부터가 마카로니 웨스턴 시대의 인물도 아니고, 남북 전쟁 이전의 흑인 노예 출신의 흑인이다. 게다가 장소 역시도 서부가 아니라 목화 농장이 있는 남부이다.
타란티노 식 서부극?
타란티노 자신이 서부극 Western 이 아니라 남부극(?) Southern 이라고 했다는 만큼 존 포드 John Ford 시절의 전통 서부극이나 세르지오 레오네 Sergio Leone 시절의 마카로니 서부극의 분위기도 아니다. 시대 배경 역시 아파치와 대결하던 시대가 물론 아니다.
타란티노가 서부극을 내놨다고 했을 때 사실 예전 타란티노식의 네러티브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내심 'Reservoir Dogs (저수지의 개들)' 과 같은 내용이 서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는 내 기대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전개는 시간 순차적으로 전개되고, 가끔 보여지는 플래시 백 외에는 별다른 내러티브 상의 기교는 없다. 그런만큼 예전처럼 정교하게 이야기가 짜여져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도 '왜 굳이 저렇게 흘러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이없는 상황도 있다.
왜 일을 복잡하게 만드나?
현실감은 없지만
지난 'Inglorious Basterds (바스타드: 거친 녀석들)'이 나치에 대한 경멸을 바탕으로 한 전쟁 배경의 이야기였다면, 이번에는 노예 제도에 대한 경멸을 바탕으로 한 서부 배경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배경만을 차용하고, 실존 인물을 잠깐 등장시켰을 뿐 이 역시 '타란티노의 기존 영화를 보면서 킬킬거리고, 현실에서는 빌빌대는 타란티노 빠들이나 좋아할만한' 그런 영화가 되어버렸다.
전형적인 특공대 영화를 비틀어 댄 'Inglorious Basterds (바스타드: 거친 녀석들)'과 홍콩 액션 영화를 비틀어 댄 'Kill Bill (킬 빌)' 등 기존의 타란티노 식 변주에 익숙한 사람만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달까...
제가 주인님보다 더 주인공 같다고요.
노예 제도에 대해서 경멸의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닥 전형적인 모습으로 악당을 설정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우선 백인 범죄자를 잡으러 다니는 흑인 바운티 헌터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기도 하지만, 독일인 바운티 헌터라는 슐츠라는 인물 역시 현실감이 없다.
주인공인 장고는 아내를 찾으려는 생각밖에 없고 슐츠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평면적인 인물인데, 반대로 조연 역할의 독일인 슐츠는 민족이나 정의로움 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 않은 독특한 인물인지라 오히려 주인공 같다. 마치 찌질하고 단순한 백인 농장주일 뿐인 캘빈 캔디보다 흑인인 주제에 노예 제도를 가장 찬성하면서 거기에 기생하는 스티븐이 오히려 더 메인 악당이라고나 할까?
타란티노식 상황극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별다른 반전 없이 진행되는 것에 반해서 상황극은 런닝 타임만큼이나 다양하게 늘어선다.
흑인 노예인 장고가 갑작스럽게 자유인이 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난데없이 백인을 사냥하는 바운티 헌터로서의 역할과, 아내를 찾기 위해 만딩고 결투를 위한 노예상의 상황,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체가 탄로난 이후에 다시 아내를 구하러 오는 상황들을 커다란 인과없이 매끄럽게 이어나가는 것이 역시 이야기꾼으로서 타란티노의 장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총격전이 없었다면 역시 실망했겠지.
맨 앞에서 동명의 영화 'Django (장고)'와 연관이 없다고 썼는데, 사실은 몇 가지 연관이 있다.
우선은 영화 첫 자막이 등장하자마자 예전 장고의 테마송으로 시작을 하고, 1시간 반 정도 지나가면 실제로 프랑코 네로가 등장하기도...
Trivia
1. 타란티노는 윌 스미스 Will Smith 를 염두하고 각본을 썼다고 한다.
2. 등장 인물 중에서 사뮤엘 잭슨이 타란티노의 영화에는 가장 많이 출연하였다. 6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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