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rlock Holmes (셜록 홈즈) - 나의 왓슨은 이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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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 Holmes (셜록 홈즈) 나의 왓슨은 이렇지 않아 |
년도 : 2009
국가 : 미국 상영 : 128분 제작 : Warner Bros. Pictures 배급 : Warner Bros. Pictures 연출 : 가이 리치 Guy Ritchie 출연 :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 Robert Downey Jr.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역) 쥬드 로 Jude Law (닥터 왓슨 Dr. John Watson 역) 마크 스트롱 Mark Strong (블랙우드 경 Lord Blackwood 역) 레이첼 맥아담스 Rachel McAdams (아이린 애들러 Irene Adler 역) 2010. 1. 4 16:00~ 롯데 애비뉴엘 1관 |
지금은 좀 쉬운 문제가 되어버린 영화 퀴즈 하나. 소설 주인공 중에서 가장 많이 영화화 된 인물은?
나는 드라큘라 Dacula 백작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답은 셜록 홈즈. 이상하네... 실제로는 내가 본 영화 중에서 홈즈가 등장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말이지. IMDB 의 Character search 기준으로 TV물 포함하여 374건. (드라큘라는 506건인데.. 이상하네.. 이것도 원작 소설 있는거 아냐?)
소설을 제대로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홈즈의 이미지는 아마도 지적이고, 냉철하고, 분석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다. 뭐, 아무래도 홈즈가 위대한 탐정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 자체가, 기존 탐정들이 상황의 파악에 따른 직관으로 범인을 색출했다면, 증거의 분석에 따른 사건 해결 방식을 거의 처음으로 (또는 본격적으로) 채택한 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CSI 의 그리섬 Grissom 반장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실제로 홈즈는 범죄에 사용된 수법을 직접 실험해 보곤 했다.)
어렸을 때에 전집 구매을 선호하시는 어머님 덕분에, (사실은 방문 판매 온 출판사 직원에게 잘 속는 것이지만) 문고본이 아닌 정식(?) 번역본으로 뤼팽과 홈즈 전집이 집에 있었고, 이걸 국민학교 시절에 달달 외우다시피 읽었다. 4편의 장편은 제목 그대로 들어가 있었고, 5권의 단편집은 원래의 제목 (홈즈의 모험이라든지, 사건집이라든지)과는 다르게 여러권으로 분책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모든 에피소드들은 포함되어 있던 전집이었다.
문고본과 같은 저질 번역 본에서는 홈즈의 지적인 면과 냉철하고 분석적인 면이 주로 소개되어 있었지만, 실상은 끽연가에 가끔은 약물도 좀 하고, 방에서 총을 쏜다거나, 새벽까지 바이올린을 켜기도 하고, 의외로 복싱을 즐기는 활동파 괴짜인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래서 이 영황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셜록 홈즈는 그다지 낯선 캐릭터가 아니다. (외모가 좀 더 낯선데, 홈즈의 코는 미간에서부터 튀어나온 매부리코여야 한다.) 오히려 당황스러운 것은 닥터 왓슨의 캐릭터이다. 홈즈의 괴팍함을 모두 참아주는 영국 신사의 왓슨이 이 영화에서는 같이 난리를 치고 있다. 소설에서의 얌전한 기록자 역할에서 벗어나, 홈즈와의 콤비 플레이어로 활동한다.
더 낯선 것은 주변 인물들이다.
닥터 왓슨과 약혼한 매리는 (켈리 라일리 Kelly Reilly) 원작에서라면 '4개의 서명' 사건에서 알게된 사건 의뢰자였으니, 홈즈와 레스트랑에서 처음 대면하는 것은 말이 안되고, 영화에서 꽤나 큰 비중을 담당하게 될(?) 애들러 역시 왓슨은 사진으로만 본 적이 있을 뿐, 그리 잘 아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속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될 모리어티 교수 Prof. Moriarty 역시, 뒤에서 범죄 설계를 하는 역할이지 전면에 나서서 남의 범죄 도구를 훔쳐가거나, 훔쳐오도록 의뢰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영화에 대한 소재가 고갈되어가는 현재 영화계에서 셜록 홈즈라는 인물을 기왕 끄집어 냈는데, 이걸 한번 써먹고 포기하기는 아까운지, 당연하게도 속편에 대한 예고가 되어 있고.. 흥행에 성공하다면 계속해서 시리즈로 가려고 하는 것인지... 흥행을 염두하여 분석파 지적 탐정이 아닌 액션형 탐정과 그 파트너로 설정되어 있다.
영화 역시 추리를 바탕으로 한 지적 쾌감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무작정 들어가서 뛰고 때리고, 부수는 방식을 채택했다. 2시간 동안 무작정 신나게 돌아다닌 후에 마지막 6분 동안 추리같지 않은 추리로 구색 맞추기 정도...
그런 홈즈의 모습이 아쉬운 것일까? 아니면 가이 리치 감독 답지 않게 평범한 서사와 몇 안되는 캐릭터들 때문에 아쉬운 것일까?
상상 속에서의 격투신에서 과거 'Lock, Stocks, and Two Smoking Barrels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의 모습을 간신히 떠올릴 수 있을 뿐... 재기 넘치던 구성은 온데 간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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