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a-Bi (하나비) - 일본 영화의 어정쩡한 도입

	Hana-Bi (하나비) 일본 영화의 어정쩡한 도입
	년도 : 1997 국가 : 일본 상영 : 103분 제작 : Bandai Visual Company 배급 : Harold Film Company 연출 : 기타노 다케시 北野武 출연 : 기타노 다케시 (니시 西 역)         키시모토 카요코 岸本加世子 (미유키 美雪 역)         오오스키 렌 大杉漣 (호리베 堀部 역) 1998.12. 5. 씨티극장 1관. 은서와 함께

일본 영화 개봉 1호 작품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영화이다. (실제로는 그보다 10여년 전쯤에 전설의 애니메이션 'Akira (아키라)'가 '폭풍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반포의 뉴코아 백화점에 있던 극장에서 살짝 개봉했다가, 곧 발각되어 1주일도 안 되어 종영된 일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이 영화가 첫 개봉작이다.) 김대중 정부의 문화 정책 업적 1호라고 할 수 있는 일본 문화 개방의 신호탄이었는데, 비록 국제 영화제 수상작이라는 시한부 제한이 있긴 했지만, 영화제의 수준까지는 지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입할만한 흥행성이 있는 영화는 대부분 수입이 가능해진 상태였는데, 우리 나라에 거의 인지도가 없었던 이 작품이 1호로 수입된 것은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이 1호 작품이 어찌보면, 일본 영화 수입과 국내 흥행을 모두 예측하였다고도 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경쟁력 타령밖에 못하는 한국 영화계의 우려와는 다르게, 하야오 宮崎駿 의 애니메이션 외에는 별달리 흥행이라고 할만한 성적을 올리는 일본 영화가 아직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와이 슌지 岩井俊二 의 'Love Letter (러브레터)'가 당시로는 꽤나 흥행했던 70만명 정도.. 의외로 애니를 제외한 일본 영화 흥행 1위는 '日本沈没 (일본 침몰)' 이다.)

줄거리를 간략히 보자면...

요시타카 니시와 호리베는 고등학교 때부터 동창인 콤비 형사다. 니시 형사의 부인 미유키는 백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고, 니시는 병원비를 대기 위해 야쿠자에게 400만엔의 빚을 지고 있다. 어느날 강력범을 잡기 위해 잠복해 있던 호리베는 배에 총을 맞고, 부하 형사인 다나까 田中 (아시카와 마코토 芦川誠 )는 순직한다. 결국 니시가 범인을 사살하기는 했지만, 호리베는 반신불수가 되고 이혼을 하게 된다. 삶의 의미를 잃은 호리베는 바닷가에 살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야쿠자에게 빚 독촉을 받던 니시는 폐차장에서 차를 구입하여 이를 경찰차로 위조하고서는 경찰복을 입고 은행을 턴다. 그 돈으로 호리베에게는 미술 용품을, 다나까의 부인에게는 생활비를 주고, 야쿠자에게 진 빚도 모두 갚고는 부인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형사를 그만두고 오랜만에 부인과 행복한 여행을 한 뒤 니시는 바닷가에서 부인과 함께 자결한다.

실사 영화로만 따지면, 'Love Letter (러브레터)' 이후에 두번째로 본 일본 영화이다.
영화는 전형적인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로서,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전체적으로 약간 낯설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낯설음은 나에겐 아주 친숙한 낯설음이다. 과감한 생략과 플래쉬 백등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전반적으로 괜찮은 영화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다. 역시 다케시 전형의 폭력이 곳곳에 배어있기는 한데, 이걸 '폭력미학'이라고까지 칭송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기타노 다케시는 배우 이외에 TV 프로그램 사회자이기도 하고, 또 그 전에는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으로 만담을 하기도 했다는데, 만담가로서의 다케시를 먼저 접한 사람이 다케시의 영화를 접한다면 어떤 느낌일까?
장소팔 아저씨가 킬러로 나온 격이니 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