情事 (정사) -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다시 시작하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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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事 (정사) |
줄거리보다는 세트, 의상, 연기 등의 미장센과 대사에 더욱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이다. 전체의 줄거리는 별거 없다.
김포 공항 대합실에서 동생을 기다리는 서현과 (이미숙) 약혼녀를 기다리는 우인의(이정재)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결국 이 둘은 보는 순간 사랑을 느끼고, 불륜(?)을 저지른다. 계속되는 애정 행각은 서현의 남편 준일에게도 (송영창) 발각되지만, 그는 그냥 덮어둔다. 서현의 동생이자 우인의 약혼녀인 지현이 (김민) 귀국하여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지만 결국 가정을 지키려는 서현의 행동 때문에 둘의 관계는 끝을 맺고 우인은 미국으로 돌아가려한다. 또 결국은 도피를 선택한 서현과의 부부싸움 도중 우연히 지현마저 이들의 관계를 알게된다. 우인은 마지막 종착지를 자신이 유일하게 행복했다는 브라질의 리우로 변경하여 비행기에 오르고, 그 비행기에는 역시 서현이 탑승하고 있다.
이정재의 어눌한 연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그 어눌한 연기가 영화 전반에 걸쳐 잘 어울린다. 이미숙 역시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단 그것이 이미숙의 연기력 부족때문이 아님을 알기에 감탄스럽다. 송영창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역시 압권이다. 단 너무나도 자연스럽기 때문에 세트와 어울리지 않는 아쉬움이 남았다.
송영창과 이정재의 대비를 위하여 각자가 사는 집의 분위기를 대비시켰으나, 너무나 극명한 대비를 위하여 인위적인 세트를 만들어낸 것이 전체적인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송영창의 이지적인 차가움을 나타내기 위해 그의 그리고 이미숙의 집은 dark blue로 처리되었고, 또한 일반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자잘한 소품들은 전화외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아들의 방문에 붙어있는 NBA 농구팀의 휘장은 눈에 영 거슬린다. 이정재의 집에서 볼 수 있는 고궁의 녹원은 그의 집과는 그렇게 잘 매치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역시 이정재의 캐릭터와도 그다지 어울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미숙과 이정재를 제외한 다른 인물과의 유일한 연결 고리인 휴대폰의 지나친 울림이 거슬린다.
'호모 비디오쿠스'에서도 계속해서 보여줬던 Fade In/Out 의 반복에 대한 집착은 지겨울 정도다. 앞의 5분정도 간의 반복되는 Fade는 거슬린다.
맘에 드는 장면은 이정재와 이미숙이 처음 만난 뒤, 이정재를 집에 바래다 주고 집으로 돌아갈 때, 이정재가 이미숙에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이미숙이 차 안에서 손을 들어 답례하는 장면이다. 가장 압권이었지.
맘에 들지 않는 장면은 위의 장면이 나올 때 까지의 모든 장면과 마지막에 김민이 자신이 선물로 준 화석으로 송영창의 수족관은 깨버린 장면이다. 이 수족관은 이미숙이 이정재를 만나기 이전의 인간관계에 있어서 느끼는 행복을 표현하는 유치한 메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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