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53. 아름다운 94번 국도 1
'10.10.26 (뉴질랜드 시각)
밀포드 사운드 Milford Sound 에서의 숙박이나 내일의 크루즈 등을 예약하기 위해 Visitor Center에서 나와서 i Site로 갔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서영과 은서를 프레쉬 초이스 Fresh Choice 에 내려주고 나만 i-Site로 갔다. 막상 들어 갔는데 렌즈캡이 없어진 것을 발견해서 그걸 찾으려고 캠퍼밴에 다녀왔다. 흠. 돌아와서 보니까 한 가족이 뭔가 예약 중이다. 얘기를 엿들어보니까 낚시 면허를 사려고 하는 것 같은데, 꽤나 오래 걸린다. 긴 기다림이 끝나고 막상 내 차례가 가까워졌는데 지갑을 안 갖고 와서 또 한번 차에 갔다 왔다. 다행히 내 뒤에 줄 서 있던 여인네가 차례를 지켜줘서 내가 먼저 예약할 수 있었다.
밀포드 사운드 롯지 Milford Sound Lodge 가 유일한 숙소라서 캠퍼밴 사이트를 예약하려고 한다니까 바로 예약을 해 주었다.
특이한 것은 예약을 담당하는 여성분의 상의에 보니 리얼 져니스 Real Journey's 마크가 찍혀 있던 것이다. 건물도 옆에 붙어서 같은 것을 쓰고 있는데, 직원 지원도 해 주는 듯. 예약을 하면서 이름을 Rhie 라고 불러줬는데, Lhia로 잘못 적었다. 쳇.
다른 홀리데이 파크에 비해서 시설은 아무래도 후져 보이는데도 가격은 55 NZD 로 오히려 다른 곳 보다 더 비싸다. 헉. 독점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국립공원 안에 있는 것이어서 환경 부담금이 붙는 것인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리얼 져니스 사무실에 가서 내일 크루즈 일정표를 받았다. 또 그 건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서던 디스커버리 Southern Discovery 사무실이 있는 것도 봐 두어서, 거기 가서도 일정표를 받아왔다. 가격은 확실이 서던 디스커버리가 싸다. 옵션으로 되어 있는 디스커버리 센터 Discovery Centre 추가 가격도 더 싸다. 하지만 싼 것이 전부가 아니지. 자세하게 물어보니까 서던 디스커버리는 디스커버리 센터에 들르는 시간 까지 합쳐서 2시간 15분이고, 리얼 져니스는 일반 크루즈보다 30분 정도 더 머물러서 3시간이라고 하고, 원래의 배는 귀항하고 다른 배가 디스커버리 센터로 데리러 온다고 한다.
일단은 프레시 초이스에 가서 맥주와 와인, 고기 등 밀포드 사운드에서도 넉넉하게 먹을 식사 거리를 샀다.
어제 번지 점프 예매 경험을 돌이켜 보자면 아무래도 내일 탈 크루즈를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가격은 좀 더 비싸지만, 운행 시간도 길고 출발 시간도 이른 리얼 져니스로 결정했다. 게다가 캠퍼밴 대여할 때 마우이 Maui 에서 받은 10% 할인권도 있으니까.
디스커버리 센터 옵션까지 포함해서 리얼 져니스로 예약을 했다. 10% 쿠폰을 보여줬는데 역시 군말없이 적용해 주더라. 그런데 가격이 정확하게 10% 할인된 금액이 아닌게 좀 이상하다. 계산을 다시 해보니 크루즈만 10% 할인이 되고, 디스커버리 센터 방문 추가 가격은 10%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었다. 쩝. 어쨌거나 오늘 밤에 머물 곳과 내일 아침 할 여정의 예약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다. 이제 화장실만 가면 몸도 홀가분해지겠다.
모빌 Mobil 에서 주유하고, 비지터 센터 화장실에 들러 홀가분한 몸과 마음으로 오후 1시 50분에 드디어 아름답다는 94번 국도를 타고 밀포드 사운드를 향해 출발했다.
테 아나우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밀포드 사운드 롯지까지 가는 94번 도로는 도로 자체가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뉴질랜드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다운 도로인 이 94번 도로에는 오늘 구경하려고 했던 미러 레이크 Mirror Lake, 호머 터널 Hommer Tunnel 과 키 서밋 등 그레이트 워크 Great Walks 에 해당하는 트랙이 모두 위치한 도로이다.
차를 몰고 밀포드 사운드 방향으로 30km 정도를 가면 우선은 지도상에서 가장 가깝게 표시된 테 아나우 다운스 Te Anau Downs 에 도착했다. 뭔가 딱히 대단한 것이 있을까 싶었는데 별것은 없고 표지판과 함께 테 아나우 호수 Lake Te Anau 에 보트를 띄울 수 있는 Ramp 뿐이었다. 미들 피오르드 Middle Fiord 라고 불리느 지역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입구라는 의미가 더 큰 듯 싶다.
여기서 사진을 찍느라고 서영이랑 살짝 다투었다. 서영이는 차 안에서 그림 그리고, 만화책을 보고 싶어하고, 밖의 경치가 좋은 곳이 있어도 차 밖으로 나와서 보려고 하지 않는 것 때문이다. 나의 욕심과 서영이의 취향이 서로 충돌한 것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큰 소리로 화를 내거나 일방적으로 야단을 치거나 하는 것은 없었고, 서로 말없이 다음 여정을 이어갔다. 뭐, 물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 금방 풀어져서 웃고 떠들고 했고...
아침을 늦게 먹긴 했지만, 그래도 오후 3시가 넘어가자 배가 고파서 점심을 먹기 위해서 맥케이 크릭 Mackay Creek 에서 차를 멈췄다. 여기도 Camp Site 이긴 한데, power는 없고 캠퍼밴을 세울 장소와 푸세식 화장실 정도가 있을 뿐이다. 당연히 안내나 등록을 받는 사람도 따로 없고, 입구의 표지판에 알아서 돈을 내면 주기적으로 수거해 가는 시스템이라고 할까? 지도를 보니 94번 도로 근처에 이런식으로 텐트나 캠퍼밴로 캠핑할 수 있는 곳이 몇군데 있고, 멕케이 크릭이 그 중 하나이다.
점심으로는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서 짜파게티를 끓였다. 캠퍼밴에 부착된 차양막을 펼치고, 그 아래에 야외 테이블을 놓고 식사를 하는 것은 꽤나 운치있어 보이지만, 막상 펴고 접는게 꽤 귀찮다. 게다가 나 말고는 할 사람이 따로 없고...
캠퍼밴의 창문을 잠깐 열어 놨는데, 샌드 플라이로 예상되는 놈들이 몇 마리 들어왔다. 모습을 보면 집에 가끔 있는 날파리와 크기나 모양이 거의 비슷한데, 얼굴 주변을 계속 맴도는 걸 봐서는 샌드 플라이가 유력하다. 얼른 창문을 닫고 몸에 리펄런트를 발랐다. 얼굴 앞에서 계속 맴돌기는 하지만 리펄런트 덕분인지 몸에 앉지는 않는다. 다행이군.
조금 이동을 하다가 전망이 괜찮은 곳이 있으면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는다. 멀리 보이는 산들은 전형적인 피오르드 지형으로 산은 움푹 패여 U자형 계곡을 이룬다. 널다란 계곡 사이로 흐르는 강물은 맑고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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