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9월의 영화
CGV 용산이 가까워져서 좋아진 것일까, CGV 오리가 멀어져서 아트하우스관에 가기가 어려워진 것인가. 스크린 수 말고 극장 수로 보면 CGV 판교/야탑/오리, 메가박스 분당, 롯데 판교/부평 등 예전 환경이 더 좋았던 것 같은데.
여기 주변의 CGV, 메가박스는 다들 같은 영화만 틀어대고 있어서.
Oppenheimer (IMAX) (오펜하이머) 9/4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 |
1. 대학교 때 가입해서 한참 활동한 동아리 이름이 프로메테우스였다.
2. 그래서 원작 전기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라는 제목이 무도 때부터 친숙하긴 했으나, 읽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3. 프로메테우스가 가진 의미, 특히나 인민 혁명이 함의되었다는 것에 익숙하다. 4. 그게 영화에서 인류에 대한 얘기만이 아니라 공산주의 얘기까지 중의적으로 쓰일 줄이야. 5. 일단 직접적으로는 과학자의 윤리적 갈등과 책임에 대해 보여지지만, 6. 트루먼이 그에 대한 답을 직접 주면서 싱겁게 결론난 상태다. 6-1. 이미 '물리학자가 아니라 정치가'가 되어버렸으니까. 7. 메카시즘에 따른 청문회와 스트로스와의 갈등도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것 같고. 8. '알쓸..' 에서 들은 얘기 때문인지, 기존 체계에 대한 전복이라는 주제가 크게 다가왔다. 8-1. 프로메테우스의 원 의미인 혁명이 물론 부각될 수 밖에 없고. 8-2. 피카소의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 여인', 엘리엇의 '황무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마르크스의 '자본론', 융의 분석심리학까지도 일관적이지 않을까. 9. 액션은 없으나, 처음부터 시원시원하게 IMAX 화면 전체를 활용한다. 10. 흑백과 컬러의 병치, 그리고 일반 비율과 IMAX 비율의 병치. (대비가 아니다.) 11. 오펜하이머의 청문회와 스트로스의 청문회가 대비된다. 12. 학교에서 뉴턴 물리학까지만 접했기에 양자역학이 뭔지는 모르겠다만, 12-1. 그래도 귀에 익은 이름들이 많이 등장한다. 12-2.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 아니니까 넘어가도, 보어 모델의 보어, 불확정성의 원리로 유명한 하이젠베르크, 페르미 역설의 페르미, 카메오 같이 나온 파인만... 12-3. 다른 분들도 유명하시겠지? 과학사는 잘 몰라서. 13. 플로렌스 퓨, 게리 올드먼, 조쉬 하트넷, 데인 드한 알아보신 분 있나요? |
Operation Fortune: Ruse de Guerre (스파이 코드명 포춘) 9/5 CGV 용산아이파크몰 5관 ★★★★★☆☆☆☆☆ |
1. 이런 영화가 개봉했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2. 가이 리치 감독이기 때문에 내 눈에는 벗어나지 못한다. 3. '스내치' 이후로 주욱 내리막 길을 걷고 있지만, '알라딘'과 '젠틀맨' 으로 다시 부상 중. 4. '알라딘'은 원래의 스타일도 아니고, 내 취향에도 안 맞으니 빼더라도, 4-1. '젠틀맨'은 꽤 예전의 '락, 스탁, 투 스모킹 배럴스' 느낌으로 많이 부활했다. 5. 그런데 이번엔 엉망이네. 6. 휴 그랜트의 그레그 역할은 훌륭하다. 역할, 연기 모두 기대했던 바를 충족한다. 7. 제이슨 스태덤의 올슨도 너무 먼치킨 아닌가 싶지만, 가이 리치 영화의 주인공에게 기대하는 바다. 8. 빌런이 엉망인데, 마이크가 올슨과 비슷한 역량을 보여줘야 하거늘, 8-1. 마지막에는 아마추어들에게 당하다니. 9. 에밀리아가 뭔가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분위기만 잡고 만다. '극한직업' 좀 보고 배우란 말이야. 10. 가장 엉망은 마지막 결말이다. 10-1. 전세계 은행 시스템을 작살내고 금본위로 가겠다는 놈들이, 계좌의 $100M 송금하는게 아까워서 분란을 일으키나? 10-2. 받아봐야 '핸들' 동작하는 순간 무용지물 되는 건데? 10-3. 애초에 '핸들'을 넘기는 놈들도 목적을 알고 있었는데, 에스크로 송금을 받는다고? 10-4. 마지막에 서로 작살내는 장면도 그냥 skip 하고 넘어간다고? 11. 설마 시리즈를 염두해 두고 각본을 쓴 건 아니겠지. |
Time: Traveler 서태지 25주년 라이브 9/7 CGV 영등포 9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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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zard of Oz (오즈의 마법사) 9/9 메가박스 COEX 6관 ★★★★★★★☆☆☆ |
1. 오즈는, 오즈는 어떤 나라일까요.. 사토 히로시의 애니메가 더 생각나는데.
2. 헐리우드 스튜디오/스타 시스템의 정점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3. 메가박스 필름 소사이어티 개봉작 중 두번째 세트 두번째 개봉작. 4. MGM 의 시스템은 지독하기로 유명한데, 주디 갤런드에게 했던 만행(?)이 아직까지도 회자... 5. 뒷 얘기 말고 작품 자체도 전설적인지라 여전히 인용되는데... 6. 실제로 영화에서도 글린다보다는 '위키드'의 주인공인 '위키드' 걸치가 더 눈에 띈다. 7. 글린다는 왜 이렇게 아주머님인가요. 8. 오즈의 캐릭터들이 파산한 농부/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글쎄. 9. 주제곡인 'Somewhere over the Rainbow' 외에 여러가지 설정이 후대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0. 뮤지컬 'Wicked' 외에도 앰블럼의 'E.T.' 가 자전거 타고 날아가는 것 자체가 여기서 나온 거니까. 11. 그래봐야 동화 '파랑새'의 변주 정도다. |
Knock at the Cabin (똑똑똑) 9/12 Wavve on OLED TV ★★★★★★☆☆☆☆ |
1. '식스센스' 이후로 망했다고 생각하는지 국내에서 개봉을 했으나, 극장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2. 넷플릭스에 있길래 보다보니, 웨이브에도 있어서 중간에 갈아탐. 2-1. 화질 차이가 그리 크지 않더이다. 역시 원본이 좋아야 하는 건가. 3. 원본 소설이 있다고, 왜 요즘에 극본 직접 안 쓰지? 4. 다수의 구원을 위한 소수의 희생이라면 식상하지. 5. 그런데, 소수의 희생을 바라면서 나타난 4명이 꽤나 특이하구나. 6. 4기사가 나타나서 헛소리를 해 대는데, 이게 미친 놈들인지 묵시록인지 모르겠네. 7. 뭔가 뒤에서 베베꼬인 반전이 일어나길 기대할지도 모르겠지만, 누누히 강조하듯이 샤말란은 반전 영화만 만드는 게 아니라고. 8. 왜 휴가 온 우리 가족이 희생하는 소수로 선정되었는지 모르겠고. 9. 하필이면 안 그래도 다수에게 지탄받은 소수자들이 희생하는 소수로 선정되었는가. 9-1. 심지어 스스로를 희생하는 순교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희생시켜야 하다니. 10. 재난은 이유없이 왔다가, 이유없이 간다면 '해프닝'이지. |
잠 9/12 CGV 여의도 9관 ★★★★★★★☆☆☆ |
1. 이선균/정유미 출연인데, 어째 배우보다 봉준호 감독의 코멘트가 더 관심을 받는다.
1-1. 유재선 감독이 '옥자' 연출부 출신이라서 코멘트를 해 줬다고. 2. '10년 간 본 공포영화 중에서 가장 유니크하다' 고 하면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정말 좋은 건지, 교묘하게 악평을 피하는 건지. 3. 일단 공포 영화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끝까지 끌어간다. 서브 장르로는 초자연 현상에 빠진 가족. 4. 2장이 되면서 좀 바뀐다. 남편한테 뭐가 씌인 건 줄 알았는데, 남편에게 신경쓰던 여자가 이상해진다. 5. 남편 때문에 반려견이 죽긴 했지만, 더 큰 폐해는 잠이 부족한 부인의 히스테리다. 6. 수면 부족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 7. 3장의 결말은 과연 초자연 현상이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7-1. 정말 남편에게서 빠져 나간 것인지, 아니면 사태 해결을 위한 연극이어는지. 8. 만약 연극이라는 가정을 하면 앞에서부터 다르게 읽힌다. 9. 결혼하고부터 뭔가 바뀐 남편, 내가 알던 그 남자가 아니다. 10. 아이를 낳고부터 과민해진 부인,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피해 망상이 커진다. 11. '둘이 함께라면 무엇이든지 헤쳐 나갈 수' 있나? 12. 해석은 다채롭게 할 수 있지만, 영화는 주욱 직진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13. 하긴 공포 영화에 군더더기가 어디있나. 귀신 나와서 푸닥거리 하는게 전부이지. |
The Golden Hour 아이유 콘서트 9/14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 ★★★★★★★★★☆ |
1. '우리는 오렌지 태양 아래...'
2. 여자 가수 최초로... 라는 수식어가 이상하구먼. 인기 있으면 그냥 주경기장에서 하는 거지 뭐. 3. 'Love Poem' 에 이어서 이번에도 티켓 예매 실패. 3-1. 사실 이번에는 언제 티켓 오픈인지도 몰랐음. 4. 극장이 영화가 안되니까 체험형으로 뭔가를 새롭게 시도한다고 하고, 그 중 하나가 콘서트 실황이다. 5. 이번 'The Golden Hour' 가 잘 되어서 다른 공연으로도 확대되길. 6. 막상 봤을 때 몇 가지 장점이 확실히 있다. 7. 당연히 현장감은 공연장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8. 먼자리, 특히나 주경기장 같이 엄청나게 먼 자리에서는 볼 수 없는 가까운 거리의 시각과 9. 티케팅 못한 공연 다시 보는게 가장 크지 뭐. 10. 서태지는 IMAX 관에서 안했는데, 아이유는... 11. 그래봐야 임영웅이 짱이라는 건 변함 없다. |
The Haunting in Venice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9/17 CGV 용산아이파크몰 15관 ★★★★★★☆☆☆☆ |
1. 케네스 브래너의 애거서 크리스티 시리즈 세번째 작품.
2. 앞 선 2개의 작품이 잘 알려지고, 이미 여러차례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이번에는 첫 영화화 된 작품이라고. 3. 원작은 '할로윈 파티'라고 하는데, 많이 각색이 되었다고 한다. 3-1. 강령회에서 살인이 벌어졌다고 해서 '시테포드 미스테리' 가 원작인가 했는데 아니었음. 3-2. 황금가지 전집 중에서 69번째 작품이라 아직 못 읽었다. 4. 폭우로 인하여 고입된 건물, 그 안의 밀실 살인. 그리고 모든 인물에게 살해 동기가 있다. 4-1. 심지어 푸와로와 함께 온 인물들(!)까지도. 5. 이런 구성은 전작인 '오리엔탈 특급 살인' 로 비롯한 크리스티의 대표적인 클리쉐이다. 5-1. '김전일' 에서 익숙하다고 해서 무시하면 안 되지. 6. 제목이 'Haunting' 이다. 6-1. 영화에서도 계속 과거의 사건, 원혼들의 복수 등을 짬짬이 보여주건만, 7. 회색 뇌세포에 유령이 끼어들다니, 그럴리가. 8. 인물들 모아 놓고 한창 증언을 듣고서 최종 결론에서 하나하나씩 까발리는 재미는 조금 떨어진다. 8-1. 그건 유령/원혼 설정 때문이야. 9. 원작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추리를 하는 재미가 조금 더 있긴하다. 9-1. 반대로 8번의 쾌감을 느끼는데 약점이다. 9-2. 같이 본 마눌님은 누가 범인인지 초반에 깨달았다고. 9-3. 하지만, 푸와르 작품은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구분하고 사실만 추려서 밝혀가는 것이 묘미니까. 10. Haunted house 는 아니라서 창이 덜컹거리거나 하지는 않지만, 삐딱한 앵글로 공간에서 기인하는 공포를 만들어낸다. 11. 설정이나 편집은 아쉽지만, 촬영은 꽤 좋다. |
The Great Gatsby (위대한 개츠비) 9/19 메가박스 COEX 6관 ★★★★★★☆☆☆☆ |
1. 미국 문학사에 위대한 작품으로 꼽히는 '위대한 개츠비' 를 원작으로 한 4번째 영화.
1-1. 그런데 비슷하게 꼽히는 '호밀밭의 파수꾼'은 작품보다는 외적인 면으로 그런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1-2. 피체랄도 본인의 연애사(?)로도 유명한데, 그 것이 이 작품의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2. 원작보다 1974년에 만들어진 영화를 더 먼저 알았지만, 아직 보지 않았다. 3. 바즈 루어만이 제작한 영화라서 개봉 당시에는 편견을 가지고 보지 않았다. 3-1. 다시 보게된 것에 '엘비스'의 역할이 조금 있다. 4. 소설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보다는 얼마나 영상을 화려하게 만들었을까를 기대하면서 관람했다. 4-1. 개츠비가 매일 개최하는 파티를 얼마나 화려하게 만들었을까...가 포인트. 5. 오프닝에서 닉이 처음 참가한 개츠비의 파티 장면이 화려하긴 한데, 그 이후로는 별로다. 6. 아직 원작을 읽지 못했지만, 바즈 루어만 영화답게 영화의 주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평이 많은 걸 보면 기대한 정도의 영화인 듯 하다. 7. 다른 출연자들의 평이 갈리는 것에 비해서 개츠비 역의 디캐프리오 연기는 아무로 불만을 갖지 않는다. 7-1. 특히나 닉을 바라보며 잔을 들어올리는 유명한 장면은... 8. 1920년대의 당시 미국의 사회상에 대해서 몇가지 영상을 보면, 피체랄드가 표현하려 했던 당시를 대충 그려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9. 그러려면 원작을 읽어봐야겠군. 10. 이스트에그의 데이지 저택 건너 웨스트에그에 저택을 지은 개츠비의 모습은 하루키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 그대로 차용된다. 11. 첫 소설부터 쥐와 나의 관계가 개츠비와 닉의 관계였던 것을 보면, 하루키의 집착은 역사가 깊다. |
거미집 9/30 CGV 용산아이파크몰 5관 ★★★★★★★☆ ☆ ☆ |
1.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김기영 감독일 수 밖에 없지.
2. 신상호 감독이라고 이름을 바꾼다고 모든 것이 우연이라 할 수 있나? 3. 다행히 개봉 전에 유족과 합의가 잘 되어서 제 날짜에 개봉. 4. 영화를 찍는 영화.. 는 많지. 5. 영화에 대한 고찰이라기 보다는 우당탕탕 소동극 쪽으로 흐른다. 6.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가 먼저 생각나고, 후반에 플랑세캉스... 로 가면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가 생각나고. 7. 전작 '인랑'을 안 봐서 얼마나 망했는지 모르겠으나, 이 정도면 회복한 것 아닌가? 8. 과거의 찬란한 작품들과 비교했기에 실망이 클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만족. 9. 다만, 어떤 장르였건 소소하게 뿌려져있던 페이소스가 조금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10. 너무 세세하게 설명을 해 주는 결말도 마음에 들지 않고. 11. 정우성이로구나. 옆에 애들은 한 번에 못 알아보고 버츄얼 휴먼 아니냐고 했다. 12. 재촬영하겠다는데 심의 걱정을 하다니? 아, 이 때 시나리오 사전 검열이 있던 시대로구나. 13. '화녀' ('하녀' 말고..) 의 전개가 떠오르는 극중 극. 14. 극중 극의 결말 장면을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는 마눌님... 나도 그렇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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