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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春 (만춘) 1949, 오즈 야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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晩春 (만춘) 1949, 오즈 야스지로

  • 2022.05.05 17:32
  • 文化革命/Roger Ebert '위대한 영화'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

년도 : 1949년
국가 : 일본
상영 : 108분
제작 : 쇼치쿠 松竹
배급 : 쇼치쿠 松竹
원작 : 히로쓰 카즈로 広津和郎
연출 : 오즈 야스지로 小津安二郎
출연 : 하라 세츠코 原節子 (노리코 紀子 역)
     류 치슈 笠智衆 (슈키치 소미야 曾宮周吉 역)
     스기무라 하루코 杉村春子 (타구치 마사 田口まさ 역) 

흥행 : 1,404명 (한국, 22.4.29 기준)
2022.4.29, 19:30~21:20, CGV 오리 8관 ★★★★★★★☆☆☆
   

 

로저 이버트 Roger Ebert 의 '위대한 영화' 따라보기 열 다섯번째 영화로 정리한다. 본문의 글 상자는 책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작년 가을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오즈 야스즈로의 대표작 몇 편을 개봉했는데,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서 '동경 이야기' 한 편밖에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CGV 에서 거의 같은 라인업으로 4편의 영화를 개봉하였고, 어떻게든 시간을 맞추어서 나머지 3편을 모두 관람할 수 있었다.

작년에도 그랬었는지 모르겠는데, 이번 개봉한 것은 크라이테리온 Criterion 에서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한 것이라 화질도 깨끗하다.

 

아버지 슈키치 역을 맡은 류 치슈와 딸 노리코 역을 맡은 하라 세츠코, 그리고 늘 그러한 집 안에서의 인물의 구도와 다다미샷 등의 특징으로 인해 '동경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다. 핵가족으로 붕괴하는 세대의 아쉬움을 표했던 '동경 이야기'에 반해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을 젊은 여자의 의무로 밀어붙이는 듯한 주제는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고모는 오빠에게 오빠가 죽고 나면 노리코는 세상에 혼자 남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딸을 부양할 신랑감을 찾아서 딸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게 아버지의 도리다. 교수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딸이 시집갈 생각이 없다고 반대하자,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도 재혼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는 딸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안락을 희생할 작정이다. 딸은 결혼한다.
바로 이것이 오즈 야스지로의 <만춘>의 표면에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하지만, 한꺼풀 들어 보면 그 안에는 가족 사이에 서로 말하지 못하는 각자의 희생이 자리하고 있다.
노리코 역의 하라 세츠코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여러가지 표정을 짓는데, 아버지를 바라보는 애처로움, 본인이 원하는 자신의 인생, 그리고 가족을 안심시키려는 거짓된 웃음을 컷마다 옷을 갈아입 듯 얼굴로 보여준다.

 

그리고 내면 저 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분노와 격정이고, 표면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틀린 판단이라고 우리는 느낀다. 부녀 모두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고, 그 결과는 서운함과 비애이기 때문이다. 이 결혼에 만족할 사람은 고모, 그리고 우리가 전혀 모습을 보지 못하는 노리코의 남편 정도일 것이다. (중략)
영화에서 노리코가 짓는 웃음과 그녀가 느끼는 감정 사이에는 긴장감이 맴돈다. 그녀의 웃음은 가면일 때가 잦다.

 

아버지 슈키치가 딸 노리코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노리코가 슈키치에게 원하는 것은 명징하다.
"저는 아버지를 보살펴 드리는 게 좋아요. 결혼한다고 제가 더 행복해지는 일은 없을거에요. 아버지는 재혼하셔도 좋지만, 저는 아버지 곁에 있고 싶어요."
그러나, 그 둘이 바라는 바는, 그 둘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다른 사람들이 바라는 보편적인 기대 때문에 일그러진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 그러는 것처럼, 특정 연령에 이른 여자에게는 남편이 필요하다는 게 세상의 보편적인 믿음이다. <만춘>은 이런 믿음을 지독히도 믿지 않는 두 사람을 다룬 영화다. 그리고 두 사람이 부린 요령과 서로에 대한 염려, 그리고 다른 이들과 뜻을 같이하는 척하는 것으로 남들을 편하게 만들어 주려는 두 사람의 욕구가 어떻게 실패하는지를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동경 이야기'에서 칭찬하였던 몇 가지 형식적인 특징은 이미 4년 전, 이 작품에서도 완성된 상태이다.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는 카메라를 위한 정밀한 구도, 다다미에 앉은 사람의 눈높이를 대표하는 경우가 잦은 시점, 관련이 없는 실외 장면으로 장면을 전환하는 것으로 구두점을 찍는 방식 등이 그런 스타일에 해당된다. (중략)
그는 이 영화에서 부녀가 꾸리는 살림의 일상성과 평온함을 설정하기 위해 언어를 구사하는 대신 시간과 공간을 활용한다. 부녀가 이리저리 오가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방과 복도를 들락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퀀스가 그런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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