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2월의 영화
정신없는 2월을 보내긴 했으나, 그래도 꾸역꾸역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기는 했다. 거의 못 본 게 아닌가 싶었는데, 그래도 중간의 설 연휴 덕분에 10편을 관람하였다.
해외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더니 집에서 보는 영화는 없네.
Burrow (토끼굴) 2/7 CGV 판교 2관 ★★★★★★★☆☆☆ |
간만에 보는 픽사의 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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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 (소울) 2/7 CGV 판교 2관 ★★★★★★★★☆☆ |
1. 픽사의 23번쨰 장편
2. 작년의 '온워드'가 실망스러웠기에 그보다 나은 작품이라는 것에 위안. 2-1. 상대적으로 나은 것이지, 전성기 작품에 비하면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다.v 2-2. 일단 재미있게 봤기에 뭔가 감탄할만한 구석을 찾아보려고 했으나 실패. 2-3. 중년남의 '인사이드 아웃' 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중년남에 공감한 것일 수도 있다. 3. '소울' 이라면 주인공 조의 영혼이기도 하고, 재즈이기도 하겠지. 4. 감독인 피트 닥터의 전작인 '인사이드 아웃' 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체가 없는 것을 캐릭터화 한 것이 동일하다. 5. 영혼의 세계에 다녀온 것이라서 '코코'랑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딱히 '코코'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6. 일상을 사랑하라는 면에서 오히려 '어바웃 타임'이 많이 떠올랐는데, 예상외로 이 얘기는 별로 없네. '어바웃 타임' 본 사람이 별로 없나? 7. 테리 캐릭터를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당최 기억이 나지 않는다. 8. 제이미 폭스를 다른 영화에서 봤을 때와는 목소리가 많이 다른 것 같은데. 9. 초기 기획안의 주인공은 22 였다고. 10. 미국에서는 극장 개봉하지 않고 디즈니 플러스로 공개했다는데, 이런 식이라면 HBO 맥스나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진출하지 않은 것에 감사를 |
旺角卡門 (열혈남아) 2/11 CGV 판교 4관 ★★★★★★☆☆☆☆ |
1. 왕자웨이 (왕가위) 감독 영화가 4K 리마스터 되더니 재개봉
1-1. 이건 리마스터링하지 않았으나, 전 영화 재개봉하면서 같이 오픈됨 1-2. 근데 'My Blueberry Nights' 는 왜? 2. 이걸로 왕자웨이 영화 전편 극장 관람 빙고 완성 3. 설 연휴 동안 왕자웨이 영화를 하루에 한 편씩. 3. 원제는 '왕각가문' 인데, 바보 로드쇼가 '몽콕하문' 으로 소개를 해서 그냥 그런 줄 알았다. 3-1. 원래 제목은 카오룽 북쪽의 몽콕 지역의 한자인 '旺角' 과 카르멘의 음차인 '卡門' 이라서 '몽콕의 카르멘' 정도가 맞겠다. 3-2. '열혈남아'라... 누가 그렇게 열혈인가? 장쉐유 (장학우) 가 역할 맡은 플라이가 그나마 열혈... 4. 하도 오랜전에 VHS 로 봐서 내용은 기억이 잘 안난다. 4-1. 플라이가 아화 속을 썩이다가, 그거 해결해 주러 간 아화가 결국 총 맞아 죽는다 정도. 5.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아화와 아오의 공중전화 부스 키스신. 6. 아화가 플라이 복수하러 갈 때의 스텝 프린팅 시퀀스도 기억에 남는다. 7. 다시 보니 아화가 왜 다른 조직에게 대접을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동네 껄렁패 중의 하나일텐데. 8. 장만위 (장만옥) 는 어렸을 떄 보다 나이 들어서가 더 매력적이네. 9. wavve 이용권 고객은 추가 결제 없이 마음껏 볼 수 있습니다. |
墮落天使 (타락천사 리마스터링) 2/12 CGV 판교 4관 ★★★★★★★☆☆☆ |
1. 4K 리마스터로 개봉. 크라이테리온 협업
2. '중경삼림' 의 세번째 에피소드로 기획되어 있었다고. 2-1. 어느게 세번째 에피소드이지? 리밍이 킬러로 나오는 거겠지? 가네시로 다케시는 첫번째 에피소드에 나왔짆아. 3. 홍콩 반환에 대한 불안함을 표현한 것이라는 게 중론. 당시에 볼 때 보다 다시 보니까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드네. 4. 홍콩인의 특별한 상황보다는 '나는 누구인가' 로 요약할 수 있는 자아 정체성 탐구. 4-1. '중경삼림'의 가네시로/람칭하(임청하) 에피소드는 시간 상에서, 량차오웨이(양조위)/왕페이 에피소드는 공간 상에서.. 5. 그렇다면 '타락천사'는 어떤 것일까? 6. 리밍(여명) 은 자신의 인식 상에서. 기억을 잃고, 아무런 연고도 없다. 에이전트와 대상자(!) 외에 세상과의 관계를 맺을 일도 없다. 7. 출근 시간은 보통 사람들과 반대.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지만 모르는 사람인데다, 곧 사라질 사람. 8. 155주간 에이전트인 리자흔(이가흔) 과의 관계는 일부러 단절하고, 마음에 없는 목만웨이(막문위) 의 관계를 이어간다. 8-1. 결국 에이전트한테 복수를 당한 걸까? 9.가네시로는 타인의 인식 상에서. '뭐 하는 사람이에요?' 라는 대표적인 인식의 질문에 답을 할 수 없겠지. 9-1. 정육점 / 세탁소 / 이발소 / 청과 /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 여관 주인 아들? 10. (아마도 나중에는 열심히 먹을) 유통기간 지난 파인애플을 먹고 말을 못한다고? 11. 거창하게 정체성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사실 플롯과 주제는 증발하고 스타일만 과잉이라고 욕을 먹었지. 12. 어안에 가까울 정도의 광각렌즈와 부산식품 정도만 기억에 남았더랬지. 13. '낯선 여인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가 난다' 가 더 유명하려나? |
攝氏零度 春光再現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2/13 CGV 목동 3관 ★★★★★★☆☆☆☆ |
1. 왕자웨이(왕가위)의 영화를 다 봤다고 하지만, 단편은 거의 본 것이 없음.
2. 장편 극영화 범주에는 안 들어가는 영화이지만, 개봉을 했으니 봐 줘야지. 2-1. '해피 투게더' 도 리마스터 되어서 개봉하는데, 패키지로... 3. 존 파워스의 인터뷰집을 보면 '해피 투게더' 촬영장은 거의 망해가는 곳이라고 했는데, 이 다큐에서는 그 분위기가 정확하게 살지는 않았다. 4. 오히려 처음에는 이국의 분위기를 잘 살리는 것 처럼 나온다. 5. 보영과 아휘가 머물던 호텔집 주인 할아버지의 인심 좋은 인상까지 더해지고. 6. 이후 스태프가 촬영의 지연과 그로 인한 제작진의 지침에 대한 얘기가 있긴 했으나. 7. 장궈룽(장국영)이 무단으로 돌아가 버린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네. 8. 인터뷰집을 보면 장첸의 출연은 거의 언발에 오줌누는 정도의 땜빵이었다고 하던데. 9. 몇년 전 재개봉했을 때 봐서 극장에서만 두 번 관람했지만 정확한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10. 장면보다는 상황과 인간 관계가 중요한지라, 촬영지를 설명하는 다큐멘터리가 그리 와닿지는 않는다. 11. 량차오웨이(양조위)의 인터뷰 정도가 영화를 되새기는데 도움이 될까 했는데, 그렇게 깊게 얘기하지는 않는다. |
2046 (리마스터링) 2/14 CGV 판교 4관 ★★★★★★★☆☆☆ |
1. 왕자웨이 (왕가위) 영화 중에서 이상하리만치 재개봉을 안 하더라.
1-1. 불법 릴 파일도 DVD 화질 수준만 있고, HD 급이 꽤 오랫동안 안 나오더라. 1-2. 서비스하는 OTT 도 거의 없음. 2. 그래서 2004년 개봉 때 한번 보고 정말 간만에 본다. 2-1.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는 이번에도 재개봉 안 하네. 3. '아비정전'의 속편인가? 3-1. '아비정전' 마지막에 량차오웨이 (양조위)가 머리 빗고 카드 들고 나와서, 이 영화에서 카드 치고 있는 거잖아. 3-2. 루루가 그 루루 맞지? 캐릭터도 같고, 배우도 류자링 (유가령) 이잖아. 3-3. 수리진도 나오잖아. 장만위 (장만옥) 는 아비한테 버림 받은 후에, 차우하고 바람 났다가, 여기에도 등장 4. '화양연화'의 속편인가? 4-1. 2046호실 방이 그 방인가? 인테리어는 다른데. 4-2. 수리진이라는 이름의 여자를 만났었다며... 4-3. 이제는 사라진 골드핀치 레스토랑에서도. 4-4. 그런데 다른 여자 만나면 가는 식당도 좀 바뀌어야 하는 거 아닌가? 5. 사실 이해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뭐 다른 영화는 깔끔한 스토리였던가?) 6. 두번째 보니 인물들간의 관계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두 번 보셈) |
Wonder (원더) 2/16 CGV 여의도 2관 ★★★★★★★★☆☆ |
1. 여러번의 수술 때문에 얼굴 기형이 된 아이가 세상을 만나는 이야기.
2. 그런 소재를 데이빗 린치가 맡으면 '엘리펀트 맨'이 되는거다. 3. 혹시나 한국이 맡았다면 당연히 신파가 되었을 것이고. 4 다행히 미국의 다른 감독이 맡아서 아름다운 이야기가 완성됨. 5. 우려했던 점은 혹시나 주인공 어기를 중심으로 하는 전형적인 착한 친구, 못된 친구가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6. 우려대로 착한 친구, 못된 친구는 나온다만 6-1. 다행히 오로지 어기를 중심으로만 한 이야기는 아니다. 어기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소외되는 주변인들의 시선도 더해진다. 7. 그 중에서도 특히 누나인 비아의 시선은 신경 쓰였다. 7-1. 보통은 어기만 챙기는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아니면 한 없이 천사로만 나올텐데. 7-2. 영화에서 비아는 후자에 더 가깝지만, 어기와의 관계가 아닌 친구 미란다와의 관계 비중이 적지 않다. 8. 신파가 아닌 것은 다행이지만, 어기 주변의 한없이 올바른 사람만 존재하는 것이 비현실적인데다 전형적이기까지 하다. 8-1. 아빠와 엄마, 그리고 누나는 물론이고, 누나의 친구 미란다에 교장선생님까지도. 9. 그런 한계점이 있긴 해도 마지막을 터트리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작은 에피소드들이 따뜻하다. 10. wavve 에서 1,540원으로 7일간 볼 수 있습니다. |
Before Midnight (비포 미드나잇) 2/18 CGV 용산아이파크몰 12관 ★★★★★★★★☆☆ |
1. 집념의 링클레이터 감독. 그리고 이썬 호크.
2. '보이후드' 가 12년 프로젝트라고 사람들이 경악했지만, 한편에 축약되었기에 임팩트가 있었던 것이다. '비포' 시리즈는 18년짜리 프로젝트. 3.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비포 미드나잇'을 이번 재개봉에 처음 본 것인지라 96년 '비포 선라이즈' 첫 개봉 때 봤던 이후로 25년간의 관람 4. 배경이 그리스지만 배경이 중요하지 않다. 둘이 어떤 수다를 떠는지가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 5. 시리즈 전체를 '이국에서의 하루 뿐인 로맨스가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는...' 으로 해석하면 운명의 데스티니 같은 로맨틱 무비로 볼 수 있고. 6. '어린 시절의 풋사랑은 그래도 남았을 때에만 아름다울 수 있을 뿐' 으로 해석하면 삶에 팍팍해진, 혹은 서로 부딪혀서 상처주는 관계가 되었을 때에는 현실 반영 영화로 볼 수 밖에 7. '비포 선라이즈' 만 보고, 아름다운 사랑 영화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듯. 8. '비포 미드나잇' 만 본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혹시 있더라도 아름다운 사랑 영화를 떠올릴 사람은 없을 듯. 9. 어쨌거나 다툼의 주제가 서로 다른 이상과 현실의 부딪힘이라서 그들의 직업이나 국적과 무관하게 공감을 형성한다. 10. 게다가 무지하게 로맨틱한 분위기가 단 한마디 떄문에 서로를 책망하는 분위기로 급변하는 상황은 마치 우리 부부의 현실을 보는 듯 하다. 11. 배경이 이국적이긴 하나, 결국 극을 끌어가는 것은 둘의 대화이다. 장소가 극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영화가 거듭되면서 점점 줄어들었다. 12. 그만큼 둘의 대화 내용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하는데, 이썬 호크와 줄리 델피가 꽤 많이 관여했다고. 13. wavve 에서 2,500원에 7일간 볼 수 있습니다. |
春光乍洩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 2/23 CGV 용산아이파크몰 17관 ★★★★★★★★☆☆ |
1. 4K remasterd 재개봉. 역시 criterion 인 듯.
1-1. 앞에 왕자웨이 감독의 코멘트가 포함되어 있음. 2. 리마스터 전에도 재개봉시 한 번 봤지. 1998년, 2009년, 그리고 2021년 3. 극장에서만 3번을 봤음에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긴 누가 이 내용을 기억하랴? 4. 량차오웨이 (양조위) 랑 장궈룽 (장국영) 이랑 부에노비스타에서 동거하다가 헤어지고, 이후 장첸이랑 아리까리한 관계가 된다는 것이 전부. 5. 얼마전에 올린 '부에노스 아이레스 제로 디그리' 에서 본 뒷얘기와도 그리 큰 연관은 없고. 6. 그보다는 존 파워스의 인터뷰집에 더 많은 정보가 있다. 6-1. 장궈룽이 촬영하다가 짜증내고 홍콩으로 가 버려서 장첸이 뒤를 메꿨다는 설도.. 6-2. 이야기를 재구성하면 전반과 후반이 시간상으로 역전되어 둘이 연관되어야 하겠거늘. 7.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세상의 끝인가. 이과수 폭포는 세상의 끝에서 beyond 로 가는 경계(?) 8. 그러면 거기서 '아비정전'의 아비에 이어지는 역할이려나? 9. 처음 한국 개봉 제목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였는데. 개봉도 한참 뒤에 했던 듯. 10. '해피 투게더'와 '춘광사설' 둘이 해피하게 투게더 한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춘광같은 빛이 있었는지도? 11. 터틀스의 '해피 투게더' 음악이 이렇게 강한 노래였던가? 12. 곧 4월 1일이 오면 '아비정전'을 보겠지. 12. wavve 에서 리마스터링 버전을 2,500원에 7일간 시청 가능합니다. |
The Trial of the Chicago 7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2/24 CGV 영등포 7관 ★★★★★★★★☆☆ |
1. 감독과 각본의 이름이 같지만, 각본 부분에 더 눈이 간다.
2. 정치 이야기, 그리고 법정 이야기라면 그의 특기 아닌가. 3. '뉴스룸'에서 덤 해리를 뉴스의 메인 앵커로 만들어낸 장기로, '보랏' 의 바보 기자 보랏을 재판의 메인 피고인으로 만들어냈네. 4. 파라마운트가 선구안은 좋은데, 존버를 못해서 결국 넷플릭스 좋은 일만 해주네. '아이리시맨'도 그렇고. 5. 의도된 재판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행정부와 사법부의 결탁.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은가? 5-1. 그나마 여긴 증언하러 나온 전직 장관과 말도 안되는 판결을 파기환송한 대법원이 있네. 6. 말콤X 와 캐네디의 암살, 그리고 신임 법무장관의 지시까지 보여주면서 부당한 기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했을텐데 6-1. 호프먼 판사의 초반 기행은 좀 어이 없는 수준이다. 과한 설정 아닌가? 7. 하지만 아론 소킨이 누구던가. 초반 흔들리지만 재판이 진행될 수록 흥미진진 8. 재판을 진행하면서 플래시백도 많이 사용하지만, 진정으로 플롯이 진행하는 것은 역시 재판정 안이다. 9. 재판장과 더불어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로는 비폭력주의자가 갑자기 재판정에서 폭력을 행사항 델린저. 10. 하지만 슐츠 검사 역할을 맡은 토끼가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11. 사실에 기반한 영화라도 당연히 허구가 섞여 있겠지. 특히 마지막 전사자 명단을 읊는다거나, 호프먼 판사의 기행이라거나.. 12. 허구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사실이었던 것은 블랙펜서당의 실에게 재갈을 물리고 피고석에 수갑을 채워서 앉히는 장면이다. 13. 과연 아카데미는 이 영화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트럼프도 없어졌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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