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ass (글래스) - 샤말란 이스트레일 유니버스
정보 : IMDB , Daum 영화
년도 : 2019년 국가 : 미국 상영 : 129분 제작 : Universal Pictures 배급 : Universal Pictures 연출 : M. 나이트 샤말란 M. Night Shyamalan 출연 : 사뮤엘 L. 잭슨 Samuel L. Jackson (엘리야 프라이스 Elijah Price 역) 제임스 맥어보이 James McAvoy (패거리 역) 브루스 윌리스 Bruce Willis (데이빗 던 David Dunn 역) 사라 폴슨 Sarah Paulson (엘리 스테플 Dr. Ellie Staple 역) 흥행 : $98M (미국), 466,345명 (한국, 19.2.12 기준) | |
2019.1.20, 20:50~23:00, CGV 판교 IMAX관 ★★★★★★★★☆☆ | |
충격과 공포의 'The Sixth Sense (식스 센스)' 이후로 나는 줄곧 샤말란 감독의 팬이었더랬다. '~이었더랬다'라고 표현한 것은 이게 과거형으로 끝났다는 의미이고, 그 마지막 시점은 바로 2010년의 망작 'The Last Airbender (라스트 에어벤더)' 를, 심지어 극장에서 관람한 때였다. 그 망작의 충격이 어느 정도로 컸냐면, 그 망작 이전의 작품들은 만들어지는 족족 봤으나, 이후로는 한 편도 보지 않았을 정도이다.
그러다가 이 영화의 예고편이 눈에 띄었다. 간만에 들어보는 샤말란이라는 이름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예고편의 스토리가 약간 수상하다. 영화의 제목인 '글래스' 라 함은 꽤 예전 작품인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에 나오는 악당의 별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예고편의 내용을 보니 24번째 인격 어쩌고 하면서 'Split (23 아이덴티티)' 의 제임스 맥어보이가 등장한다.
헛. 셋이 모여 있다.
헛, 그렇다면 이 영화는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의 속편인가, 아니면 'Split (23 아이덴티티)' 의 속편인가? 아직 보지 않았기에 이 영화들의 관계를 알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더 커져만 갔다.
아무래도 'Split (23 아이덴티티)' 를 관람하는 것이 먼저겠지. 그리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영화가 나쁘지 않았다. 'The Last Airbender (라스트 에어벤더)' 이후에도 '애프터 어스 (After Earth)' 라는 망작을 연속으로 만드는 것을 보고서, 이 사람의 재능은 이제 고갈되었나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Split (23 아이덴티티)'를 보자하니 기존 괜찮았던 시기의 클리세가 거기서도 보였다. 최신작에 대한 기대는 조금 더 높아졌고, 또 앞선 두 영화와의 관계도 여기서 명확해졌다.
샤말란의 필모를 봐도 (사실 작품 수가 그리 많지도 않다.) 두 개 이상의 영화가 연관된 것이 없었는데, 무려 19년의 시차를 두고서 3편의 연작이 만들어졌다. 처음부터 3부작을 염두해 둔 것인지, 아니면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첫번째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은 터치스톤 Touchstone Pictures , 두번째의 'Split (23 아이덴티티)' 부터는 유니버설 Universal Pictures 가 제작했을 정도이니 (그래서 이 영화의 미국 유통은 유니버설이, 해외는 터치스톤의 모회사인 디즈니가 맡는 요상한 모습이다.) 의도된 3부작은 아닐 수도 있겠다. 아니면, 샤말란의 큰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는 터치스톤을 떠나 유니버설로 간 것일 수도 있지.
이스트레일 트릴로지
앞선 두 영화와 이 영화를 합쳐서 이스트레일 177 트릴로지 Eastrail 177 Trilogy 라고 얘기한다. (이스트레일 177 은 바로 첫번째 작품인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 에서 엘리야 프라이스가 고장을 내고 탈선한 그 열차의 노선명이다.)
이 열차에 둘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어.
개인적으로는 꽤 만족하면서 봤고, 간만의 샤말란의 수작을 만난 반가움에 높은 점수를 주었지만, 샤말란 팬 중에서도 평가는 갈릴 것이다.
영화의 장점을 보자면 두 편의 망작을 극복하고 최근 연속하여 평균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 낸 샤말란에 대한 기대감이다. 3개 영화를 하나의 큰 세계관으로 묶어낸 것도 좋은 점이다. 거기에 더해서 '악당은 우리 주변에 있고, 영웅은 우리 안에 있다'는 조금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암울하게 풀어낸 부분에도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반면 약점은 너무나도 많다.
태생적인 문제는 이 영화가 트릴로지의 세번째 작품이라는 것이다. 전작 2편은 모두 단독 영화로서 완결된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 영화는 전작을 보지 않았을 경우 이해하기 어렵고, 별개의 재미를 찾을 수 없다. 그리고 전작 'Split (23 아이덴티티)' 의 극장 관객 수는 고작 160만명이고,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은 서울 기준으로 43만명이 조금 안되는 정도로 흥행면에서 기반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이 영화의 흥행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실제로도 폭망한 결과로 나왔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캐릭터의 역할과 비중 조절의 실패이다. 첫번째의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 은 데이빗 던이, 두번째의 'Split (23 아이덴티티)' 은 단연 24명(?)의 패거리들이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세 명이 모두 한 공간에서 등장하지만, 제목 그대로 미스터 글래스, 엘리야 프라이스가 주인공이어야 한다.
하지만, 프라이스의 역할은 다른 둘에 비해서도 비중이 적은 편이다. 나쁜쪽으로만 머리가 잘 돌아가서 전체 사건을 설계하고, 마지막 반격까지 계획한 것은 좋으나, 'Unbreakable (언브레이커블)' 에서 했던 것에 비해 특별히 더 뛰어났다거나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암울한 히어로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히어로들에게 기대하는 능력이 조금이나마 있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결투신에서는 고작 밴 한대를 뒤집는 정도의 액선 뿐인지라 히어로물이라고 하기에도 한계가 명확하다.
수수께끼의 단체에서 파견(?) 나온 스테플 박사나 그 단체의 정체도 음모론으로 풀어낼 수 있겠으나, 고작 미스터 글래스 정도에 농락당할 정도라면 관심을 가지고 다음 영화에서의 등장을 기약해야 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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