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in the Air (인 디 에어) -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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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 in the Air (인 디 에어)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 |
년도 : 2009
국가 : 미국 상영 : 109분 제작 : Paramount Pictures 배급 : Paramount Pictures 연출 : 제이슨 라이트먼 Jason Reitman 출연 : 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 (라이언 빙햄 Ryan Bingham 역) 안나 켄드릭 Anna Kendrick (나탈리 키너 Natalie Keener 역) 베라 파미가 Vera Farmiga (알렉스 고란 Alex Goran 역) 2010. 3.16. 11:50~ Cinus 단성사 7관 |
제이슨 라이트먼... 이름으로 봐서는 아이반 라이트만 Ivan Reitman 의 친척 정도? (실제로 부자지간...) 그 보다는 10대 소녀의 임신을 다룬 'Juno (쥬노)'라는 영화로 더 유명한 감독.
1년에 322일을 출장길에 오르는 해고 통지 전문가라는 특이한 설정. 그리고 조지 클루니. 이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일말의 망설임마저 없애주기 충분하다.
주인공인 라이언 빙햄은 해고 통지 전문가이다. 문자 메시지 한통으로 노동자를 해고하는 나라에서는 별로 각광받지 못하는 직업이겠지만, 그래도 미국에서는 해고하는 회사의 법적 책임을 경감해주고, '가족이 죽는 것 같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해직자들에게 (비록 말 뿐이지만) 위로와 용기를 준다. 전국 각지를 도느라 1년에 322일을 타지에서 보내는 빙햄은 자신의 집 보다는 오히려 아메리칸 에어라인 American Airlines 의 1등석 자리나, 힐튼 Hilton 호텔의 suite room을 더 편안하게 느끼고... 달에 도달한 사람 수보다 더 적은 AA의 10M Mile Club을 향해 쌓여가는 자신의 마일리지만을 자신 삶의 목표이자 즐거움이다. 인간 관계 역시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들을 가방에 넣는다고 가정하고... 그 가방의 무게가 주는 부담을 느끼며, 모든 관계를 가방에서 꺼내어 놓으라는 강연을 하면서 살아간다. 이 정도로 cool한 인물이라면... 미국에 해고자가 존재하는 이상 그 삶을 계속해서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영화가 그렇게 흘러갈 수는 없다. 자신만만한 신입 사원 나탈리가 자신이 구축해 놓은 일과 삶의 방식에 딴지를 건다. 원격 화상으로 해고를 통지하는 시스템이라니.. 참...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와 현장이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똑똑이 이론가, 그것도 여자 신입. 이런 조합이라면 뻔하게 예상되는 전개가 있다. 일단은 보스에 의해서 서로를 이해하라는 식으로 파트너가 되어버리고, 서로 상대의 삶에 간섭하면서 티격태격 다투다가 싹트는 사랑이라... 그 다음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의 삶에 맞춰어 주고... 싸구려 로맨틱 코미디라면 아마도 그런 식으로 흘러나갈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깔끔한 월터 킨 Walter Kirn 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골든글러브 각본상을 받기도 한 꽤 괜찮은 영화인지라.. 그렇게 흘러가게 하지는 않는다.
빙햄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은 나탈리도, 나탈리가 제안하여 도입한 원격 화상 시스템도 아니라, 바로 빙햄 자신과 똑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자신만큼 cool한 성격을 가진 알렉스 때문이었다. 같은 방식의 삶을 사는 상대를 만나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게 되다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 것인가?
영화의 포스터에는 'The Story of a Man ready to make a connection'이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빙햄은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다. 자신과 같은 성향의 알렉스와의 관계에서만 조금 진전을 보였을 뿐, 알렉스의 이면을 알게 되었을 때에 대한 대비는 조금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이 영화는 코미디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웃어 넘길 수 없는 마음을 가득 채우는 우울함을 꽤나 무거운 무게로 나에게 안겨주었다.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에서 캐스팅한 실재 해직자들이 보여주는 해직 당시의 반응.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의 솔직한 심정들은 어느 덧 중년을 바라보는 내 나이(?)와 맞물려 가슴 가운데를 답답하게 만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말하는 무거운 우울함은 바로 인생은 어차피 혼자 사는 세상이라는 것... 그리고 주변에서 아무리 친한척 해 봐야 그건 대부분 매뉴얼에 적혀있는 입에 발린 소리일 뿐이라는 것...
해고 당한 사람들에게, 직장 밖에서의 인생의 의미와 노후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빙햄은 그들의 해직을 양분 삼아서 자신의 항공 마일리지를 쌓고 있는 존재일 뿐, 그들의 스트레스를 공감하는 사람은 아니다. 동생 줄리 Julie 와의 (멜라니 린스키 Melanie Lynsky) 결혼을 두려워하는 짐 Jim 에게 (대니 맥브라이드 Danny McBride)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빙햄 역시 자신은 결혼해 본 적이 없으며, 다른 곳에 가서는 인간 관계를 모두 버리라는 강연을 하면서 먹고 사는 사람이다.
연기는 기대한 만큼이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안나 켄드릭이나 베라 파미가도 좋았지만, 뭐니뭐니해도 조지 클루니의 전형적인 모습. 여유로운 미소와 부드러운 목소리... 딱 클루니를 위한 역할이었다.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
영화의 주제와 어울리는 상황은... 드디어 나 혼자서 영화를 보게 된 것... 595번째 극장 방문만에 처음으로 맞아보는 상황. 모든 장소와 모든 서비스의 제공이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지만, 역시 결론은 세상에 나 혼자라는 것...
Trivia 1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1천만 마일을 타도 영화에서와 같은 서비스는 없다.
Trivia 2 린드버그 Charles A. Lindbergh 가 대서양 횡단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때 린드버그가 탄 비행기의 이름이 라이언 NYP 'Ryan' NYP 이다.
Trivia 3 조지 클루니가 빙햄 역할을 거절했다면, 스티브 마틴 Steve Martin 에 맞게 시나리오를 고쳐 쓰려고 계획했다고 한다. 그건 옳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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