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Hustle (아메리칸 허슬) - 짜임새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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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Hustle (아메리칸 허슬) 짜임새가 부족하다 |
년도 : 2013 국가 : 미국 상영 : 137분 제작 : Columbia Pictures 배급 : Columbia Pictures 원작 : 에릭 워렌 싱어 Eric Warrel Singer 연출 : 데이비드 러셀 David O. Russell 출연 : 크리스챤 베일 Christian Bale (어빙 로젠펠드 Irving Rosenfeld 역) 에이미 아담스 Amy Adams (시드니 프로서 Sydney Prosser 역) 브레들리 쿠퍼 Bradley Cooper (리치 디마소 Richie DiMaso 역) 제레미 레너 Jeremy Renner (카마인 폴리토 Carmine Polito 역) 제니퍼 로렌스 Jeniffer Lawrence (로젤린 로젠펠드 Rosalyn Rosenfeld 역) 2014. 5. 10. The New iPad |
연초에 뭐가 그렇게 정신 없고 바빴던 것인지, 'Dallars Buyers Club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과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넘어갔다. 작년 재미있게 보았던 'Silver Linings Playbook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감독이고 그 영화에서 나왔던 두 주인공과 역시 그 감독의 전작인 'The Fighter (파이터)' 의 두 주인공을 모두 캐스팅하여 만든 영화인데, 보통의 상황이라면 당연히 극장에서 봤어야 할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회사 이전 때문일 것이다.
에릭 워렌 싱어의 각본인 'American Bullshit' 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FBI 의 앱스캠 Abscam 이라는 작전을 소재로하여 만들어졌다. 앱스캠 작전은 영화와 동일하게 70년대에 시작하여 80년대 초까지 FBI가 전문 사기범의 협조를 받아서 가상의 아랍 부족 족장을 창조해 내고 이들에게 뇌물을 받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함정 수사를 벌였던 작전이다. 물론 실제 있었던 작전 내용을 그대로 영화로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대략의 설정 정도는 실제 사건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 앞에서 "Some of this actually happened."라고 나온 거겠지.
포스터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우선 화려한(?) 배역들의 연기 앙상블이 훌륭한 영화이다.
데이비드 러셀 감독은 애초부터 배우들의 캐스팅을 거의 확정해 놓은 상태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고 하니 영화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와 배우의 연기가 일치할 것은 처음부터 예고되어 있었던 것이다.
다만 크리스챤 베일은 스케쥴 문제로 배역에서 빠지게 되었고, 브래들리 쿠퍼가 어빙 역할을 맡게되면서 리치 역으로 제레미 레너가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캐릭터의 영화가 될 것이었으나, 베일의 스케쥴이 해결되면서 브래들리 쿠퍼가 다시 리치 역으로 복귀한다. 갑자기 캐릭터가 없어진 레너를 위해서 카마인 시장 역할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 때문이어서인지 영화 속에서 카마인 시장의 출연 시간에 비해서 역할은 작은 편이다.
와서들 내 배를 쓰다듬어. 부처님 배야.
크리스챤 베일은 탈모에 비만인 40대 아저씨를 연기하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워서 통통한 배를 내 보여줬고, 촬영장에서 만난 로버트 드 니로 Robert De Niro (빅터 텔레지오 Victor Tellegio 역) 는 베일을 못 알아볼 정도였다고 한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그 특이한 목소리 때문에 크리스챤 베일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는데, 못 알아볼 정도라는 것은 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영화 내내 주변 머리로 소갈머리를 덮은 채 구부정하게 걸으며 느릿하게 말하는 어빙의 캐릭터를 보면 확실히 다른 영화에서 (배트맨 Batman 이나 존 코너 John Conner 로서) 베일이 보여주었던 투사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다른 배역들 역시 캐릭터 연기는 모두 흠 잡을 곳이 없다.
영화 내내 브래지어 없이 가슴골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에이미 아담스의 (아마도 로이스 레인 Lois Lane 기자의 모습이 계속 생각나기 때문에) 캐릭터가 약간 부담스러운 정도였지만, 여전히 과잉 의욕으로 미친놈 처럼 보이는 뽀글 머리의 브래들리 쿠퍼와 캐스팅 사정으로 급조된 시장 역할을 맡은 제레미 레너도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제레미 레너가 액션을 하지 않는 영화는 처음 본다.)
Live and Let DIe
그 중에서도 가장 일품은 바로 어빙의 정신 나간 아내 역할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이다. 처음 등장할 때에는 제니퍼 로렌스인 것을 알아보지 못했었는데, 지난 'Silver Linings Playbook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도 그랬듯이 살짝 맛 간 여자 역할로는 최고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 결정적인 역할도 없지만, 그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각인시켜준 것으로서는 주연인 에이미 아담스에 뒤쳐지지 않는다.
덕분이 이 영화는 남녀 주연과 조연 4명이 모두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올랐다.
확실한 캐릭터 5명이 모여서 시끌벅적 한편의 정신없는 코미디를 만들어내긴 하였으나, 캐릭터에 집중한 나머지 영화의 제목에 걸맞는 스토리를 뽑아내는 것에는 실패했다. FBI 와 전문 사기꾼이 가상의 아랍 족장을 꾸며내어 이를 미끼로 뇌물 받는 정치인을 함정 수사를 한다는 줄거리라면 무릇 그 줄거리에 걸맞는 한편의 기가 막힌 사기 스토리를 만들어 냈어야 하는데, 영화는 끝까지 훌륭한 사기 각본 하나 없이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어떻게 보면 이 앱스캠 작전은 이 5명의 인물들을 얽히게 만드는 역할 뿐이 못한 것이니.
결국 주조연급 중에서 이 스케일 큰 사기극에 휘말려서 완전히 엿먹는 사람도 없이 모두가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잘 사는 식으로 맺어지는 것이 이 영화에 기대했던 짜임새에는 많이 못 미치는 단점인 것이다.
하긴 아무 영화나 그렇게 훌륭하다면 'The Sting (스팅)' 이 명작이 될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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