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even 프로야구 SK:두산 1차전

강남권에서 회의가 잡혀서 바로 퇴근할 채비를 하고 이동했다. 회의가 끝나고 회사로 다시 돌아와서 운동을 할까, 아니면 야구장을 가서 올 시즌 첫 직관을 할까 살짝 고민하다가 주변 지인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야구장에 가기로 결정했다.

운동을 안 한 대신 야구장에서 고구마를
인터넷 예매 취소가 마감되는 오후 14:30 에 근첩할 떄에 맞춰서 좋은 자리가 나면 낚아채려고 했으나, 앗 하는 사이에 14:30이 지나서 예매 실패. 현장에도 표가 있겠지.
역삼역 바로 앞 건물에서 회의가 끝난 시간은 적절하게도 17시 30분. 지하철을 타고 종합 운동장에 내려서 매표소로 향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도착한지라 매표소에 줄도 안 서서 쉽게 표를 살 수 있었다. 111 블럭의 메디앙스 존의 가격은 4만원으로 작년보다 5천원 오른 것 같구먼.



블루석 쪽의 맨 앞자리와 VIP 석의 두번째 열 자리 중에서 VIP 석에 가까운 자리로 골랐다. 볼스타드 Chris Volstad 를 처음 보는 날인 만큼 조금 더 정면에서 보고자 하는 마음이다.


처음부터 시작은 좋지 않았다. 김강민에게 안타를 맞고, 희생번트에 이어서 박정권에게 초구 득점타까지. 안타를 맞고 한점을 주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쳐도 안타들이 모두 땅볼이나 플라이가 아니라 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문제였다. 초반에 빠른공 위주의 피칭을 하는데 높게 제구되는 것이 좀 문제다.
반면에 두산 타자들도 2회부터 중심에 맞춰가면서 역시 라이너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 3회에 2루타와 희생번트 희생플라이로 바로 1점을 따라가기도 했다.

타구가 맞아나가는 것을 보면 한참 타격전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 의외로 경기는 양팀 선발이 7회까지 1실점으로 버텨내면서 투수전의 양상을 보였다. 볼스테드는 3회부터 변화구를 섞어가면서 던지는 것이 주효했고, 윤희상의 경우는 잘 던지기도 했지만 두산 타자들이 초구/2구에 승부를 걸면서 투구수를 아끼며 쉽게 풀어간 것이 이유였다. 그리고 초반부터 희생 번트로 쉽게 아웃 카운트를 헌납하는 두산의 공격도 이해가 가지 않고. (2회에 홍성흔에게 희생번트 지시라니.)

홍성흔이 번트라니.
5회 두산의 공격에서 한번 요동을 칠만한 상황이 벌어졌다. 허경민의 좌익수앞 안타에 이어 김재호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의 기회에서 정수빈의 번트가 투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2루 주자가 3루에서 아웃을 당한 후 민병헌이 히트앤드런 상황에서 공에 맞추는 것을 실패하면서 삼진 병살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6회 수비에서 삼자 범퇴로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8회 수비의 실책으로 (기록됐지만 불규칙 바운드로 보임) 쉽게 끝낼 수 있는 이닝을 1,3루 위기로 만든 안타까운 순간이 있었는데, 2사 1,3루에서 나온 정수빈의 수퍼 캐치 덕분에 점수를 지켜냈고, 바로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민병헌의 3루타와 대타 고영민의 적시 희생 플라이로 결승점을 얻었다.

막판까지 심장 쫄깃하게.
필승 마무리 이용찬이 등판한 9회에도 허경민의 실책으로 2사 만루까지 몰리는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히 범타로 막아내면서 나의 첫 직관은 승리로 끝을 맺었다. 작년에 9월까지 직관 승리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스타트가 좋은 편이다.

아직 날이 추워서인지 그라운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실책이 잦은데, 그건 상대팀도 마찬가지라서 변명이 되지는 않는다. 좀 더 집중을 해야 할 상황이고, 공격에서는 중심 타선의 김현수와 홍성흔의 부진이 크다. 칸투 Jorge Cantu 는 몸살은 개뿔, 출전도 안 하네.
칸투는 어디 있는게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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