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 - 기록지에 적히지 않은 야사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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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기록과 기록 사이 기록지에 적히지 않은 야사 |
발행일 : 2012.5.29
펴낸곳 : 한울 지은이 : 윤병웅 반양장본 | 448쪽 | 223*152mm ISBN : 978-89-460-4603-0 정가 : 24,000원 회사 정보자료실 대출 2012.12.7 |
주말에 책이나 한권 읽어볼까 하고 회사 정보자료실을 뒤지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최근에도 스포츠 신문인 Osen 의 야구 인사이드 섹션에 여전히 연재되고 있어서 즐겨 읽고 있는 컬럼인데, 올 상반기까지 나왔던 것들을 모아서 책으로 나왔기에 주욱 모아서 읽어보려고 냉큼 대여했다.
그냥 읽어봐서는 도무지 어떤 뜻인지 알 수가 없는 야구 규칙을 실제 벌어진 경기 상황에 대입하여 알기 쉽게 풀어내기도 하고, 또 이러한 규칙이 만들어진 기본 원리에 대한 설명이 맛깔스럽게 표현되어 있어서 빌려온 금요일 저녁 밤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덕분에 늦게 잤지만...)
KBO 기록위원회의 윤병웅 기록위원장이 직접 겪거나 기록지로 접한 여러가지 "Scornig" 과 "Record"를 읽으면서,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Part III 사람과 기록 사이
Part I 과 II 는 경기의 한 상황을 중심으로 하여 야구 경기 규칙과 기록을 재미있게 풀어 쓴 내용이었던 것에 반해, Part III 는 상황보다는 선수에 집중한다. 이 때문에 경기보다는 누적 기록에 대한 부분이 많고, 이 부분은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흥미가 덜 했으나 그래도 책을 놓고 잠이 들 수는 없었다.
비신사적 행위가 앗아간 김수경의 노히트노런
2000년 7월 16일 현대 김수경은 해태를 상대로 8회 볼넷 3개와 야수 실책 1개만 주고, 노히트 노런의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9회 1사에 타석에 들어선 해태의 지저스 타바레스 Jesus Tavarez 는 2구를 2루쪽에 굴려 내야 번트 안타로 1루에 출루하였고, 그렇게 노히트 노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야구에는 관습적인 불문율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이견이 많은 항목이 바로 '퍼펙트, 노히트노런 등 투수의 대기록이 진행중일 때 기습번트를 대지 않는다'는 항목일 것이다. 미국 다르고, 일본 다른 상황을 십분 이해하지만, 타자의 기록을 막는 고의4구를 욕했으니, 타바레스에 대해서도 야유를 보내는게 당연하다 할 수 있겠다.
김성근 감독 투수운용의 최고 걸작, 김현욱의 20승
좋게 말하면 벌떼 야구, 나쁘게 말하면 출석부 야구의 창시자(?)인 김성근 감독은 '믿을만한 선발 투수가 없기 때문에' 구원 투수를 가동한다고 했다. 김광현, 채병용, 송은범 등 꽤 훌륭한 선발진을 구축했던 2007~8년 시즌에 나온 말인 만큼 동감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1997년 쌍방울 시절에는 저 얘기가 사실이라고 인정한다.
삼성에서 데뷔한 후 별 다른 활약을 활약 없이 쌍방울로 트레이드 된 김현욱은 1997년 김성근 감독의 불펜 야구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70경기 157.2이닝, 20승 2패 6세이브, 평균 자책 1.88, 승률 0.909로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였다. 역대 20승 투수는 11명이 15번 기록하였는데, 이 중 구원승으로만 20승을 거둔 것은 김현욱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다시 보고 싶은 건 아니다.
쌍방울 스카우터는 외국인 투수 제이크 비아노 Jake Viano 에게 "우리 감독님은 5일 로테이션을 지킵니다. 4일 던지고 하루 쉽니다." 라고 했다는 전설이...
'야구정서법'에 걸린 장원준의 노히트노런
2005년 7월 26일, 롯데 장원준은 9회 1시까지 노히트노런 기록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나온 타자는 KIA의 이종범. 이종범의 빠른 타구가 1루수 라이언 잭슨 Ryan Jackson 의 다이빙 캐치에 걸렸고, 이제 베이스 커버 들어온 장원준에게 토스 아웃시키면 될 상황이었다.
하지만, 타구를 지레 안타로 짐작한 장원준은 타자주자 이종범보다 두발 늦게 들어와서 세이프. 엄밀하게 판정하자면 투수 장원준의 실책으로 노히트노런 기록은 이어지는 것이지만 일명 '쎄오리'라고 부르는 야구정서법에 의하여 이는 안타로 기록된다.
불규칙 바운드가 크지 않을 경우는 실책으로 기록한다거나, 내야수의 송구가 1루 앞 숏바운드로 가는 바람에 세이프가 되는 경우는 안타로 기록하는 경우, 그리고 더블 플레이 상황에서 피벗맨의 발동작과 송구가 정확하게 2루 포스 아웃을 시키지 않는 경우에도 아웃으로 판정하는 것들이 바로 이 쎄오리다.
그리고 규칙에 명시되어 있는 것 중에 고의사구 포구시에도 포수는 홈플레이트 뒤에 선 상태로 투구를 시작해야 하지만, 이것도 그냥 넘어가고 있다.
지레 포기한 박경완의 5연타석 홈런 도전
2000년 5월 19일 현대 박경완은 한화를 상대로 한국 프로야구 최초 4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1983년 롯데 김용희가 이틀에 걸쳐 4연타수 홈런을 기록한 바는 있었지만, 한경기 4연타석은 대기록이었다. 하지만 세계 기록이 될 수도 있는 5연타석 홈런의 기회를 현대 스스로가 중단시켜 버렸다. 경기 후 감독의 인터뷰에서 빈볼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였지만, 경기를 중계로 계속 지켜본 나는 빈볼의 위험을 느끼지 않았다. 향후 100년간 더 이상 나올지 모르는 이 대기록 작성의 기회를 중단시킨 것이다.
참고로 MLB 에서는 루 게릭 Lou Gehrig , 록키 콜라비토 Rocky Colavito , 마이크 카메론 Mike Cameron , 숀 그린 Shawn David Green , 카를로스 곤잘레스 Carlos Gonzalez 등 5명, NPB는 오 사다하루 王貞治 와 나이겔 윌슨 Nigel Wilson 등 2명 뿐이다.
대기록의 희생양은 과연 불행한가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한화 장종훈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 41개를 깬 두산 타이론 우즈 Tyrone Woods 의 42번째 홈런은 현대의 에이스 정민태를 상대로 만들어낸 기록이다. 과연 정민태는 이 기록을 내준 것을 수치로 여길까?
MLB에서는 9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t.Louise 의 마크 맥과이어 Mark McGwire 가 세운 70개의 기록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an Francisco Giants 의 배리 본즈 Barry Bonds 2001년 넘어섰는데, 이 71호 홈런은 TV를 통해서 직접 지켜 보았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쳐낸 71호 홈런을 맞는 투수는 바로 우리가 잘 아는 박찬호. 그리고 바로 이어서 3회 두번째 타석에서 72호 홈런까지. 우리는 박찬호를 수치스러워 하는가?
다시 KBO로 돌아와서,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의 기록은 삼성 이승엽의 56호. 이 56호 홈런은 바로 롯데의 2년차 이정민. 단박에 이름을 남긴 이정민은 동명의 MBC 아나운서 정도의 인지도를 얻었다. 그냥 홈런 하나 맞은 것 뿐인데, 뭐가 그리 불행인가
하지만 트라우마.
이종범, 기록에서는 이무기가 되다내 기억으로 리그를 씹어먹던 타자로 영원히 기억에 남은만한 선수는 1994년의 이종범, 1999년의 이승엽과 마해영, 2003년의 심정수, 2011년의 이대호가 안닐까 싶다. 하지만 그 중에서 내 기억 속에 가장 각인된 선수는 바로 최고의 5-tool 플레이어였던 1994년의 이종범이다. 1999년의 이승엽과 2003년의 심정수 역시 대단한 성적임은 분명하지만, 같은 해의 마해영과 이승엽의 기록 역시 훌륭하기에 그 한해를 온전히 지배한 선수로서의 임팩트는 오히려 약하다.
93년 데뷔한 이종범의 94년 성적은 .393/.452/.581 에 196안타, 19홈런 77타점, 84도루이다. .400의 타율, 200개의 안타에 조금씩 모자른 기록으로 마감한 94년은 그래도 MVP로 위안은 삼을 수 있다.
아! 정민철, 그리운 대기록 '퍼펙트 게임'
30년이 넘어간 KBO 기록이 점점 풍성해져 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없는 기록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퍼펙트 게임. MLB 에서는 이미 22차레, NPB 에서는 15차례의 퍼펙트 게임이 있었지만, KBO 에서는 아직까지 기록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퍼펙트 게임에 가장 근접했던 경기는 1997년 5월 23일 OB를 상대로 한 한화 정민철의 투구였다. 아직까지도 나는 포수의 타격 방해라고 기억하는데, 기록에 의하면 8회 1사 후 5번 심정수 타석에서 포수 패스트볼로 낫아웃 출루시키는 것으로 퍼펙트 게임이 무산된 것이다. 공식 기록은 무사사구 노히트노런 기록.
그런데 이 무사사구 노히트노런은 1988년 4월 17일 해태를 상대로 역시 빙그레의 이동석이 기록한 바 있다. 이동석은 6회까지 기록을 이어간 데 반해 정민철은 8회 1사까지 이어갔으니 조금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싶다. 1991년 해태를 상대로 또 역시 빙그레 송진우가 8회 2사까지 이어갔지만, 그 이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데에다가 패전 투수까지 되었으니... 어쨌거나 투수 왕국 한화.
KBO에서도 퓨처스리그로 범위를확대하면 퍼펙트 게임을 기록한 적이 있다. 2011년 9월 17일 롯데 이용훈은 한화를 상대로 기록하였다.
마운드만 남기고 끝난 이종범의 역마살 포지션
전천후 또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선수 가운데에는 붙박이 주전 선수가 별로 없다. 특별히 뛰어나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 주로 백업으로서 포지션을 떠돌아 다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범이라 쓰고 신이라고 읽는 확실한 주전 이종범은 1993년 4월 10일 유격수로 데뷔하여 2008년 5월 10일 1루수에 출장할 때까지 투수를 제외한 모든 수비 포지션을 모두 경험하였다.
93년 유격수로만 125 경기, 94년 122 경기, 85년 63경기로 첫 3년간 유격수 출전만 하다가 96년 유격수로 112경기 외에 포수로 2경기에 출장한 기록이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유격수 보다는 다른 포지션으로 출장하게 되는데, 01년에는 복귀전에서 3루수로 출장한 것을 비롯하여 총 45회, 중견수와 좌익수로 10회, 02년에는 우익수로도 출장하면서 외야수로만 123회, 03에는 외야수로만 130회, 04년에 1번의 유격수 출장을 제외하고는 3루수 28회와 외야수 117회, 05년 3루수, 유격수 각 2회 외에 주로 외야수로 114회, 06년은 외야수로만 93회 출장하고, 07년에 2루수로 2번 출장하고, 3루수로 1회, 외야수로 83회 출장하였다. 08년에 드디어 1루수로 28회 출장하면서 야수 전포지션을 소화하였고, 이제 투수만이 남았었다.
헛. 투수도 했네. 2012년 7월 20일 한-일 레전드 매치.
은퇴 얘기가 슬슬 나오는 시점이어서 은퇴 경기에서 1번 정도 투수로 등판하지 않을까 살짝 기대를 했으나, 2012년 개막을 앞두고 급작스럽게 은퇴를 결정하여 이종범의 투수 등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순도 만점, 외야수 가르시아의 보살
투수의 투구를 제외하고는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에 관여한 야수에게는 기록이 주어지게 된다. (뭐, 주자 추월 같이 야수와 관계 없는 아웃 카운트는 제외하고...)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 공을 가지고 있던 수비수에게는 자살 Put out , 그 때까지 공을 만졌던 수비수들 모두에게는 보살 Assist 기록이 주어진다.
그러다 보니 역시 보살은 내야 땅볼에서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고, 외야수에게 기록한 보살은 외야수의 능력을 짐작하게 해 줄 수 있는 지표 중의 하나가 된다.
외야수 중에는 어깨가 강한 우익수들이 주로 보살을 기록하는데,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가는 1루 주자를 잡는 경우나, 홈으로 들어가는 2루 주자를 송구 능력으로 잡는 것이 그것이다.
외야수 중 한 시즌 보살 기록은 쌍방울 심성보의 20개이지만, 영양가면에서는 2008년 롯데의 카림 가르시아 Karim Garcia 가 기록한 17개를 더 높이 쳐준다. 심성보의 기록 중 8개는 9-2-6T, (홈 송구 중오버런 한 타자 주자 2루에서 아웃), 9-5-4-2T (2번의 중계) 이고, 9-2T는6번, 9-5T는 단 한번이지만, 가르시아의 보살 대부분은 9-5T,9-6T, 9-2T 등 직접 송수로 아웃시키는 경우이다.
2008년 4월 27일에는 1루 주자인 삼성 박석민을 2루에서 잡아서 (9-6B) 최형우의 우익수 앞 안타를 우익수 앞 땅볼로 만들었고, 7월 10일에는 히어로즈 유선정의 타구를 그대로 1루에 던져서 (9-3) 정말로 우익수 앞 땅볼 아웃으로 만들었다.
오심으로 무산된 MLB 퍼펙트 게임의 잔상
앞서 퍼펙트 게임에 가장 근접한 경기로 정민철의 경우를 들었는데, MLB에는 이보다 더 근접한 경우가 있었다. 당연히 무사사구에 실책도 없었던 경기인데 퍼펙트 게임이 무산된 것은 바로 1루심의 오심 때문이었다. 공식 기록으로는 내야 안타.
2010년 6월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Detroit Tigers 아만도 갈라라가 Armando Galaraga 가 클리브랜드 인디언스 Cleveland Indians 에게 9회 2사까지 퍼펙트 게임을 이어가고 있었고, 마지막 타자인 9번 타자 제이슨 도날드 Jason Donald 를 평번한 1루 땅볼로 유도한 뒤, 본인이 직접 1루 커버에 들어가 퍼펙트 게임을 완성지었다... 고 모두들 생각한 순간 1루심의 판정은 세잎.
이 상황과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서 한번 자세하게 다루었으니 거기로 가 보시는게...
기록의 암흑기를 예고한 양준혁의 은퇴
최근엔 TV도 없고 해서 올스타 경기는 잘 보지 않는데, 2010년의 올스타 경기는 봐 두기를 잘했다. 그 경기가 바로 양준혁(이라고 쓰고 신이라고 읽는)이 마지막으로 홈런을 기록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통산 홈런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등판하여 타격을 할 때마다 어떤 항목이든지 한국 통산 기록이 갱신되는 상황의 양준혁이 은퇴식을 가진 이후로, 통산 기록의 누적 스탯 항목에 대한 갱신은 모두 멈추었고, 최다 홈런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록은 언제 깨어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현역 선수들과 차이가 난다.
은퇴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2위와의 격차는 여전하다. 홈런을 제외한 분야는 앞으로도 1년 이상 남아있겠구나.
경기 출장수 : 양준혁 2,135 (1위) - 김민재 2,111 (-24, 2위) - 박경완 2,035 (-100, 5위, 현역 1위)
최다 타수 : 양준혁 7,332 (1위) - 전준호 6,928 (-404, 2위) - 장성호 (-585, 3위, 현역 1위)
최다 안타 : 양준혁 2,318 (1위) - 전준호 2,018 (-300, 2위) - 장성호 2,007 (-311, 3위, 현역 1위)
최다 2루타 : 양준혁 458 (1위) - 장성호 380 (-78, 2위, 현역 1위)
최다 홈런 : 양준혁 351 (1위) - 이승엽 345 (-6, 2위, 현역 1위)
최다 루타 : 양준혁 3,879 (1위) - 장종훈 3,172 (-707, 2위) - 송지만 3,165 (-714, 3위, 현역 1위)
최다 득점 : 양준혁 1,299 (1위) - 전준호 1,171 (-128, 2위) - 장성호 1,076 (-223, 4위, 현역 1위)
최다 타점 : 양준혁 1,389 (1위) - 장종훈 1,145 (-244, 2위) - 김동주 1,088 (-301, 3위, 현역 1위)
최다 4사구 : 양준혁 1,380 (1위) - 박경완 1,139 (-241, 2위, 현역 1위)
퀄리티 스타트만으로는 재기 힘든 류현진의 기록 무게
아마도 팀의 사정상 그랬겠지만, 불펜이 강한 팀에 있더라도 류현진은 2010년에 조기 강판되지 않고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모두 최소 6회까지 던졌을 것이다. 2009년 마지막 6경기를 포함하여 2010년 8월 17일까지 29경기 연속 QS 기록은 KBO 뿐 아니라 MLB의 26경기 기록도 뛰어넘는다.
다승과 승률로는 한계가 있는 선발 투수의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서 도입한 QS는 선동렬 감독도 말했듯이 '그래봐야 평균 자책 4.5의 그저 그런 수준'인 것이다. 기준이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의 투구'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준을 좀 더 높여서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의 투구'인 QS+ 를 측정한다면 평균 자책 2.57의 수준급 투수 지표는 될 것이다. 2010년의 류현진은 18번의 QS+를 달성하였고, 경기당 투구 회수는 7.7이닝에 평균 자책도 1.82로 수준급 선발 투수임을 입증하였다.
LA 다져스 LA Dodgers 로 이적한 2013년 류현진의 MLB 성적을 기대한다.
원점으로 돌아온 이승엽의 개인 통산 기록
거의 모든 통산 누적 기록을 가지고 있는 양준혁이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는 '승엽이가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걔가 1위 했겠죠.'라는 말을 했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닌다. 8년간의 KBO 공백기를 가지고 있는 이승엽이 누적 기록에 있어서 손해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과연 얼마나 손해를 봤는지 보자.
NPB의 기록을 단순 합산한 것으로 공정한 비교는 아니고 그냥 심심풀이다. 양준혁은 대학+군대로 5년 늦게 데뷔했고, 1년 반 전에 은퇴했으며, 이승엽은 8년간 더 수준 높은 투수를 상대한 기록을 단순 합산하였으니...
장타 관련된 기록은 이미 많이 넘어섰네.
경기 출장수 : 양준혁 2,135 (+69) vs 이승엽 2,066 (KBO 1,269 + NPB 797)
최다 안타 : 양준혁 2,318 (+196) vs 이승엽 2,122 (KBO 1,436 + NPB 686)
최다 홈런 : 양준혁 351 (-159) vs 이승엽 504 (KBO 345 + NPB 159)
최다 루타 : 양준혁 3,879 (-269) vs 이승엽 4,148 (KBO 2,831 + NPB 1,317)
최다 득점 : 양준혁 1,299 (-62) vs 이승엽 1,361 (KBO 967 + NPB 394)
최다 타점 : 양준혁 1,389 (-83) vs 이승엽 1,472 (KBO 1,033 + NPB 439)
같은 여정 다른 기록, 장효조 vs 최동원
지금이야 트레이드가 조금은 활성화 되었고, 며칠 전에는 23년만에 삼성과 LG 사이의 3대3 트레이드도 성사되었다.
하지만 지역 연고의 뿌리가 깊고, 또 한국 야구 30년사의 레전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할 자격이 충분한 최동원과 장효조는 선수협 설립과 엮여서 서로 상대 팀으로 트레이드 된다. 이후 반짝 활약을 제외하고는 트레이드 전에 비해서 변변치 못한 성적을 내고 은퇴하게 되지만, 그들이 기록한 성적은 지금까지도 찬란하게 남아 있다.
2011년 프로야구 30년 레전드 올스타전에서 모습을 보였던 장효조와 같은 해 레전드 리매치, 경남고와 군산상고의 경기에서 모습을 보였던 최동원은 9월 7일과 14일 일주일 새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
진정한 퍼펙트게임, 최동원 vs 선동열
지난 2012년 7월 5일 MLB로 프로 데뷔한 한화 박찬호와 넥센 김병현의 목동 맞대결 입장권을 예매했지만, 비로 취소된 아쉬움이 아직 남아있다. 게다가 시즌 후에 박찬호가 은퇴하여 아쉬움이 몇 배.
2010년 5월 23일 대전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SK 김광현과 한화 류현진의 맞대결 입장권을 예매한 사람의 아쉬움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역시 류현진도 MLB로 갔고.
요즘 왜 이리도 에이스 간의 맞대결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에이스들의 맞대결은 최고의 흥행 카드였다.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 구장에서 펼쳐진 해태 선동열과 롯데 최동원의 맞대결은 이전, 이후를 통털어 최고의 에이스들 간의 맞대결이었고, 경기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전까지 1승 1패로 각각 완봉승, 완투패를 한번씩 나누어 가졌던 이 둘은 그 경기에서 4시간 54분 15회까지 각각 232구, 209구 완투로 2:2 승부를 내지 못하고 결국 1승 1무 1패로 마무리 된 두 선수의 대결은 전설로 내려져 온다.
하지만 95년 이상훈과 김상진의 세번의 맞대결이 나에게는 더 강하게 남아있다. 가장 야구 열기가 뜨거웠던 한 해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도 대학에 입학한 후라 시간의 여유도 많아서 야구도 많이 보러갔고, LG와 두산의 서울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지 얼마 안되어, 그 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각 팀의 에이스를 그것도 한 해에 세번씩이나 맞대결을 벌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 중의 백미는 2번째 맞대결인 1995년 7월 4일의 경기. 두 선수 모두 9이닝 완투하여 2:1로 이상훈이 승리한다.
결과는 3번 모두 이상훈의 승리로 이상훈은 시즌 20승, 김상진은 17승을 기록하는 것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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