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rence of Arabia (아라비아의 로렌스) - 파란 눈의 아랍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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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rence of Arabia (아라비아의 로렌스) 파란 눈의 아랍 영웅 |
년도 : 1962 국가 : 미국 상영 : 216분 제작 : Columbia Pictures 배급 : Columbia Pictures 연출 : 데이비드 린 David Lean 출연 : 피터 오툴 Peter O'toole (로렌스 T.E. Lawrence 역) 오마 샤리프 Omar Sharif (알리 Sherif Ali 역) 안소니 퀸 Anthony Quinn (아부 Auda Abu Tayi 역) 알렉 기네스 Alec Guinness (페이잘 Feisal 왕자 역) 1998.11.19. 대한극장 |
지금은 보통의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별 다를 바 없고, 또 CGV나 롯데 시네마 등 체인들에게 밀리고 있지만, 국내 영화 '충무로 시대'의 선두 주자였던 대한 극장을 추억해 본다.
그 이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내가 극장에 영화를 처음 보러갔던 80년대 중반부터만 보더라도... 언제 봤는지 기억도 아스라한 'Ben-Hur (벤허)' 부터 시작해서 'The Goonies (구니스)', 'Robocop (로보캅)', 'The Last Empire (마지막 황제)', '남부군', 'Dances with Wolves (늑대와 춤을)', 'Hook (후크)', 'Le Grand Bleu (그랑 블루)', 'Schindler's List (쉰들러 리스트)' 등... 신문 지면 광고에 나온 대한 극장의 광고는 오스카 트로피 몇개와 극장 매표소부터 호남 정유 주유소까지 주욱 늘어선 인파 행렬의 모습이었다.
이 영화는 그 화려한 대한극장 시절을 마감하는 영화였다. 거의 대부분의 전통 극장들이 문을 닫거나, 멀티플렉스로 리모델링을 이미 시작하였던 90년대 말... 홀로 고고하게 대형 상영관의 위용을 지키고 있던 (좌석이 무려 3000석) 대한극장 역시 시류를 거스를 수 없었다고나 할까? 덕분에 국내에 단 한군데 남아 있던 70mm 필름 상영관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 과거의 찬란했던 70mm 영화는 온전하게 상영할 수 있는 길을 영영 잊게 된다. (오죽하면 '2001 A Space Odyssey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특수 효과 담당자인 더글러스 트럼블 Douglas Trumbull 께서 70mm 상영관이 아닌 곳에서는 온전하게 영화를 볼 수 없다고 했을까...)
70mm 필름 상영관이 없어진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겠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온전하게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할 수 밖에...
수에즈 운하를 차지하기 위해 영국군과 터키군이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 영국은 아랍부족을 이용하기로 하고 페이잘 왕자를 지원하기 위해 로렌스 중위를 파견한다. 로렌스 중위는 페이잘 왕자를 설득하여 그의 충신인 알리 족장과 함께 연합하여 터키군의 주둔지인 아카바 al-⁽Aqabah 를 점령하기 위해 떠난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네푸드 an-Nafūd 사막을 종단하면서 도중에 만난 아우다의 협력을 받아 아카바를 점령한다. 이후 영국군의 지원을 받아 아랍 혁명을 주도하며 로렌스는 아랍 민족의 영웅이 되지만, 터키군의 요새 데라 Dera 에서 터키군에게 고문을 받은 이후로 그는 증오심과 광기를 보이게 된다. 계속되는 터키군에 대한 테러 후에 시리아 السورية 의 수도 다마스커스 دمشق 를 점령하고 아랍 민족의 독립을 요구하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영국과 프랑스의 밀약에 의해 아랍 부족들은 분열되었고, 로렌스는 영국와 아랍 양쪽에게 외면당한 채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순위를 뽑아 보면 그래도 항상 50위권 안에는 포함되는 영화이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서양의 시각으로 동양을 바라본 왜곡의 한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영화 전반에 걸쳐 아랍 혁명을 주도하는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하는데, 결국 위대한건 백인이고, 아랍인들은 들러리일 뿐이라는... 어차피 로렌스의 자서전 '지혜의 일곱 기둥'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하기에는 감독의 현안이 아쉽다.
전형적인 전기 영화처럼 처음엔 주인공의 영웅담이 커다란 화면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드라마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후반부에 주인공의 광기와 그로 인한 몰락 과정을 그렸다.
영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역시 70mm 씨네마스코프의 광활함과 대한극장의 거대 스크린은 스펙터클이라는 단어 외에는 할말이 없다. 아카바 العقبة 점령 전투 씬은 그 스펙터클의 정점에 선다. 기나긴 영화 시간이지만, 지루함을 참고서 꼭 봐야하는 시퀀스...
혼자만 흰 옷을 입다니
그리고 역사상 최고의 등장씬이라 추앙받는... 네푸드 사막에서의 아우다 등장은 이 영화에 대한 칭송의 배경이 백인 우월주의만은 아님을 증명해준다.
저건.. 신기루인가?
이 글은 대한극장 remodeling 직전 국내에서 마지막이었던 70mm 필름 상영을 보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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