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Y's 첫번째 뉴질랜드 여행 - 76. 마테손 호수
'10.10.30 (뉴질랜드 시각)
사지가 발발 떨린다거나, 심장이 쿵쾅거리거나 하는 과장된 징후는 없어도, 생전 처음으로 헬리콥터를 타고 비행을 한 흥분을 조금이나마 가라 앉히기 위해서 헬리콥터 여행사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근처 상점에서 오렌지 맛 얼음 보숭이 두개를 사서 쪽쪽 빨아 먹었더니 기분이 좀 차분해지긴 한다.
마음을 조금 가라앉힌 다음에는 몇 개 안되는 주변의 볼 거리 중에서 마테손 호수 Lake Matheson 에 가 보기로 했다.
동네가 조그마한지라 어제 묵었던 폭스 글래치어 홀리데이 파크 Fox Glacier Holiday Park 방향으로 다시 들어가서 홀리데이 파크를 지나서 차로 5분 정도 가면 마테손 호수의 입구까지 갈 수 있다.
작은 호수이고 호수 전체를 일주하는 산책로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걸음으로 봤을 때 다 돌아보려면 2시간 정도가 걸릴 것 같아서 일주는 하지 않고 전망대 정도까지만 갔다 오기로 했다. 전망대는 보통 도는 방향과는 반대로 오른쪽으로 돌아서 40분 정도 걸어가는데, 나무가 적당하게 있기는 하지만 햇살이 뜨겁긴하다.
호수 진입로에서 15분 정도 걸어갔을까, 곧 호수가에 도달했다. 호수를 옆에 끼고 전망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작스레 은서가 당황스런 얘기를 했다. "응아 마려워." 헛, 아무리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해도 그래도 남의 나라의 훌륭한 자연 경관을 해치게 할 수는 없고, 입구에 카페같은 건물이 하나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 돌아갔다가 다시 오려면 한참 걸릴텐데.
그래도 생리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인지라 서영이와 둘이 천천히 전망대를 향해서 걸어가고, 은서는 급하게 화장실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마테손 호수가 얼마나 유명한 호수인지는 잘 감이 없지만 (여행 안내서에도 조그맣게 나오는 걸 봐서는 그리 유명한 호수는 아닌 듯.) 나에게 있어서는 꽤나 익숙한 호수이다. 어릴 적 화곡동에 사시던 할머니 집에 걸려있던 조그마한 그림이 호수에서 바라본 아오라키 마운트 쿡 Aoraki Mt. Cook 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막상 마테손 호수를 가면서 이 전경을 기대하면서 가긴 하였으나, 해의 방향이 맞지 않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살랑 불어오는 바람 때문인지 호수에 아오라키 마운트 쿡의 모습이 선명하게 비추지는 않았다.
비록 호수가에 비친 모습을 보지는 못하였으나, 그것 말고도 매터슨 호수의 매력은 괜찮다. 바로 조금 전에 헬기를 타고 정상의 빙하에 다녀왔기 때문에 감흥이 덜한 것 뿐이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웅장한 아오라키 마운트 쿡의 모습도 충분히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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