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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뭐 있어?

'11 가을, 길상사

  • 2011.10.03 21:53
  • Travels/City named '서울'
'11.9.13

법정스님이 입적하신 곳으로 유명한 길상사 吉祥寺 를 찾았다. 시내에 있는 절이긴 하지만, 절을 찾기에는 역시 가을이 제격인데.. 추석 연휴였지만 아직 여름의 더위가 가시지 않았다.

길상사 (www.gilsangsa.or.kr)
시내에 있는 다른 절들의 유서가 깊은 것에 비해서 길상사는 그리 오래된 절이 아니다. 1987년 공덕주인 길상화 김영한 님이 법정 스님께 음식점이었던 대원각을 (아마도 요정이었겠지?) 불도량으로 만들어 주길 칭하면서, 그 음식점 터를 모두 기부한 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길상사의 정식 명칭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 길상사 이다.

일주문으로 들어가는 길상사는 정면의 극락전을 중심으로 하여 여러 건물로 이루어져 있고, 특히나 극락전의 왼쪽에는 길상화 공덕비와 도량의 공간인 침묵의 집들이 위치한다.

본전인 극락전

극락전 오른편에는 사물 四物 을 구성하는 법고 法鼓 와 운판 雲板, 목어 木漁 가 메달려 있고, 그 옆으로 범종각에 범종 梵鐘 이 있다. 사물의 나머지 하나인  은 어디 있는지 모르니까 패스...


대규모의 법회를 열 때 사용하는 설법전도 둘러본다. 아마도 법정 스님이 정기 법회를 여실 때에 극락전과 더불어 이 설법전을 이용하셨을지도...


극락전과 설법전 앞 마당에는 커다란 나무들이 많고, 이 중에는 보호수로 등재된 것도 있다. 아마도 대원각 시절부터 요정의 운치를 더해주는 역할을 했으리라...

길상사의 한켠에는 시주 길상화를 치하하는 공적비가 소박하게 놓여 있다. 노년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염주와 법명 '길상화'만을 받고 당시 시가 1000억원 정도의 절터와 전각을 모두 보시한 그녀의 뜻을 기리기 위한 자리라고 한다.

같은 책을 책장이 닳도록 읽고 법정 스님이 병상에 계실 때에 쾌차하라고 난 화분을 보내신 각하의 호방함과 비교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난을 치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다가 난에 집착하는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껴서 난을 끊었다는 뭐, 그런 얘기다.

그 위쪽으로는 길상헌 吉祥憲, 청향당 淸香堂 등 스님들이 머무는 처소들이 있다.

참선을 위해 길상사를 찾는 이들을 위한 침묵의 집도 돌아본다. 수행하는 곳이니 조용히 지나가 주세요.

설법전의 앞에는 마치 마리아 상을 닮은 관음보살상 하나가 놓여져 있는데, 이 관음상은 길상사 개산 당시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 교수에게 요청하여 봉안한 것이다. 기존부터 이러한 작업을 하고 싶어했다던 최종태 교수는 법정 스님의 부탁을 받고서 하루만에 이 관음상을 완성했다고 한다.
정작 경지에 오른 종교인들은 이렇게 서로를 인정하고 화합하는데, 깝도 안되는 것들이 사탄이네, 악마네 그러고 있다.

스님께서 친히 오셔서 길상사를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자그마한 염주를 하나씩 나눠주신다.


"마음은 물뿌려 꽃피우는 싹이다."

다른 공간으로 온 느낌이다.

서울 시내에 이렇게 고요하게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니...

묵언으로 묵언 수행처를 지키는...

마침 극락전에서 기재가 있었다.

염주는 27개


길상사 구경을 마치고 성북 초교를 지나 덕수교회 쪽으로 가는 길에 식당을 찾아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원래 계획으로는 수연 산방에 들러서 차를 마시거나 할 요량이었는데, 추석 연휴라서 문을 닫은지라 가는 길에 있던 Serious Deli 에서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기로 했다.


Why so Serious?

I'm serious...


가격은 중저가로 둘이 먹기 약간 부족한 듯한 피자가 15,000원 내외. 스파게티도 12,000원 근방이다. 다른 메뉴들도 있지만 일단 그거 두가지만 먹었다. 피자는 바삭하고 치즈도 맛있어서 합격. 파스타는 어느 가게에서나 쉽게 맛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수준.


커피 볶는 냄새가 향기로웠던 카페 일상

아이스 프라페가 유명하다는 Slow Garden 성북점

마침 문을 닫은 수연 산방

Serious Deli 외관

간판은 특이하게 가게 안쪽에...


그냥 오기 헛헛하여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 휴게소에 들렀는데, 많이 변해 있었다. 그래도 팔각정은 그대로네.


저작자표시 비영리 동일조건 (새창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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