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민의 선택, 나의 선택
모두가 지금의 터져나오는 실망과 분노를 유지하여 20대~40대가 주역이 될 5년, 10년후의 대선에서도 그런 열정으로 임하여 더 나은 우리의 정치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30여년 전, 민주화를 이룩한 선배들은 지금은 변화를 두려워하는 투표 결과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이 목숨바쳐 투쟁했던 독재의 상징을 다시 불러 들였음을 잊지말자.
지난 2012년 대선을 치룬 이후에 지인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올린 글이고, 2012년 대선에 대한 글을 이 문장으로 마무리 했더랬다.
1987년 6월 29일,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에 2번째로 시시한 투표가 아니었나 싶다.
국난에 가까울만큼 나라가 비상 시국에 빠져 무정부 상황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2017년 5월, 평소보다 7개월 일찍 급하게 치뤄진 선거인데다가, 역대 최다의 후보가 등록하여 치른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1년 넘게 대세론을 이어오고 있는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굳건하다. 보통 이런 상황이었다면 지지 선언을 하면서 사퇴하거나, 단일화를 추진하거나 했을터인데, 지레 포기한 것인지 주요 후보들은 모두 끝까지 완주하면서 다자구도가 끝까지 유지되었다.
비록 지지하는 정당/후보는 따로 있더라도, 어쨌거나 가장 원치않는 정당/후보가 당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품은 채로 마음 편하게 기표할 수 있었던 그런 선거였다. 가장 시시했던 투표는 그 반대의 마음을 가지고 투표했지만, 이번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였다.
총 유권자수 42,479,710 명 중에서 32,807,908 명의 투표로 77.2%의 투표율은 지난 18대의 75.8%, 17대의 63%, 16대의 70.8% 보다는 많이 올랐지만, 기대했던 80% 이상의 투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투표권을 포기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의견도 있는데, 지난 번에 비해서 오르긴 올랐으니 이유가 맞지 않을 것 같다.
Fuck you, past 9 years.
정권 교체가 지상 목표라는 이유로 지지하는 후보 대신 대세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도 그 사람의 마음이고, 또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변절이라고 욕 할 것도 없고, 사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선택하든, 그것이 바로 나의 뜻이고, 그런 뜻이 모여 전체 국민의 뜻이 된다. 50%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정권 교체의 열망이 크지 않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굳이 투표장까지 나와서 무효표를 찍은 135,733 의 유권자 중에서는, 무효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자도 있을 것이다.
문재인 | 홍준표 | 안철수 | 유승민 | 심상정 | 조원진 | 오영국 |
13,423,800 | 7,852,849 | 6,998,342 | 2,208,771 | 2,017,458 | 42,949 | 6,040 |
41.08 | 24.03 | 21.41 | 6.76 | 6.17 | 0.13 | 0.01 |
장성민 | 이재오 | 김선동 | 이경희 | 윤홍식 | 김민찬 | 무효 |
21,709 | 9,140 | 27,229 | 11,355 | 18,543 | 33,990 | 135,733 |
0.06 | 0.02 | 0.08 | 0.03 | 0.05 | 0.10 |
18대 당선자의 50%가 넘는 지지율에는 못 미쳤지만, 그리고 당시 얻었던 14,692,632 표에도 125만 표 정도 못 받았지만, 대구/경북/경남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든 광역 지역에서 수위를 차지하였고, 전북을 제외하면 60% 이상의 지지를 받은 곳도 없으며, 대구/경북을 제외하면 30% 미만의 지지율을 받은 곳도 없다.
괜히 노란색 옷을 입고 나온게 아니라고.
10 년을 당했고, 10년을 참았다. 커다란 상처를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국민들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겠다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 즉시 임기가 시작됐다.
5년전 선거 프레이즈였던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만큼 이 정부가 내세우는 가치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삼을 것이기에 이를 기대한다.
비록 당선에 표를 보태주었던 후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만한 당선자이니, 앞으로의 5년을 기대하면서 견지할 두 가지 관점을 인용하련다.
제가 진보 어용 지식인이 되려고요. 진보 어용 지식인이요.
무릇 지식인이거나 언론인이면 권력과는 거리를 두어야 하고, 권력에 대해서 비판적이어야 되고, 그것은 옳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대통령만 바뀌는 거에요, 다 그대로 있고. 대통령은 권략자 맞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대통령보다 더 오래 살아남고, 바꿀 수도 없고, 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기득권 권력들이 사방에 포진하고, 연합해서 또 괴롭힐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마도 야권 정당들이 연정을 하지 않겠어요, 그죠, 서로 손잡고? 그래서 제가 정의당의 평당원이지만, 범 진보의 그런 정부에 대해서 어용 지식인이 되려고요.
'김어준의 Papa is #144 올타임 올스타' 유시민
지금 이순간 부터 저기, 아, 시장님이시죠, 이제? 박원순 시장님하고 저하고는 적입니다. 왜냐하면 권력을 잡는 순간 이제 코미디의 대상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어떤 일을 하든 저의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고, 저의 코미디의 대상이 될 것이고, 그리고 시장이라는 자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가끔씩 잊어버린다면 반듯이 일깨워 드릴 겁니다.
(중략) 힘을 잡은 사람들이 그 힘이 시민들에게서부터 나왔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을 계속해서 알려 주는 것, 그래서 그것을 여러분들이 증명했다는 것.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고, 그리고 저도 자랑스럽습니다.
'2011.10.26 서울 시장 보궐 선거 당선자 서울 광장 연설' 김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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