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on Bourne (제이슨 본) - 어디서 본 것 같은데.
년도 : 2016년 국가 : 미국 상영 : 123분 제작 : Universal Pictures 배급 : Universal Pictures 원작 : 로버트 러들럼 Robert Ludlum 연출 : 폴 그린그래스 Paul Greengrass 출연 : 맷 데이먼 Matt Damon (제이슨 본 Jason Bourne 역) 알리시아 비칸더 Alicia Vikander (헤더 리 Heather Lee 역) 뱅상 카젤 Vincent Cassel (저격수 Asset 역) 토미 리 존스 Tommy Lee Jones (로버트 듀이 Robert Dewey 역) 흥행 : $60M (미국 16.7.31 기준), 1,926,469명 (한국, 16.8.2 기준) | |
2016.7.30, 22:30~00:25, CGV 판교 IMAX관 ★★★★★★☆☆☆ |
다시 돌아온 제이슨 본
원작자인 로버트 러들럼의 제이슨 본 3부작은 (1:1로 잘 매치하지는 않지만) 'Bourne Ultimatum (본 얼티메이텀)'으로 마무리되었다. 당연하게도 그 이후에도 속편이 나왔으나,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 Eric van Lustbader 의 소설 '본 레가시'와 제목만 같을 뿐, 주인공도 다른 영화가 나왔다.
같은 세계의 이야기지만, 트레드스톤 Treadstone 도 블렉베어 Blackbair 블랙브라이어 Blackbriar 프로젝트도 아니고, 심지어 CIA 도 아닌 국방부의 아웃컴 Outcome 프로젝트 요원 이야기이다. 제목이 무색하게 제이슨 본의 유산을 물려받지도 못한지라 평가도 좋지 않고, 흥행에서도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이렇게 묻어둘 수는 없는 노릇. 감독과 주연 배우 모두 예전의 시리즈 주역들이 복귀하고, 원작은 없지만 (어차피 'Bourne Supremacy (본 슈프리머시)' 부터 원작이랑 멀어졌다던데.) 속편으로 돌아왔다.
내가 제이슨 본이다.
토니 길로이 Tony Gilroy 는 안 돌아왔나?로버트 러들럼의 원작이 없다면 토니 길로이가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는 무너졌다. 크레딧에 나온 각본은 감독인 폴 그린그래스와 크리스토퍼 로즈 Christopher Rouse 다. 원작자로 로버트 러들럼이 나오긴 하지만, 이미 돌아가신 분이라 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영화는 우선 이전의 망작 'Bourne Legacy (본 레가시)'를 스핀오프로 격하시킨다. 나름대로 세계관을 공유하려고 노력하고, 오프닝 신도 시리즈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했다지만, 감독도 다르고 주연 배우도 다른 것까지 포용할 여유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아마도 의도적으로 이전의 3부작과 유사함을 갖게 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데, 이 때문에 설정이나 장면 장면들이 꼭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을 불러 일으킨다.
찍지마 *팔. 아오, 열 뻗쳐서
자신이 제이슨 본이 아닌 데이빗 웹 David Webb 이라는 사실도, 제이슨 본이 되어버린 트레드스톤 프로젝트도 모두 알게 되었는데, 뭘 더 알겠다고 또 다시 CIA 에 맞서게 될지는 조금만 생각하면 뻔하고, 또 당연하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파고 들어가다 보면 당연히 아버지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 CIA 를 파고 들던 제이슨 본은 이제 아버지가 왜 트레드스톤 보고서에 언급되었는지를 알기 위해서 다시 CIA 에 파고들게 되고, 이렇게 이야기는 기존 시리즈의 전작을 이어간다.전작의 변주 아닌가?
맷 데이먼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전 시리즈에 등장했던 줄리아 스틸스 Julia Stiles (니키 Kicky 역) 는 이번 시리즈에도 역시 등장한다. 3편의 시리즈를 거치면서 본에게 감명을 받았던 것인지, CIA 를 그만 두고서는 CIA 의 비밀 작전 Black Operations 을 까발리는 것에 목숨을 건다. 그리스 외딴 섬의 카페에서 여유롭게 숨어지내던 본이, 이제는 시리아인지 어딘가의 국경 지대에 숨어서 싸움질로 푼돈이나 벌고 있는 모습이 안스러웠는지 다시 이 세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아버지 떡밥까지 제공한다.
나 다음편부터 안 나와요. 그러니까 질 해.
하지만 아쉽게도 니키는 더 이상 이 시리즈에서 볼 수 없게 되었는데, 그 대신이라고 할지 아니면 팸 Pam Landy (조안 앨런 Joan Allen ) 의 대신이라고 할지의 역할로 헤더 리 팀장이 새롭게 등장한다.전작의 설정에서 바뀐 것이라고는 이 정도로서, 대적할 적수에게 좀 더 확실한 캐릭터를 부여했을 뿐, 나머지는 전작의 반복이라고 할만큼 유사하다. (더 이상 찾을 것도 없어 보이지만) 기억을 찾기 위해서 자신을 노출하고, 혼잡한 도심에서 그럴듯한 추격전을 벌이고, 카체이싱을 한바탕 벌인 후에, CIA 수장을 만나서 설득당할 뻔하다가 다시 탈출한다. 칼루아 Kalloor (리즈 아메드 Riz Ahmed ) 가 엮인 아이언 핸드 Iron Hand 프로젝트는 그냥 양념일 뿐이다.
좀 허전한데
여러 가지로 조금은 미흡하다 싶은 아쉬움이 있다. 007과 같이 장수 시리즈로 나가려나 싶은 기대가 있지만, 계속해서 자기 정체만 찾으려고 하기에는 더 이상 찾을 것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예전 자료를 찾아보기 위해서 imdb 를 뒤지다 보니 벌써 15년 전에 시작한 시리즈이고, 그만큼 앳되었던 맷 데이먼은 외모만 변한 것이 아니라 액션도 나이가 먹었다. 3편 오프닝의 워털루 역 Waterloo Station 추격신만큼의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감독의 문제인지, 주연 배우의 노쇄인지 모를 수 있겠지만, 라스 베가스 스트립 Las Vegas Strip 의 카 체이싱을 보면 아무래도 감독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다음 편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의 완성도지만, 헐리우드가 어떤 곳인데, 또 나오겠지, 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심지어 'Bourne Legacy (본 레가시)' 의 속편도 나온다니까 말이다.
Trivia
-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카 체이싱 장면은 170 대의 차량을 부수면서 5주간 촬영하였다. 하지만, 결과물은 망...
- 처음에는 제목이 'Bourne Betrayal' 이었다고.
- 제이슨 본은 전직 육군 대위
대령Captain 이다. 소속은 속칭 델타 포스 Delta Force 인 1st Special Forced Delta. 원작 소설에서는 좀 다르다고 함. - 니키가 까발린 CIA 비밀 작전은 총 10개인데, 이 중에서 4개가 나왔으니 나머지 6개로 새 시리즈를... 만들거나 하지는 않겠지?
- 맷 데이먼과 뱅상 카젤은 세번째로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데, 항상 라스베가스에서 만나는군. (이전 두 영화는 "Ocean's Twelve (오션스 트웰브)' 와 'Ocean's Thirteen (오션스 서틴)')
- 라스베가스 스트립의 카체이싱 장면에 리비에라 호텔 Riviera Hotel and Casino 이 나오는데, 영화 개봉 시기에는 문 닫았다.
- 영화 내내 맷 데이먼은 288 단어 (45 문장) 밖에 하지 않는다고. 몸으로만 연기하는군.
- 니키가 CIA 해킹하러 들어갔을 때, 누군가 "User SQL to corrupt their databases" 라고 한다. 아무렴, DB 망가뜨리려면 SQL 로 해야지. 해커의 IP 도 다 192.x.x.x 네. 바로 옆에 있나봐.
- 3편의 서류에서는 본이 1970년 생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1978년 생으로 나온다. 젊어졌네. 니키도 1979년에서 1983년으로. 엉? 나이 차이도 줄었네.
- CIA 가 몇 년간 찾지 못한 본을 니키는 금방 찾네. 이런 인재를 놓치다니, CIA도 참...
- 3편에 이어서 이놈의 에어백은 도통 터지지 않는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Robocop (로보캅) - 내 로보캅을 돌려줘
Robocop (로보캅) - 내 로보캅을 돌려줘
2016.10.14 -
마더 - 현실이어서 더 오싹한
마더 - 현실이어서 더 오싹한
2016.08.08 -
Videodrome (비디오드롬) - 행동을 지배하는 미디어, 27년 전의 예언
Videodrome (비디오드롬) - 행동을 지배하는 미디어, 27년 전의 예언
2016.07.29 -
ハッピーフライト (해피 플라이트) - 유쾌한 항공기 고장 사고
ハッピーフライト (해피 플라이트) - 유쾌한 항공기 고장 사고
201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