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ourne Legacy (본 레가시) - 본 없는 본 시리즈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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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urne Legacy (본 레가시) 본 없는 본 시리즈의 가벼움 |
년도 : 2012
국가 : 미국 상영 : 135분 제작 : Universal Pictures 배급 : Universal Pictures 연출 : 토니 길로이 Tony Gilroy 출연 : 제레미 레너 Jeremy Renner (아론 크로스 Arron Cross 역) 레이첼 와이즈 Rachel Weisz (마르타 쉐링 Marta Shearing 역) 에드워드 노튼 Edward Norton (에릭 바이어 Eric Byer 역) 2012. 9. 8. 19:20 CGV Star 2관 |
트래드스톤 Treadstone 과 블랙베어 Blackbair 작전은 'The Bourne Ultimatum (본 얼티메이텀)' 에서의 제이슨 본 Jason Bourne (맷 데이먼 Matt Damon )의 활약 덕분에 까발려 지고서 공식적으로 실패한 작전으로 돌아갔다.
자, 이제 여기까지가 원작자인 로버트 러들럼 Robert Rudlum 의 제이슨 본 시리즈 3부작이다. 물론 나는 안 읽었지만, 사실 1편 이후의 후속 2편은 원작 소설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나간 내용이었다고 하는데, 그 이후 심지어는 로버트 러들럼이 사망하기까지 했다. 이 영화의 원작처럼 여겨질 소설 본 시리즈의 후속편은 러들럼이 아니라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 Eric van Lustbader 가 이어 받아서 쓴 첫번째 본 시리즈인 '본 레가시' 이지만, 영화는 이 원작 소설과 제목만 같을 뿐, 심지어 제이슨 본이 아닌 또 다른 요원인 (CIA의 트래드스톤 프로젝트는 아니고 국방성의 아웃컴 Outcome 프로젝트 요원이다.) 아론 크로스가 주인공이다.
사실 본 시리즈는 특별한 적과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잃은 전직 요원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내려는 노력과, 그 상황에서 밝혀지는 정부 기관의 비밀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음모가 주된 내용인지라, 영화의 전개는 모두 기억을 잃은 요원 제이슨 본이 이끌어간다. 그만큼 이 영화 전체 시리즈에서는 제이슨 본 역할을 맡은 맷 데이먼의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봐도 될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본의 '유산' 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음에도 이 영화에서 본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미미하다. (뒤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앞서의 본 시리즈 3편과 단절되는 것도 아니다.) 대신 본 덕분에(?) 제거 대상이 된 아웃컴 프로젝트의 요원 아론 크로스가 그 역할을 떠 안아야 하고, 아론 크로스 역할로는 요즘 헐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제레미 레너가 점지되었다.
제레미 레너
안타까운 것은 제레미 레너가 요즘 꽤나 잘 나가기는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기존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넘어설만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그럴만한 아우라를 갖지 못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조심스런 전망...) 심지어는 기존 영화의 이미지를 여기저기서 차용하는 느낌까지 드는데, 중간에 갈아입은 가죽 자켓은 'Avengers (어벤져스)'나 '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의 의상과 너무 닮았고, 회상으로 보여지는 이라크 전쟁신에서는 아무래도 처음 주연을 맡았던 'The Hurt Locker (허트 로커)' 와, 맷 데이먼이 출연한 'The Green Zone (그린 존)' 의 분위기를 풍긴다.
주의: 아론 크로스가 아니라 호크아이.
영화의 설정과 스토리 역시 그 매력을 많이 잃어버렸다. 전 3편의 각본을 맡은 토니 길로이가 여전히 각본을 맡아서 설정과 세계관의 기조를 유지했지만, 정체성을 찾으면서 서서히 드러나는 정부 조직의 음모에 맞서고, 또 끝내는 이 비밀 프로젝트를 세상에 공개하는 것까지 나아가는 전 시리즈에 비해서 정보 조직의 제거에 대항이라기 보다는 결국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정도로 끝나버리는 이 영화는 아무래도 속편을 내기가 어려운 스토리 아닌가 싶다. (그래도 헐리웃이 어떤 곳인데... 흥행에 성공만 한다면 어떻게든 속편은 나오겠지.)
게다가 '길을 잃어버리면 어때?'라고 끝나버리는 마지막은 정말이지 본 시리즈에 걸맞지 않는 허무한 결말이 아닐 수 없어 실망스럽다.
흠. 아웃컴 다 제거하고 속편은 다시 시작해야겠는걸...
본의 유산?
영화의 설정은 전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The Bourne Ultimatum (본 얼티메이텀)'과 같은 시간에서 시작한다. 전작을 봤으면 다들 기억할 만한 이스트 리버 East River 에 추락한 제이슨 본이 다시 헤엄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이 장면은 아론 크로스가 알래스카 Alaska 에서 훈련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면서 전작과의 연결을 표현해낸다.
이것이 본의 '유산'을 받아내는 방식으로는 더 없이 훌륭한 시작이라고 칭찬할만 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영화의 발목을 잡아버리고 만다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충분한 설정을 보여주지 않은 채 트래드스톤이니 블랙베어니 하는 떡밥스런 단어들만 난무하여 어지럽게 하고, 전작을 숙지한 관객에게는 아론 크로스의 캐릭터 설정 보다 제이슨 본의 활약상을 떠 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초반에 김을 빼 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리고 3편을 모두 보긴 봤지만 잘 기억 못하는 나 같은 관객에게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나마 중반 이후 쉐링 박사와 조우하면서 액션의 강도를 높여가면서 클라이막스로 향해가지만,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되어야 할 LARX 3의 요원과의 카 체이싱은 허무한 결말로 그 김을 빼 버리면서 맥이 탁 풀리는 느낌을 준다. (사실 그렇게 티 나게 'Terminator 2: Judgement Day (터미네이터 2)'를 오마주 했다면 마지막에 LARX 3 요원이 멀쩡하게 다시 쫒아오는 장면을 추가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다시 일어나서 오지 않을까 기다리기도 했고...)
요 때까지는 좋았는데 말이지...
Trivia
1. 쓰다보니 레이첼 와이즈에 대한 내용이 없는데, 'My Blueberry Nights (블루베리 나이츠)' 이후 무려 5년만이라 너무 반가웠다. 여전하네..
2. 폴 그린그래스 Paul Greengrass 감독에게 'The Bourne Redundancy' 라는 제목으로 제안이 갔었다는 소문이..
3. 아론 크로스로 거론된 배우 중에서 주연급만 본다면 제이크 질렌한 Jake Gyllenhaal , 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 , 가렛 헤드랜드 Garrett Hedlund , 마이클 파스벤더 Michael Fassbender , 타일러 킷치 Taylor Kitsch , 조쉬 하트넷 Josh Hartnett 등등인데,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이름은 알렉스 페티퍼 Alex Pettyfer . 이 녀석 첫 주연작이 'I am Number Four'. 제 1순위 아닌가? ㅋㅋ
4. 마지막 마닐라 숙소의 거울에 쓴 'No More'는 크로스가 쉐링 박사에게 지어준 가명 'Monroe' 의 애너그램이다.
Goofs
1. 설정상 시기가 제이슨 본이 트레드스톤 까발리는 2005년 2월인데, 바이어가 트레드스톤과 아웃컴 보스가 만나는 장면을 YouTube 에서 찾았다는 건 말이 안되지. YouTube에 첫 영상이 upload 된 것은 2005년 4월이다.
2. 마닐라로 향하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American Airline 의 기종이 747 인데, 이 모델은 운항하지 않는다.
3. LARX 3 요원이 경찰차를 훔쳐 탈 때에는 토요타 Toyota 의 코롤라 Corolla 였는데, 막상 추격시에서는 캠리 Camry 로 바뀌어 있다. 캠리는 고급 차종이라 필리핀 경찰차로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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